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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집회 1주년 포스터를 보고 어처구니 상실 상태에서 적는 글
게시물ID : sisa_99068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CS키드
추천 : 41
조회수 : 1948회
댓글수 : 22개
등록시간 : 2017/10/24 05:5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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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편의상 평어체로 씁니다. 양해 바랍니다)

진보단체나 진보언론이 문재인정부를 공격하는 상황을 보면, 적폐세력이 주장하는 '제왕적 대통령'이라는 억지프레임이 저능한 진보그룹 상당수에 꽤 먹히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대통령이 정말 제왕이었던 경우는 보수적폐가 집권했을 때 뿐이었다. 보수적폐 또는 그들이 지원하는 세력이 집권해야만 적폐 카르텔의 시스템이 최종적으로 완성되어, 비로소 제왕이 된 대통령이 막강한 위력을 구사했었다. 제왕적 대통령은 그를 제왕으로 인정해주고 지원해주는 시스템이 뒷받침될 때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처럼 이질적 존재가 집권하여 시스템에 결합되면, 마치 안정적이던 신체에 침투한 병원체를 공격하듯이 시스템은 이질적 존재를 대중으로부터 고립시키고 무차별 폭격을 가하면서 집권 5년간을 버텼고, 집권기간동안 그나마 진전된 개혁의 결과물은 최대한 원상복귀시키거나 무력화시켜 왔다. 그리고 지금도 그런 상황은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중이다. 따라서 '더 나은 세상'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면 기존의 적폐시스템 자체가 전면적으로 혁신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참여라는 이름의 촛불은 한동안 계속 필수적이다. 드디어 대통령을 바꾼게 아니라, 이제 겨우 대통령 하나 바꿨을 뿐이다.
이명박근혜와 최순실 일파가 온갖 불법과 엽기적 살인과 대학살(세월호..)을 저질러가며 국고로부터 빼돌린 최소 조단위를 훌쩍 넘을 천문학적 재산은 아직 그대로이며, 심지어 이미 저질러진 과거의 의사결정에 의해 여전히 관련 예산이 그들의 금고로 집행되고 있는 현실을 당분간은 눈뜨고 속수무책으로 바라봐야 한다(김어준의 파파이스 2017.10.20). 우병우 근처에만 가면 여전히 구속영장은 기각되고, 삼성 일가의 족벌상속을 위해 국민연금 수천억을 날려먹은 것은 합법이고, 희대의 개망나니 사기꾼 이명박은 아직 법적으로 안전하고, 이명박근혜에게 직간접적으로 부역했거나 혜택을 누린 수많은 인간들은 여전히 자신의 분야에서 이상없이 근무하고 있다. 그나마 이명박 관련 언론보도는 주진우와 김어준이 몇달을 뉴스공장과 파파이스와 팟캐스트에서 지랄지랄거리니 이제서야 조금씩 일부 주류언론에서 비중있게 취급하기 시작한 정도이다. (#다스는 누구겁니까?)
적폐시스템은 여전히 그대로 동작 중이고, 문재인이라는 병원균을 고립시키고 몰아내기 위해 항체를 열심히 풀가동중인 것이다.

다행히 촛불로 각성한 시민들은 이제 문재인정부가 사회발전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 자산인지 잘 안다. 그리고 적폐들의 자기방어논리가 얼마나 개소리인지도 잘 안다. 문재인정부가 야당과 언론의 전방위적인 패악질에도 불구하고 60% 후반 이상이라는 압도적 지지율을 당선 이래 5개월 넘게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MB수사 찬성 비율은 압도적인 대통령 지지율보다도 더 높은 70% 이상의 수치를 보이는 게 그 방증이다. 그만큼 9년간 시민들은 적폐들에 대해 그야말로 질려버린 것이다.

그러나...
시민들은 '진보의 해악'에 대해서만큼은 아직 익숙하지 않다. 전통적으로 진보는 국가권력과는 거리가 먼 상대적 약자가 대부분이고, 그들의 주장 하나하나는 나름의 합리성으로 포장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동자, 농민, 비정규직, 청년, 여성, LGBT, 장애인, 사드 등등 다양한 분야의 이슈는 당연히 모두 중요하고, 당연히 지속적 개선과 조치가 필요하다. 그런데 진보그룹 중 상당수는 제왕적 대통령의 프레임에 빠져 문재인정부를 공격타겟으로 삼고 있다. 이들은 앞뒤 맥락도 없이 그냥 문재인이 현대통령이니까 당장 이거 저거에 책임을 져야 하고, 문재인이 마음만 먹으면 자신들의 주장이 금방 관철될 수 있다고 착각하는 듯 하다. 아니면 그가 지난 9년간의 국가원수와 달리 '만만한 제왕'이어서 맘놓고 지랄거리는 것이거나. 제왕이 만만할 수는 없으므로 결국 문재인은 제왕이 아니지만, 상당수 진보그룹은 문재인을 제왕이라는 관점으로 보는 듯 하다.

지금이 태평성대라면 별 문제될 것이 없다. 일반 국민이 까짓 땡깡 좀 부려도 땡깡 받는 쪽은 권력자이니 관대하고 적절하게 교통정리하고 해결할 것은 해결하면 된다. 그러나 지금은 사실상 정치적 내전상태이다. 문재인정부는 적폐들에게 포위된 공간에서, 9년간 산처럼 쌓인 똥무더기를 처리하기 위해 5년간 고군분투해야 할 운명에 처해져 있다. 그를 저 공간으로 밀어넣은 시민들의 입장에서 그를 노무현처럼 외롭지 않게 하기 위해 문재인을 포위한 적폐의 팔다리 일부라도 자를 수 있는 합법적 수단은 선거뿐이다. 그러나 지선은 아직 8개월, 총선은 2년반이나 남았다. 이 기나긴 기간동안 압도적 지지율로 버텨야 한다. 총선까지 압승해서 입법권력을 교체해야 기껏 적폐박멸의 6부 능선 정도를 넘었다고 할 수 있을 거다. 문재인정부에 대해 최소한 당분간은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그런데 진보그룹의 '제왕적 대통령'에 대한 막무가내식 공격이 적폐들의 공격보다 더 치명적일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아직은 지지율이 워낙 고공행진이라 별로 티가 안나지만, 이게 누적되다 보면 결국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져 가뜩이나 합법적 권한이 제한적인 문재인이 과거 노무현처럼 다시 고립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진보그룹의 땡깡을 적폐들이 세련되게 가공하여 민주정부를 공격하는 무기로 활용하는 메카니즘은 이미 김대중 노무현 때 숱하게 사용되었었다. 진보가 민주정부를 공격하는 논리는 적폐들의 가공을 거쳐 꽤 그럴듯 하게 시민들에게 어필하게 된다. 때문에 지금같은 내전상황에서는 누가봐도 개*끼인 적폐보다, 왠지 그럴듯한 주장을 하는 것같이 보이는 진보가 더 해로운 존재인 것이다. 결과적으로, 진보세력이 사회의 진보를 저해하는 역설적 효과가 발생한다. 당장 촛불집회 1주년 집회 계획대로 청와대 행진이 벌어지는 상황을 상상해 보자. 적폐언론은 촛불민심조차 문재인정부의 무능과 정치보복에 대해 실망했다느니 하는 식의 기사를 대서특필할 것이다.

상당수 진보그룹은 자신들의 주장이 궁극적으로 실현되기 위한 기반을 만들려면 일단 문재인정부같은 민주정권이 성공해야 한다는 메카니즘 자체를 모르거나, 알아도 외면한다. 모르면 병신이고, 아는데 외면하는 거면 사실 자신들의 가치 실현에는 관심이 없다는 뜻이다. 그저 주장 자체를 즐기는 변태들인 거다. 이기는 데에 관심이 없고 그저 훈장질과 선비질과 군자연하는 데에서만 오르가즘을 느끼는 변태 진보충들이 도처에 널려 있다.

나도 한때 당비 내는 진보정당 당원이었고, 여러 유형의 진보세력에 대해 디테일에서는 크고 작은 이견이 있더라도 기본적으로는 우호적 관점에서 바라볼 때가 있었다. 한국이라는 나라에서 보수란 단어가 안정과 관성을 선호한다는 가치중립적 의미와는 달리 실질적으로는 수구 또는 적폐와 유사한 의미로 쓰이는 것처럼, 진보의 실질적 의미도 사전적 정의와 다르다. 한국적 진보는 반기득권세력을 통칭하는 광범위한 개념이었다. 그래서 한국에서 진보라고 하면 매우 다양한 그룹이 망라되었다. 합리적 보수도 진보, 사민주의도 진보, 극좌파도 진보, 심지어 종북주의도 진보였다. 이러한 넓은 스펙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진보라고 하면 어떤 식으로건 '사회의 공동선을 지향한다'라는 최소한의 사회적 공감대가 한때는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적어도 래디컬 진보에 한해서는 진보라는 단어의 실질적 의미는 달라진 듯 하다. 아니, 진보 자체가 래디컬한 경향이 강해져버렸다. 진보는 이제 자신들의 가치만을 위해 피아구분도 아무런 계획도 전략 전술도 없이 사방팔방으로 무차별적 사격을 가하는 집단이라는 이미지가 형성되었다. 래디컬이라는 것은 주장을 과격하게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주장 자체는 과격하게 할 수도 있고, 주장만으로 개선이 안되면 경우에 따라서는 폭력적일 수도 있다. 래디컬이란 것은 자신들의 가치만을 반복적으로 빼애액거리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신경쓰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래디컬 페미니즘의 결과로 메갈/워마드같은 괴물집단이 탄생했듯이 말이다. '사회의 공동선을 지향한다'는 보편적 가치는 이제 '진보'가 아닌 '시민'의 소유가 되었다.

문재인정부가 지금 상대하는 세력은 적폐세력은 그냥 흔한 부패집단이 아니다. 사람새끼로 볼 수 없는 집단이다. 이명박근혜 일당들이 각각 해처먹은 액수의 스케일과 그 과정에서 처참하게 죽어간 사람들을 보라. 세월호를 은폐하기 위해 그들이 저질러온 행위들을 보라. 그들은 더럽고 역겨운 악마집단이다. 우리는 그들과 싸우라고 문재인을 저자리에 밀어 넣은 것이다. 상어떼가 우글거리는 바다 속에 문재인 혼자 떨구어진 것이다. 이 상황에서 문재인이 제왕이 될 수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진보라는 새끼들이 하는 작태는 뭔가. 그들이 적폐박멸에 도움이 되는가, 방해가 되는가?
적폐는 보수에만 있는 게 아니다. 소위 '진보언론'으로 칭해지는 한경오와, 정의당을 비롯하여 기호 5번 이상의 꼬꼬마 진보정당들에도 적폐는 광범위하게 숨어있다. 그들은 과연 문재인정부의 성공을 바랄까?

'김대중 노무현의 잃어버린 10년'을 제외하고는 해방 이후 수십년간 철벽같았던 적폐들의 시스템이, 박근혜같은 전대미문의 저능한 지도자가 어처구니 없는 패착을 연속적으로 저지른 덕분에 그들의 파렴치한 행위들이 세상에 공개되었다. 같은 시기에, 민주세력 입장에서 문재인이라는 도덕적으로나 능력적으로나 (+외모적으로도) 사기캐릭인 슈퍼스타 지도자가 나타났다. 말도 안되는 2개의 사건이 동시에 발생한 것이다. 이런 기회는 향후 백년간은 다시 있기 힘들다. 그런데 이 와중에 상당수 진보들이 하는 짓거리는 무엇인가? 그들은 과연 공동체의 발전을 바라는 집단들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공동선을 저해하는 절대악을 궁극적으로 몰아내는 것이고, 그것에 방해되는 모든 것을 차단하는 것이다.

ps1. 잔뜩 욕처먹고 포스터에서 세부 프로그램과 참여단체들을 싹다 삭제했지만, 아마 진행 자체는 그대로 할 것이다.
ps2. "문재인은 촛불의 경고를 들어라" 라니... 병신*끼들이 진짜. 지금 문재인정부가 일 못하는 게 문재인 때문이냐, 야당 때문이냐?

<포스터 좌측: 수정 전 / 우측: 수정 후>
촛불1주년.PNG

출처 마이헤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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