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한 기아 타이거즈의 역사를 보고 있자면, 어딘가 김대중-노무현 대통령과 인연이 있으면서도 엇갈리게 되는 것 같네요.
먼저 기아 타이거즈의 옛 이름인 해태 타이거즈. 해태의 최전성기인 1980~1990년대 초 김대중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했지만 실패했죠.
해태가 마지막으로 한국 시리즈에서 우승한 1997년, 김대중은 15대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됩니다.
그리고 김대중 대통령이 취임한 그 해, 1998년부터 해태는 결정적으로 몰락하기 시작합니다. '동렬이도 없고 종범이도 없고'가 시작되었죠. 결국 모기업인 해태그룹이 부도가 나고, 해태는 자금난과 성적 부진이라는 이중고를 겪습니다.
결국 2001년 해태 타이거즈는 기아 타이거즈가 되었죠. 그리고 이 해, 노무현이 16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합니다.
이후 기아타이거즈는 2004년까지는 그래도 플레이오프에 진출도 해보면서 제법 성적이 나왔습니다. 그러나 2005년부터 성적이 곤두박질쳤죠. 이는 2008년까지 계속됩니다.
그리고 2009년, 비극이 발생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하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병으로 사망하죠.
그리고 이 해, 기아 타이거즈는 1997년 이후 12년 만에 리그 1위를 달성하고 한국시리즈에서 SK를 맞아 7차전까지 간 끝에 우승을 차지합니다.
하지만 이후 기아 타이거즈는 다시 성적이 곤두박질칩니다. 특히 해태의 영웅이었던 선동렬 감독 시기의 성적은 실로 끔찍했습니다. 결국 새 감독으로 김기태 감독이 2015년 취임합니다.
2016년, 20대 총선으로 민주당이 대승하고 박근혜는 최순실 게이트로 몰락하기 시작합니다.
한편 기아 타이거즈는 5년만에 포스트 시즌에 진출하고, 각종 FA 및 인프라 확충에 성공하면서 성장의 발판을 마련합니다.
2017년, 박근혜는 파면되고 드디어 문재인이 대통령에 취임했습니다.
그리고 기아 타이거즈는 8년만에 다시 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합니다.
물론 이 자체는 어디까지나 우연에 지나지 않습니다. 타이거즈는 타이거즈일 뿐, 김대중-노무현의 팀이 아닙니다. 또한 김대중 정부 시기에 몰락한 타이거즈가 정작 문재인과 동시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것도 어딘가 이상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묘한 우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