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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의 스크린샷 및 코멘트에는 재미를 위한 과장된 연출과 드립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디 편하게 보실 수 있었으면 합니다.
밤늦게 또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얼마 전부터 사귀기 시작한 아사쿠라 켄이치꾼입니다.
류노스케 선배의 오글거림이 커피였다면 켄이치꾼은 TOP입니다.
문자로 만족하지 못하고 전화까지 걸어왔습니다.
얏호~ 제멋대로인 켄이치꾼
늦게 어장에 들어온 만큼 횟수로 커버하려는 모양입니다.
어차피 약속이 없으니 데이트를 하기로 합니다.
류노스케 센빠이가 위기의식을 느꼈는지 모교 앞까지 찾아왔습니다.
졸업한 지 얼마나 됐다고 여기까지 무슨일이세요?
귤과의 접점이 없으면 더이상 출연분량이 없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깨달은 모양입니다.
응 무슨 일이니
7년이 지났는데 아직도 뒤끝은 여전합니다.
그러고보니 이 노란 장미꽃다발을 받는 것도 올해가 마지막입니다.
하교길에도 센빠이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갑작스레 줄어든 본인의 분량에 어지간히 다급했나봅니다.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데이트 날입니다.
알면 빨리 나오지 그랬니 ^^
또 유원지나 가겠지 뭐
차라리 유원지를 가자 야
첫 데이트가 지나면 다들 변해버리고 맙니다.
이제 남은 시간도 얼마 없으니 오랜만에 대화를 시도해봅니다.
공주병은 여전합니다.
다른 사람의 직업을 함부로 별볼일 없다고 폄하하면 안 된단다
라는 의미를 전달하고 싶었지만 선택지는 그렇게 다양하지 않았고 딸은 엉뚱한 방향으로 반성한 것 같습니다.
자신이 없어져버린 귤...
하지만 그 정도로 기가 꺾일 자신감이 아닙니다.
데이트에 입고 나갈 새로운 옷을 좀 쇼핑해보기로 합니다. 류노스케 선배가 특히나 좋아할 것 같습니다.
애니메이션 샵이라서 그런지 사요리와 마주쳤습니다.
오늘도 그녀는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있는 것 같습니다.
조용히 집으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새로 사온 신상 옷을 입어봅시다.
색깔이 넘모 예쁜 것입니다.
새옷 사입은 건 어떻게 알고 켄이치가 또 전화를 했습니다.
이번엔 무려 밤 데이트 신청입니다.
데이트 신청 한 번 할까 말까 한 히토시에 비하면 아주 구렁이 담 넘어가듯 술술 진도가 나가고 있습니다.
큐브 넌 7년간 일하면서 아직도 그렇게 눈치가 없니
새 옷이니 학교에도 입고 갑니다.
잠잠하다 했더니 또 누군가의 질투가 시작되었습니다.
선배...
이렇게 계속 학교 째도 학점 괜찮아요...?
미호랑 친한 선배가 할 말은 아닌 것 같아요...
그나저나 선배가 좋아하는 메이드복 입고 왔어요
(메이드복을 보고 화를 억누르는 모습이다)
새옷 입고 와서 다행이야...
지치지도 않고 남자를 바꿔가며 만나는 귤입니다.
돈도 없고 예의도 없으면서 방향감각까지 없는데 왜 만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디서 무슨 공부를 하길래 핑계만 늘어가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결국 또 강제 노동데이트입니다.
이 녀석... 오늘은 반드시 얻어먹고 말겠다
뜬금없이 사람보고 죄인이라니...
일단은 지리보단 매너라는 걸 먼저 공부하는 게 낫겠습니다.
굳이 설명까지 곁들어가며 무례를 실천합니다.
그래 설마 너 같은 사람이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했지
뒷담화를 들켰는지 갑자기 정색하며 딴청을 피웁니다.
엥?
유희왕 집사도 함께입니다.
이건 또 무슨 아침드라마같은 전개야?
그렇게 잘 알면 좀 설명을 해주든가
이 양반도 역시나 다른 여자가 있었습니다.
조신한 척 하는 거 봐라... 미호인 줄?
야야 니 데이트 상대 여기 있다. 표정관리 해라
내숭백단 왕꽃선녀님은 끝까지 알랑방귀를 뀌며 퇴장합니다.
대사가 없었던 유희왕 집사는 괜히 한 번 쳐다봐주고 갑니다.
너도 똑같아... 센빠이와 똑같아...
뒤늦게나마 비련의 여주인공을 연기해보지만...
이 눈치없는 아스팔트에게는 통하지 않습니다.
이게 지금 누구 때문인데... 어이가 없으무니다
다음날은 바로 켄이치와의 밤데이트입니다.
정말 피곤하게 산다 우리 딸
어제 좀 이상한 애를 만나서... 신경쓰지 마...
기분도 별로인데... 바다나 보러 갈까...?
아 유원지 응 그래 유원지 좋지 이야 솔로몬인 줄
여덟살 조카 보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또 유원지 덕후를 데리고 동네 놀이동산에 왔습니다.
리액션 똑바로 해라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해!! 기뻐하란!! 말이야!!!
슬슬 사귄 것을 후회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런 내가 싫은 거 아니지...?
너 대답 잘해야된다
정말 가지가지한다
롤러코스터도 못 타, 관람차도 못 타, 그런데 왜 자꾸 유원지에 오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단 말이지...
너 딱 걸렸다
정색하는 것을 보니 진심으로 무서운 모양입니다.
타인의 공포심을 자신의 즐거움으로 삼는 딸의 모습이 어쩐지 조금 무섭기까지 합니다.
과연 둘 다 즐거운 시간이었을까...
다르긴 뭘 달라? 니가 무서워하는 바람에 제대로 타지도 못하고 똑같구만
그러니까 이 뜬금포 오글거림은 연애를 게임으로 배운 게 확실합니다.
그만해라?
하지만 간만에 괴롭히느라 즐거운 하루였습니다.
미치루의 괴롭힘이 식상해지만 날 불러줘
쑥맥인 줄 알았더니 그래도 히토시보단 적극적인 것 같습니다.
이제는 너무도 자연스럽게 귤의 소원을 훔쳐봅니다.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을 관람차에 태우고 뛰던 사람이 쓸만한 소원은 아닌 것 같지만... 어쨌든 한층 더 원대해졌습니다.
5계의 평화를 수호하는 프린세스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세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신체를 단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