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반클리프 앤 아펠 콜로뉴 누와
단종되었습니다 하지만 사고싶습니다. 이것은 사실 작년쯤 구매했었습니다. 그때 심정은 약간 애매했던겄같습니다. 약간 충동구매를 하는 감이 없지않았거든요.
코가 매울정도로 강렬한 스모키함을 찾아 갈망하고 있었던것같은데 멀끔하게 생긴 남자 직원분이 추천해주신 이 향은 우디하고 스모키하다기보다는 부드럽고 편안한 느낌이었습니다. 어딘지 새콤한거같기도 했구요. 마구 시트러스한건 아니고 설명하지 못하겠지먼 약간 가벼운 느낌도 있었던걸로 기억합니다. 쎄하고 차갑고 약간은 남성적인 향을 살까 하다가 결국 이 향수를 사왔었죠. 두개밖에 남지 않았고 단종이 될 예정이다 라고 얘기를 들어서 그런지 인터넷으로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경로같은건 찾지도 못하고 매장에서 바로 결제했습니다. 마음에 딱 꽂히지도 않았고 이제 구할수없다니 사볼까 하는, 그런 약간 떠밀리는듯한 기분에 산거라 기대를 별로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웬걸 저는 향수가 많아 한병을 비우는데 오래 걸리는데 고작 일년만에 이 향수는 동이 나 버렸습니다. 아주 조금 남았어요. 헤프게 뿌려대었던 점도 한몫하지만 이 향이 화살처럼 제게 꽂히진 못했어도 스펀지에 부드럽게 스며들듯이 점점 마음에 들어왔나 봅니다. 진하고 독특하거나 선명한 향을 좋아했어서 편안하게 부들거리는 이 향수는 맨날 뿌리고있는지도 모르게 맨날 뿌려대었고 고개를 돌릴때, 내 옷자락이 펄럭일때마다 스미듯 부드러운 향이 올라와 기분이 참 좋아졌었습니다.
향수 바틀 유리 바닥 두께 만큼도 안되어보이게 찰랑이게 되었을때 그제서야 불안해진 마음으로 인터넷도 찾아보고 괜히 매장도 방문해보고 했습니다. 매장엔 당연히 없었고 그 대신 출시한 향이라며 추천해 주신 향은 제 입맛에 들어차지 못하였습니다. 인터넷에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좀 있긴 하지만 일단은 고민중입니다. 검증되지 않은 사이트들에서 불확실한 제품을 사도 될지....맨날 곁에 있는지도 몰랐지만 이제서야 깨닫고 편안했던 마음이 구하지 못해 안달나는 감정으로 바뀌어 버린 후, 게다가 한병을 다 비우고 난 후인 지금도 같은 제품을 사도 처음과 같이 기분좋게 비울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