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 노인 빈곤율에 관한 글도 있고 오바마 케어에 대한 얘기도 나오고 해서 예전 복지에 대해 개인적으로 정리한 것 올려 볼까 합니다.
국가가 국민의 실생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크게 경제, 질서, 복지 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민을 생각할 때 우리나라는 경제와 질서에 관한 한 비교적 선진국 수준에 올랐다고 생각했습니다. 즉, '가난이 싫어서' '사회가 불안해서' (정치적 불만을 제외하고요...) 등의 목적으로 이민 가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 모자란 부분이 복지라고 생각했고 실제 제가 위기 상황에 가정이 흔들리는 것을 경험하고 사회 안전망에 중점을 두고 이민을 생각했습니다. 이민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이민 생각하시는 분들은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복지가 무엇이고 그게 잘 되고 있는 나라가 어디인지 생각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절대로 복지에 의지하라고 말씀드리는 건 아닙니다. 성실한 구성원으로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다만 '만일의 경우'란 생각보다 갑자기 빠르게 다가옵니다. 자본주의가 발달함에 따라 왠만한 자산가가 아닌 이상 이런 위기에 쉽게 무너지는 범위가 더욱 넓어지고 있습니다. 그래도 어느 나라가 이런 넓어지는 속도를 늦추는 데 좀 더 노력 하는 가는 유심히 살펴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복지는 크게 3가지인데 가정(저소득&육아), 건강, 노후 입니다. 여러 나라를 직접 가서 경험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그나마 간접적으로 복지가 어떨 지 추론해볼 수 있는 것이 통계자료가 아닐까 합니다. 예를 들면 OECD 국가들의 복지 예산 편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물론 이 통계는 중앙정부에 해당하는 것이고 주정부 복지를 포함하면 또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전체적인 흐름을 아시기엔 충분하다 생각합니다. 아무튼 호주나 영국은 육아, 장애 복지에 큰 비중을 두고 일본, 독일 등은 노인 복지 비중이 높습니다. 캐나다는 생각보다 상대적으로 복지 예산이 크지 않습니다.(기타가 뭔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미국은 생각보다 건강에 관한 복지예산 비중이 큽니다. 그런데 캐나다의 노인 빈곤율은 예산 비중이 훨씬 높은 일본이나 호주보다 상당히 낮습니다. 미국은 건강관련 복지 예산이 꽤 큰데도 여전히 개인이 부담하는 의료비용이 높습니다. 왜 그럴까? 라는 의문을 가지고 바라보면 그 국가의 복지정책 기조를 이해할 수 있고 자신에게 더 필요한 부분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이민 선호 국가들의 3가지 복지에 대해 다루기 전에 실제 교민이 많은 중국과 동남아는 제외했습니다. OECD 자료에서 찾을 수가 없었어요. ㅜ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환율은 현재(3월 3일 오후 3시 캐나다 마운틴시간) 네이버 기준환율로 계산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통계 자료로만 추측하는 것이기에 실제 사시는 분들의 체감은 다를 수 있습니다. 이 점은 댓글로 수정 부탁드립니다!
1. 가족(저소득&육아)
2013년 기준 2인 자녀(6살&4살 가정) 가족의 소득에 따른 실수령액 OECD 자료입니다. 부부는 맞벌이로 가정하고 부소득원은 국가 평균임금(AW)의 67%를 번다고 가정했습니다. 주소득원의 수입에 따라 실수령액과 혜택 금액이 어떻게 되는 지 알 수 있습니다. 대충 그냥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 67% 까지는 빈곤층, 117% 정도는 상대적 저소득층, 167% 정도는 실제 중산층, 217%는 상위 30%정도, 267%는 상위 10~20% 정도로 분류했습니다. 표를 보면서 추측할 수 있는 것은...
1) 한국은 확실히 소득이 높을 수록 실 수령액이 많습니다. 자신의 현재 소득이 높으면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한국만큼 살기 편한 곳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2) 소득이 없을 경우 일본의 지원은 상당하네요. 캐나다, 영국 등도 꽤 지원이 좋습니다. 한국과 미국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3) 육아복지의 경우 캐나다, 일본, 영국은 보편적 복지정책 기조입니다. 반면 호주, 독일, 뉴질랜드, 미국은 선별적 복지입니다. 여기서도 차이는 일본은 소득 상관없이 보편적이고 캐나다와 영국은 소득 수준에 따라 선별적 혜택을 줍니다. 독일은 선별적이지만 해당이 되면 보편적으로 혜택을 줍니다. 미국은 선별적이지만 그 대상이 아주 협소합니다.
4) 캐나다와 미국을 제외하곤 저소득에 주거 지원을 해줍니다. 반면 캐나다와 미국은 세금 혜택이 있습니다.
5) 환율 영향도 있겠지만 대체적으로 호주는 소득 수준이 높아 저소득 혜택의 기준도 절대적으로 높습니다.
참고로 아래는 싱글일 때 실수령액 표입니다.
독일의 경우 싱글과 가족일 때 차이가 꽤 나네요. 한국은 싱글이나 가족이나 별 차이 없습니다. 확실히 결혼 안 하는 것이 더 살기 좋은 나라입니다. ;;
2. 건강
건강복지는 한 순간에 가정이 휘청일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1) 재밌는 것이 미국을 제외한 다른 선진국들 보다 한국의 1인당 의료비용이 2~2.5배 적습니다. 그 이유가 의료수가가 낮고 실제 중병이나 지속적인 간병이 필요한 경우 보험혜택이 적어 선택을 안하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2) 미국은 제일 처음 표에서 건강에 대한 복지 예산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민간보험료, 의료수가 등으로 1인당 의료비용도 앞도적으로 높고 개인 부담율도 상당히 높습니다.
3) 의외로 한국의 개인 의료 부담율은 높은 편입니다. 병원을 너무 많이 가서 그런 것일까요? 보험 커버가 생각보다 적은 편이라 그런 것일까요? 흠...
4) 영국, 일본, 뉴질랜드 등의 정부 부담율이 높습니다. 실제 계신 분들 의료비 부담이 적은 지도 궁금하네요.
3. 노후
실제 제가 이민 결정할 때 가장 유심히 살펴본 부분입니다. 일본은 자료가 없어 제외했습니다.
1) 제일 위 표에서 캐나다의 노인 복지 예산 비중은 크지 않는 데 빈곤율은 가장 낮습니다. 이에 대한 이유는 캐나다는 소득에 따라 빈곤선의 대략 80%까지는 노령연금으로 무조건 보장해 줍니다. 다만 빈곤선 이상의 소득이 있는 경우는 노령연금의 혜택이 사라집니다. 따라서 빈곤층을 없애는 데 정책의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호주는 이런 공공노령연금 제도가 없다고 들었습니다. 미국은 소득에 따라 연금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집중도가 달라져서 이런 차이가 만들어 지는 듯 합니다.
2) 빈곤율은 평균 가처분 소득에 따라 결정됩니다. 따라서 소득이 높은 국가들의 절대적 빈곤선은 높습니다. 재밌는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빈곤선 계산될 때 쓰이는 평균 가처분 소득(\21,890,584) 와 저소득 혜택을 계산할 때 쓰이는 평균 임금(\39,360,888)의 차이가 꽤나 크네요. 실제 기준이 저렇게 차이 나는 지 OECD 통계에서 임의적으로 정한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건 정부에서 제공한 자료에 따라 계산된 것입니다. 왜 정부 자료의 차이가 큰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호주, 독일, 영국 등도 꽤나 차이가 많이 납니다. 아무튼 우리나라는 세후 노인 빈곤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건 사실입니다.
3) 세금이나 혜택이 빈곤율 차이를 만들어 내는 정도가 얼마나 효율적으로 정부 복지 정책이 잘 이루어 졌는 지 가늠할 수도 있습니다. 독일, 캐나다, 뉴질랜드, 영국 등은 노인복지가 상당히 잘되어 있다고 봐도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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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 보니 또 말이 길어졌네요. ㅜㅜ 저는 짧지만 캐나다에서 느끼는 바는 위의 통계자료를 보고 제가 생각했던 부분이 많이 비슷하다는 겁니다. 복지예산이 생각보다 적음에도 불구하고 복지가 좋은 나라로 알려져 있다는 것은 또 그만큼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사용된다고 봐도 되겠죠? 직접 이민하고 각국에 계신 분들의 체감하시는 정도는 실제 어떤지도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