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글에 유독 여혐/남혐 글만 올라가면 댓글들이 폭발한다.
댓글들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키보드에 손이 올라간다. 이런 씨..ㅂ 하는 마음도 생긴다.
말 그대로 "분노"에서 시작되어 "혐오" 라는 감정에 휩싸이게 되어 발생하는 현상이다.
그런데, 이 "혐오"라는 감정은 사실 문제 해결에 어떠한 도움도 된 적이 없고, 오히려 독재정권이나 이익집단들이 자기들 권력이나 기득권을 지키는데 아주 효율적으로 써먹을 수 있는 기재인걸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그만큼 쉽게 빠져들 수 있는 함정이면서, 이용해먹기 아주 좋은 자재라는 거.
일베는 말할것도 없고 오유에서도 이 주제만 나오면 시끄러워 지는거 보면서 문득 든 생각이어서 배설하듯이 써제껴 본다.
질문에 대답이 제대로 나오지 않으면 질문이 잘못되지 않았는지 한번쯤 되돌아 보기도 해야 할 것 같은데,
혐오라는 걸 일으키는 소재는 다양하게 많기도 하니, 가장 많이 논의되는 주제 중 하나인 "양성간 임금격차"를 pick해서 예를 들어 보자.
여혐을 일으키는 많은 사례들은 주로 "여자는 회사 나와서 뒷담화 일삼아서 건전한 조직문화에 부적합", "뽑고 3년 지나면 상전", "인터넷 쇼핑에, 점심시간은 지들만 두시간", "휴가랑 칼퇴는 몽땅 챙겨먹음", "여성 CEO도 여자 뽑기 싫어함" 등등이고,
남혐을 일으키는 많은 사례들은 "유리천장", "군대나온게 특권이냐", "성추행 지들끼리 문화공유", "능력도 안되는 것들이 배리어 치고", "고압적이고 권위적" 등등이 되겠다.
근데, 가만히 생각해 보면 한쪽은 "니들이 못난걸 우리더러 어쩌라고 이고", 다른 한쪽은 "못난건 니들 아니냐" 인데,
두개의 명제 중에 공통분모인 "못난거"를 들여다 보면
노동자가 엄연히 취해야 할 권리가 아니었던가?
기업 경영진 측의 입장에서 보면 겉으로는 양성평등을 실현해야 한다고 하면서, 속으로는 은근 여혐을 부추기는게 그리 나쁘진 않을 듯.
노동자가 엄연히 취해야 할 권리를 "못난거"로 만들어 버리면 결국 자신들의 이득이 되기 때문.
여혐의 함정에 빠지기 전에 남자들한테 부탁좀 하자.
제발 휴가 다 챙겨 먹고, 일 없으면 칼퇴하고, 뒷담화 까라. 여행도 눈썹이 휘날리게 댕기고 가족들이랑 시간 팡팡 보내고, 부조리한 것들에 목소리 높여라.
니들이 부장님한테 잘보이고 갑질하는 것들한테 속이 썩어들어가면서 비위 맞춰주고 휴가 반납하면서 여혐하는게 맞냐.
여자들처럼 칼퇴하고 휴가 다 챙겨먹으면 여자들처럼 연봉 낮아질까봐 무섭냐. 그런 거지같은 직장들 다 아웃시키는게 맞는거 아님? 꼭 새마을 운동처럼 새벽종이 울려서 니 힘으로 일궈 내지 않으면 대한민국 무너질거 같냐. 재벌이 망하면 대한민국 망한다는 논리랑 뭐가 달라. 재벌이 망하면 재벌일가가 망하는 거지. 한국전쟁 이후에 한국 TOP10 기업은 계속 바뀌어 왔고, 지금도 바뀌는 중인데, 대한민국 경제는 계속 성장만 해 왔다. 그리고 여혐논리 쎄지면서 양극화도 더 커져만 갔지.
뭔가 바뀌는 타이밍에는 항상 시끄러운 법 아님? 시끄러운게 싫어서 안바꾸겠다고 하면서 혐오감정 키우는건 답 아닌것 같다는 생각 든다.
*뱀다리
세계적으로 경제성장률과 임금인상률의 격차가 1970년대부터 벌어지기 시작해서 지금은 그 차이가 어마어마 해졌다. 그 차이를 누군가 독식하고 있단 얘기.
여성의 사회진출이 활발해지기 시작한게 1970년대인건 우연이냐? 아님 더이상 외벌이로는 생활이 안되서냐. 이제 더 싼 임금으로 남자뿐 아니라 여자까지 끌어들여 일 시킬 수 있게 된걸 누가 좋아할거 같냐? 그리고, 그 와중에 자기 권리 찾으려고 하는 애들 밟으려는 논리가 "혐오"면 얼마나 일이 쉽고 빠르게 풀릴지 생각해 봤다.
사랑의 반대말은 증오도, 혐오도 아닌 무관심이다. 증오는 상대편의 모든걸 파괴하고 싶어하게 되는 안좋은 감정이지만, 혐오는 상대편에게 눈을 돌려버리게 되는 감정이니, 무관심도 동반하게 된다. 즉, 제일 안좋은 감정이라는 거.
양성간에는 생물학적 차이는 있으니 어떻게 100% 맘에 들 수 있겠냐. 동성끼리도 맘에 안드는거 투성이일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