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서 우리 햄지 키웠을땐 몰랐는데 크고 나서 햄지 생각나서 햄찌 하나 어디서 데려오려고 지식인에 검색해보니까 뭔 놈의 쪼꼬만 색히들이 스트레스를 그렇게 받는다더군요. 저는 옛날에 진짜 큰 김치통 하나에 톱밥깔고 쳇바퀴 넣고 해바라기씨 걍 뿌려놓고 핸들링도 하루에 두세번씩 하고 뽀뽀도 엄청 하고 그랬었는데 옛날에 제가 키웠던 햄지는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을까요. 그런데도 그 어렸던 초딩인 제가 느끼기에도 얘는 엄청 순하다 싶을 정도로 정말 순했거든요.티를 안 낸 건가요? 오늘따라 햄지가 더 보고싶네요.
키운지 1년째 됐었나? 정이 들 만큼 들었을 어느 날이었어요. 저희 누나가 중2고 제가 초4였을때 제가 실수로 누나가 학교숙제로 만든 무지개모양 지점토를 발로 밟아서 으깨버렸는데 누나가 그걸 보더니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군요. 고함이 한 5분쯤 지속되자 저희 아버지가 "아 이 씨1발"이라고 하더니 "햄지야 일로와" 하면서 햄지집을 눕히더니 아빠의 부름을 받고 아빠한테 쪼르르 달려가는 햄지를 움켜쥐더니 그대로 3층 창 밖으로 던져버리더군요. 제가 그 장면을 바로 옆에서 생생하게 봤는데 10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가 않네요.그 날 하루종일 제 몸에 핏대가 너무 많이 서버려가지고 몸이 정말 파랬습니다 거짓말 안치고.. 진짜 초딩때였는데도 너무 많이 울었죠.지금은 감정이 무뎌져서 그런가 햄지생각은 지금도 매일 나지만 거의 웃름만 니고 가끔 햄지의 마지막을 생각할때만 조금씩 울컥울컥할 뿐이에요. 그때 진짜 시1발ㅋㅋㅋㅋㅋ떨어져서 지면에 맞닿을때쯤 손발 와다다다다다다 하면서 발버둥치는 모습도 상상하고 아니면 무사히 살아남았더라도 길고양이한테 잡아먹히진 않았을까 생각도 하면서 정말 많이 울었네요.몸집은 작았어도 정말 순하고 내 모든 애정을 갖다 바쳤던 내 가족이었는데 저희 누나도 햄지 생각이 많이 나는지 맨날 인스타같은데서 햄찌들 사진 모아서 저한테 하나씩 보내더군요. 햄찌들 사진 보니까 옛날 햄지생각도 나고 해서 햄찌 하나 키우려했는데 막상 결심을 하려니까 옛날 햄지한테 못해준 것들도 많이 생각나고 또 이번 햄찌도 괜히 키우다가 죽으면 제 마음의 상처만 심해질거같아서 너무 망설여지네요. 진짜 옛날에 여자애들 보면 은지,예지 이런 이른들처럼 '지'자로 끝나는 이름이 많잖아요.저희 햄지가 암컷이어가지고 제가 어린 마음에 햄스터+지 해서 햄지로 지은거에요. 가족들이 처음엔 무슨 햄스터 이름을 햄지로 짓냐면서 뭐라 했었는데 제가 계속 햄지라고 부르니까 가족들도 점점 햄지라고 부르더라구요.그게 10년 전인데 지금 사람들이 햄찌 햄찌 이러니까 우리 햄지가 더 생각나네요.진짜 너무 보고싶다. 사람이 죽으면 자기가 키웠던 반려동물이 마중나온다던데 그거 햄스터도 포함되는거죠?아 진짜 너무 보고싶네요. 다른 사람들한테는 사소한 동물일지 몰라도 저한텐 그때도 지금도 너무 소중한 녀석인데 아 성인되고 햄지생각해도 눈물 안났는데 지금 글쓰면서 처음 눈물 나는거 같아요.저 취한거같네요 이만 줄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