간호사 힘든 노동환경에 대한 글에도 댓글에 썼는데, 못보시는 분들도 새롭게 보셨으면 하는 마음에 새로 글하나씁니다. 임상 8년차 병동.응급실.외래.중환자실 다 거쳐온 간호사입니다. 8년동안 간호사,간호사님 소리 들어본게 손에 꼽을만큼 듣기 힘듭니다..10중 7.5할은 아가씨. 1.5할은 언니 누나 이모 야 어이 저기요 간호원 이라고 부릅니다.
아가씨 라는 말이 본디 나쁜뜻은 아닙니다만 젊은처녀.규수 이런뜻이잖아요? 근데 왜 기분이나쁘냐 이해가 안된다 아가씨를 아가씨라부르지 그럼 아줌마라 불러야겠다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오유에서말구요!)
근데.. 간호복 유니폼 입고 업무 들어서면요. 말로는 아가씨라고 부르셔도 부르시는 분들. 아가씨라 생각 안합니다. 간호사라 생각하지. 아가씨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저요. 집에서는 일상에서는 여리고 작은 아가씨 맞습니다 162 키에 42키로 나갑니다. 누가 이런 저한테 힘든일 어려운일 맡기려 하겠습니까 무거운거 들려하면 도와주려하고 힘든일 아가씨가 어떻게 하겠냐 하겠죠
병원가서 유니폼 입으면요? 완전히 다릅니다. 환자누운침대 엄청 무거워요 바퀴도 잘안굴러가구요 수술가거나 입원가거나 검사가거나 침대 혼자 얼굴빨개지도록 커브돌아가면서 밀고가도 아무도 안도와줘요. 도울 생각 없어요. 간호사일이라고 생각하니까요. 환자분이 몸 못가눠서 바닥에 주저앉으면요 콜부르거나 지나가는 간호사 부르잖아요? 휠체어 찾아들고 뛰어가서 환자 상태보고 들어 앉히느라 낑낑대고 헉헉대도 누가도와주나요? 안도와줘요 간호사님이 다 알아서 한다 생각하죠. 약상자 수액상자 들고 낑낑대고 있어도 누가 아랑곳하나요? 빨리 이거해달라 저거해달라 합니다. 연약한 아가씨로 보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응급상황에 환자분 숨넘어가면 간호사부르죠 어떤 역할을 기대하면서 그렇게 급하게 부르나요 간호사로서의 역할을 기대하면서 부르죠 그때도 아가씨 여기좀 봐줘요 한단 말이죠. 그때만큼은 안보이는 허공에 간호사 간호사!! 하기도 하지만..
아가씨로 여겨달라고 연약하게 봐주시고 일도와달란소리 아닙니다. 아가씨로 있는게 아니고 기대하는 역할도 그게 아닌만큼 간호사로 근무할때는 간호사라고 불러주세요...
의사선생님. 학교선생님 한테 아줌마 아저씨 하는거 기분좋지 않잖아요. 간혹 그렇게 부르시면 웃어넘길수있어요. 간혹 의사선생님한테도 총각~ 하시는 어르신 환자분들도 계시지만 눈쌀을 찌뿌릴 일 아닌경우도 더러 있죠
다만 간호사는.. 대부분이 그냥 아가씨 라고 부른다는 점이 그게 더 속상하다 할까요..가끔이아니라 대다수의 대중이 아가씨라고 부른다는 게. 인식자체가 전문성을 인정받지 못하기 때문인가 싶습니다.
선생님 선생님 하고 높여불러달라는 뜻은 아닙니다.. 높임 받고자 하는게아니고 최소한 전문직으로 존중받고 싶습니다. 존경이 아닌 존중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