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군대가기 전까진 그래도 같이 살았지. 그러면서 엄마가 싫어하던 술도 미친듯이 마시고 살았지. 옛날에 아빠가 맨날 술마시고 왔잖아. 그래서 먼저 자고있던 그 시절,4~5살의 나를 깨워서는 아빠보다 먼저 잔다고 뺨때리고 인생은 미완성이라며 설교하고 안다고 하면 또 한대 더 때리면서 니가 뭘 아냐고 날 죽어라 패던 우리 아빠가 바람 펴서 헤어지던 엄마와 아빠의 마침표를 난 보고 컸어. 초딩 때 아빠가 엄마를 너무 때려서 피가 흐른다는 우리 담임의 얘기를 듣고 놀라서 갔더니 엄마는 정말 많이 다쳐있었지. 익숙했잖아ㅎㅎ아빠가 술마시고 난리 피울때면 우린 항상 좁은 골목길 틈 사이로 숨어서 서로를 꼭 껴안았지. 나 13살 때,아빠가 가위로 엄마 몸 찌르려고 해서 난 그대로 밖으로 뛰쳐나가서 도움을 요청했어. 근데 아빠가 아무 일도 없을 거라고,나보고 들어오라고 했지. 그래서 조용히 들어갔더니 엄마가 나 대신 개맞듯 맞았어. 그때부터 내 안에 검은 싹이 틔었어. 내가 친구들이랑 어울리며 담배피고 술마실때마다 엄마는 말했지."아빠닮아서 이런다고" 사춘기의 난 그 말이 너무 싫었어. 하지만 이젠 이해할거같아. 병1신같은 나 때문에 새로 교복값을 맞추는 엄마의 축 처진 뒷모습을 보고 나는 깨달았어. 엄마한테 죽을 죄를 지으며 살았다는걸. 나는 중학생때부터 엄마한테 항상 경찰서나 불려다니게 하고 담배피고 술마시면서 항상 엄마 얼굴에 먹칠한 병4신이잖아. 군대에서도 엄마한테 50만원 빌려쓰면서 여자친구만 만나고. 그래서 전역하고 지금까지 2년 가까이 일하면서 엄마한테 2천만원 가까이 보내줬어.근데 그러다 보니까 내 인생이 없더라. 엄마는 그 동안 나 키우느라 얼마나 힘들었어?그런거 다 말해줬으면 나는 지금 1년 일하면서 엄마한테 보내줬던 1800만원 아깝지 않았을텐데.엄마한테 받은건 생각안하고 내가 준 그 돈들만 생각하게 되는 내가 개 쓰레기 개1새1끼같아. 그러니까 제발 건강하게 좀 살아줘. 말은 안했어도 이 빠진거 하라고 요번에 300 보냈잖아.. 우리 없는 형편이라도 서로 건강은 챙기자 엄마. 난 가끔 생각해.엄마 장례식장에 내가 가는 모습. 근데 상상만으로 너무 힘들다?상상만으로 눈물이 나.. 엄마,우리 엄마. 조금만 더 건강하게 살자. 저번에 종양있다는 것도 나한테 잘 말도 안해주고 이러기냐고.ㅡㅡ제발 우리 가족 옛날 그 옛날 그렇게 힘들었으면 이제 좀 어깨 좀 펴고 살자 엄마 나 부탁이야. 이젠 내 뺨 때리는 아빠도 없어. 우리끼리 행복하게 살자. 엄마 우리 엄마 우리 누나 내가 다 사랑해 직접적으로 말하는건 창피해도 이렇게라도 말할 수는 있다! 우리 남은 세 식구 행복하게 살자.아무리 가난해도 서로 의지하자. 술은 내가 친구들이랑 마셔도 조건 없이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은 바로 내 가족,내 엄마,내 누나. 두 사람밖에 없다는거 알지? 육성으로 말은 창피해서 못해도 사랑해 우리 가족들 철 없는 나 지금까지 뒷바라지 해줘서 정말 고마워. 우리 지금처럼 앞으로도 서로 의지하고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