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지고 나서 3개월 후부터 주기적으로 문자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구남친에겐 무관심이 상책이라고 해서 스팸차단했습니다. 전화가 옵니다. 스팸차단합니다. 카톡이 옵니다. 차단합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 문자가 옵니다. 오는대로 다 차단하고 전화는 아예 받지 않기로 했습니다. 페북 메세지로 징징거립니다. 페북 탈퇴해 버렸습니다.
그러고 나니 이젠 제 친구들에게 껄떡대기 시작합니다(저와 구남친은 CC였기 때문에 겹치는 인맥이 좀 있는 편) 친구들에게도 다 씹으라고 말하고 병먹금했습니다.
어디서 제 소식은 주워듣는지 제가 좋은 일이 있을 때, 새로운 남친이 생겼을 때는 귀신같이 알아서 어김없이 새벽 2시에 행복해 보여서 다행이라고 착한 척 가득한 문자를 보냅니다. 연말, 연초, 계절이 바뀔 때 마다 무슨 알람도 아니고 날씨가 춥다덥다 건강조심해라 문자를 합니다. 이 쑈를 한게 3년째입니다. 처음엔 아무 감정도 없었고 다음엔 한심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젠 진짜 화가 나요.
저는 이 아이와 사귈 때 좋은 기억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아요. 166cm에 52kg이었던 저를 늘상 돼지라고 부르며 돼지 살 좀 보라며 매번 제 허리를 꼬집고 자신이 바쁘다는 이유로 데이트 파토나 지각은 일상이었고 틈만나면 주변 여자들 외모품평에 아주 신나하고 자기 친구 여친들은 이게 좋더라 잘났더라, 이런 말을 제 앞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던 그런 애였어요.
헤어지게 된 이유도 그 친구의 바람이었습니다. 더 이상 비참해지기 싫어서 제가 찬거였구요. 너 없인 못산다고 징징대더니 저와 헤어지자마자 3일만에 새 여친을 끼고 다니더라구욬ㅋㅋㅋㅋㅋㅋㅋ개새끼.
3년간 저는 두번의 다른 연애를 했고 모두 다 해피엔딩은 아니었지만 다른 두 사람은 절대 저렇게 행동하지 않았어요.
전 3년간 단 한번도 이 사람에게 한 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의 제 대응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3년째 이어지니 정말 짜증이 납니다. 차라리 시원하게 문자로 욕이라도 해주고 다신 못 연락하게 하는 게 최선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