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음력설이 사흘 동안 공휴일이지만, 80년대 중반까지도 양력설만 공휴일이었습니다.
일제가 설 쇠는 걸 금지한 게 한참 계속된 건데요.
설날의 역사를 조지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리포트
고향에 가려는 사람들로 서울역 앞에 긴 줄이 생겼습니다. 귀성객들은 밤샘도 마다하지 않습니다.
1980년대까지의 양력설 풍경입니다. 휴일이 아닌 음력설 대신 3일 연휴였던 신정에 고향을 찾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음력설을 금지했던 일제에 이어 광복 이후에도 우리 정부는 시대에 맞지 않는다며 음력설 없애기에 주력했습니다.
1980년대까지도 신정을 근대화의 길로 묘사하며 양력설을 권장했습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음력설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1985년 '민속의 날'로 지정돼 하루짜리 공휴일이 된 뒤 1989년 '설날'이라는 이름을 되찾고 사흘 연휴가 시작됐습니다.
녹취 "이번 구정은 명칭도 설날로 바뀐데다가 처음으로 연휴로 지정돼서 고향을 멀리 둔 도시 사람들의 마음은 벌써 고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설날이 부활하면서 1월에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녹취 "내년부터는 신정연휴가 없어지고 1월 1일 하루만 쉬는 것으로 확정됐습니다.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일하는 분위기 조성을 위해 실시될 이번 조처는..." 마침내 1999년에 이르러 신정은 하루, 설날은 사흘 공휴일인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습니다. KBS 뉴스 조지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