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에 아버지께서 분가하셔서, 지금 저희 3남매는 어머니와 살고 있고, 아버지는 문경에 살고 계세요.
아버지께서 생활비를 잘 안보내주려 하셔서 제가 2년동안 어머니 아버지 사이를 오가면서 집안에 돈 관리를 하고 있습니다.
두 분 다 서로에 대해 악의에 찬 비난, 비꼬는 비난등을 하고 있고, 어떻게든 양쪽에서 생활비 받아내기 위해서 계속 연락을 하는 모습이지요.
특히 올해 1월부터는 "넌 제대로 된 직장에 자리도 못 잡지 않았냐" "네가 나이가 이제 곧 서른이다"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했습니다.
여동생들도 이것을 대략적으로 알고는 있지만 저처럼 아버지나 어머니의 비난을 다이렉트로 받는 입장은 아니에요.
저는 어머니께 말버릇이 좋지 않습니다.
중간에 어머니 말을 끊는건 다반사이고, 동생들이 볼 때 오빠는 엄마한테 말이 너무 심하다. 이런 이야기도 간혹 듣곤 합니다.
저번주 일요일에 아버지댁에 잠깐 다녀왔는데, 아버지께서 어머니에게 돈 10만원을 빌려줬는데 빨리 갚으라고, 어머니에게 전달하라고 하셨습니다.
전 집에 돌아오고나서 어머니께 그걸 전달했습니다.
어머니 인상이 굉장히 안 좋았는데, 제가 외출하고 돌아오니까
"그거 농담이란다. 넌 뭔데 괜히 끼어서 일을 엉망으로 만드냐. 앞으로 끼어들지마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엄만 말 진짜 그렇게 하면 안돼. 진짜 그런 말은 하면 안되는거야."라고 답했습니다.
어머니께서 예민함이 최고조가 되는 시기가 있는데 그게 시댁이랑 연락하거나 찾아갈 때 입니다.
진짜 이런 표현은 그렇지만 지x맞을 정도입니다.
그렇지만 "엄마아빠 사이에 끼어들지마라."는 왠만해선 절대 이야기하지 않는 사항입니다.
두 사람 사이에 애초에 대화가 안되었기 때문에 제가 중재를 한거고, 3년에 걸친 빚 내역을 전부 정리했고, 지금도 매달마다 생활비 연락하면 가슴이 진정이 안될 정도로 스트레스 받거든요.
근데 저 말을 들으니 서럽다, 뭐다를 떠나서 충격이 컸습니다.
사실 이 때는 공격적으로 언행을 하진 않았습니다.
전 방에 들어갔고 어머니께선 드라마 보면서 혼자 계속 훌쩍이시더라고요
시댁 스트레스도 있었던 거 같지만, 저에게 미안하신게 컸던 거 같고, 이 상황 자체가 몹시 서러우셨던거같습니다.
평상시에 저에게 '네가 엄마아빠 사이에서 괴로워하는거보면 죽을 것 같다.'고 하셨거든요
그런데 한시간 가량 지났나, 갑자기 막내동생이 방에 들어와서
"오빠 엄마한테 뭐라했어? 왜 저러는데?" 라고 하길래 "잘 모른다"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아니 엄마한테 뭔 일이 있었길래 그러는데? 아빠 사이에 끼어들었다며? 왜 오빠가 엄마 아빠 사이에 끼어들어?" 라고 계속 쏘아붙이더군요
예전에 엄마아빠 사이에서 대해 이야기할 때, 동생이 이렇게 쏘아붙이듯 이야기한적이 한번도 없기 때문에 당황하기도 했고, 갑자기 제가 가해자가 되니까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아빠가 엄마에게 돈 10만원 빌려준거 갚으라 했다고 전달하라해서, 난 그대로 전달했고, 그거 전달하니까 엄마께서 저러시는거야. 그게 다야." 라고 해도 계속 "근데 왜 저러는데 엄마가!" 하면서 방 닫을 때 "됐고, 앞으로 엄마아빠 사이에 괜히 끼어들지마. 오빠가 끼어들어서 제대로 한게 뭐야?"라고 하니까 이 때 제가 폭발했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서 엄청 크게 "야! 내가 한게 아니라고 했잖아!!!" 라고 하면서 삿대질을 했는데 동생이 "아니 그게 그렇게 화낼 일이야?"하면서 당황하더라고요
사실 제 입장에선 내내 억울하고 서러운 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말 전달하라해서 전달했고, 그래서 욕먹고, 비난받았으니까요
하지만 무엇보다 제가 2년동안 그렇게 노고한게 다른 가족들에겐 그냥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다는게 충격이었습니다.
한시간정도 지나서 동생에게 제가 왜 화났는지, 네 말이 어떻게 들렸는지 차분하게 설명하니까, 자긴 그런 줄 몰랐고, 알았으니까 일단 가라면서 계속 울더군요.
그러면서 저에게 소리지른거 사과하라고 하는데, 사실 이게 제일 어이없었습니다.
밖에 있던 둘째동생이 저에게 연락오더라고요
막내동생에게 폭풍카톡 오고 있다고...오빠가 자길 때리려고 했다면서...그 상황이 서럽고 무섭답니다.
둘째동생말로는 막내동생이 그간 제가 어머니에게 대하는거보고 항상 심하다, 심하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막내동생이 맺힌게 터진거같다 하더라고요.
근데 엄밀히 말하면 동생이 그렇게 못되게 말한게 잘못 아닌가요?
되게 사소한거같은데 이걸 제가 굳이 오유에 가입해서 올리는 이유가,
저번주 일요일 이후로 가슴이 내내 벌렁거리고 맘이 너무 무겁습니다.
스스로 생각해도 상처를 너무 크게 받았다는게 이번에 느껴집니다.
근데 동생은 아무렇지 않게 티비보면서, 집에서 지금 말없는 사람은
저밖에 없습니다.
동생에게 제가 먼저 미안하다고 사과하는게, 사실 지금 시점에선 그럴 여유도 없고, 이유도 모르겠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동생이 저에게 가장 치명적인 상처를 입혔고, 그래서 제가 폭발한건 당연한 순서인거같습니다.
하지만 동생은 자기가 말한걸 떠나서, 일단 자기에게 소리지르고 삿대질해서 무서웠다- 이게 제일 중요하답니다.
그럼 세상 사람들은 다 폭발안하나요...?
저희 집 사람들은 다 조금씩 성격결함이 있는데, 엄마아빠 사이에 있으면서 배운건지,
말 끝에 빈정거리듯이 말하는 경향이 있고, 아니라고 해도 "그래 닌 그렇게 생각하겠지." "아 됐어 저리가" 이렇게 흐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다 참는데 저 말은 진짜 못견디게 화가 나더라고요
요점은,
1. 제가 동생에게 뭘 잘못했는지 납득이 가는 설명을 들었으면 합니다. 2. 누가 잘못인건지 좀 알았으면 합니다. 3. 저랑 같은 케이스에서 사람들은 원래 폭발 안하고 참나요? 어떻게 참을 수 있나요? 4. 어떻게 사과하면 될지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