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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 증후군때문에 사람을 잃었다던 사람입니다.
게시물ID : gomin_138637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biggirl
추천 : 0
조회수 : 825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5/03/19 08:53:34
3일 내내 생각을 해 본 결과, 단순히 생리 증후군 때문만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아직도 화가 머리 끝에서 떠나지를 않네요.

댓글중에 약자한테 그런 거 아니냐고 하는 댓글이 있었는데요, 저는 평소에 그 언니 불편해서 하고 싶은 말도 제대로 하지 못했었습니다.

겉으로는 친한데 속으로는 왠지 불편하고 어려운, 그런 언니였어요.

그러다보니 평소에 언니가 하자는 말에 별 반박을 하지 못했고, 그래서 언니는 저랑 있으면 하고 싶은대로 할 수 있어서 편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당연히 제 속은 몰랐겠지요. 불편하다는 얘기조차 꺼내지 못했었으니까요.

제가 그 언니한테 그렇게까지 화가 났던 이유는, 정말 별거 아님에도 1년동안 묵은 감정이 표출이 되어 그런 것 같습니다.

1년 동안의 일을 적어보겠습니다.

그 전에 이 언니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을 수밖에 없었던 가장 초반의 기억으로 돌아가자면 때는 대학 신입생 OT, 새내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OT에서 선배들이 시비가 붙어서 싸움이 났는데, 그 언니가 소주를 병나발을 불더니 소주병을 깨고 선배를 죽인다며 돌진하더군요.

이게 그 언니에 대한 제 첫인상입니다.

굉장히 무섭고, 별로 가까워지고 싶지 않은 이미지였죠.

그리고 오티가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아, 매점에 들어가는 길에 언니를 마주치게 됩니다. 인사하기 애매한 타이밍이라 아이스크림을 사고 나와서 인사하려는데, 아이스크림 사고 나오자마자 매장 안이 쩌렁쩌렁 울리게 그 언니가 소리칩니다.

"야, 000(제이름)! 너는 선배를 보고 인사도 안해?"

예의 범절 중요한 그 언니 입장에선 눈 마주치자마자 인사하지 않아서 화가 났나봅니다.

기분 좋게 인사하려던 기분도 나빠졌었고, 자기 감정만 생각하고 저렇게 소리지르는 사람과 가까워지고 싶지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개인적인 소리지르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도 있었구요.

이 일을 마지막으로 그 언니와는 별다른 접점이 없게 됩니다.

그러다 약 3년 정도 경과 후, 지금의 남친을 만나면서 그 언니와 자주 마주칠 계기가 생깁니다.

그 언니랑 남친이 굉장히 친한 선후배를 넘어서, 나이 떼고 친구를 먹고 서로 소중히 여기는 절친한 사이였기 때문이죠

남친에게 잘보이고 싶기도 했고, 그 언니도 저한테 굉장히 잘해주었기에 저는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 언니와 친하게 지내보기로 노력하였습니다.

약 1년이라는 시간동안요.

불편하지만 제 자취방에서 며칠 제워 준 적도 있고, 제 집에 머무는 동안 매 끼 해줬습니다. 불편해도 자주 만나려고 해보고, 스킨쉽에 낯설어도 언니가 저 좋다고 안아주고 뽀뽀해주는 거 그냥 받아줬습니다. 이 사람은 이런 방식으로 마음을 전달하는구나, 인정해주려 했습니다.

그러나 저도 사람인지라 그 언니가 힘든 고민을 이야기하면 좀 부담스럽기도 했고, 당시 제 정서상태도 불안정한 상태여서 제가 기대기는 해도 언니의 고민을 썩 잘 들어주지는 못했습니다.

언니는 그게 아쉬웠나보더라구요.

어느날은 제가 굉장히 아팠습니다. 여성분이라면 아실 수도 있는 '바톨린선염'에 걸리게 되었는데, 처음에는 단순 감기인줄 알았죠.

그래서 약을 먹고 언니를 만납니다. 그런데 증상이 점점 심각해지네요.

이건 도저히 걸을 수도, 앉을 수도, 가만히 서있을 수도 없을만큼 아픕니다. 온 몸에 오한이 느껴지고 열은 났다 식었다 하고 정신은 어지럽고 땀은 삐질삐질 흐릅니다.

도저히 놀 수 없어요

근데 언니, 눈 앞에서 그런 나를 보고서도 자기 외롭다고 오밤중까지 절대 보내주지 않습니다.

바톨린선염이라는 진단을 받은 후에도 언니는 자기가 자궁이 아파봤다. 이 말만 하고 미안하다는 말 일절 없습니다.

언니는 더 아프니까 견뎠으니 나도 견디란건지.

여기서부터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다른 감정이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하죠.

전 비흡연자입니다. 그런데 남자친구랑 셋이 만날 때면 항상 흡연실에 들어갑니다.

전 기관지가 매우 약한 편입니다.

남자친구한테 너무 불편하다, 그리고 기분도 좋지 않다. 흡연실 안 가면 안되냐, 말했습니다.

남자친구는 강하게 주장하지 못하고 슬그머니 00이가 비흡연자니까 일반석에 앉자고 슬쩍 말합니다.

언니, 자기가 줄담배를 태워야해서 계속 왔다갔다하기 불편하니 저더러 양보하랍니다. 그리고 제 대꾸는 듣지도 않고 그냥 흡연실 들어가 앉습니다.

이런 사람이, 님들은 편안하겠나요?

뿐만 아닙니다. 평소에 정말 예뻐한다면서 저에게 종종 삶에 관한 충고를 해주곤 하는데, 그 충고라는 게 제 자존감을 깎아먹는 경우가 왕왕 생깁니다.

저는 살이 찐 편이라 다이어트를 해야 할 시기가 왔는데, 문제는 저에게 다이어트에 대한 강한 의지가 없다는 겁니다.

100일 데이트에 어쩌다보니 언니가 껴서 같이 식사를 하는데, 다이어트 얘기가 나옵니다.

당시 우리는 손앤쿡에서 데이트 중이었는데 샐러드를 먹다가 제가 갑자기 생각나서 "설렁탕이 먹고싶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언니는 "넌 뱃속에 거지가 들었냐? 어떻게 사람이 뭘 먹으면서 다른 걸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드냐. 그러니까 지금 니가 살이 찐거다."라고 말했습니다.

화가 나고 불쾌했습니다.

"지금 당장 먹자고 했냐, 그냥 먹고 싶다고 했다. 난 먹고싶다는 말도 못하고, 먹고 싶다는 생각도 할 수 없냐."

그러자 언니가 말했습니다. "먹고 싶다고 말하면 나중에 진짜로 먹게 되니까 먹고 싶다는 말도 꺼내지 마라. 니가 그러니까 살이 찐거다."

백일데이트였고, 남자친구 옆이었습니다. 아무리 날 친동생처럼 생각하고 내 남자친구를 친오빠처럼 생각해도 진짜 가족은 아니고, 제 진짜 가족도 저런 말 안합니다. 정말 자존심 상했고, 자존감이 깎였습니다.

저런 식의 충고를 단체 톡방에서, 그리고 실생활에서 계속 듣습니다.

충고를 했다하면 충격요법을 쓰는건지, 저런 식으로 말을 합니다. 가끔은 명령조이기도 했구요.

그런 부분들을 1년이라는 시간동안 그래도 남자친구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친구라는 이유로, 그리고 그 언니가 날 너무나 좋아해주니 사람 마음을 함부로 대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다 참았습니다.

나름대로 언니랑 친해져보려고 했습니다.

도저히 안맞는 것 같아서 인연을 끊으려고 생각하다가도, 언니가 날 얼마나 소중하게 생각하는데 함부로 그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최근에 다시 연락하고 지내게 된겁니다.

저한테 언니는 굉장히 어려운 사람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친근감이 별로 안생기는 사람이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저한테 lg계열사에서 일을 가르쳐줄테니 이력서를 넣어달라는 전화가 옵니다.

사람이 많이 급한지 일이 별로 힘들지 않다며 이력서를 넣어달라는 전화가 오고, 저는 공부하러 고향에 잠깐 내려왔다가(타지에 살고 있었습니다) 고민을 하게 됩니다.

정말 괜찮은 조건이었거든요, 저에게는.

그 고민을 단톡방에 올리자 아니나다를까 충고(제가 느끼기엔 '지적질')가 시작됩니다.

일단 그 충고를 달게 받아 공부하기 위해 고향에 남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기회가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더라구요.

그래서 기회가 아쉽다. 기회가 와도 아직 능력이 갖춰지지 않아 떠내보내야 하는 현실이 싫다. 이렇게 단톡방에 올렸습니다.

그러자 언니가 또 충고를 합니다.

전 기회를 보내 착잡하기도 하고, 아쉬운 상태여서 공감을 원했던건데 충고를 시작합니다.

충고를 하는 말투는 여전히 날카롭습니다.

언니는 평상시 말하듯이 말했다지만, 그동안 제 자존감을 깍아온 말들, 상황들이 생각나며 순간적으로 분노가 폭발해서 저는 틱틱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언니가 명령조로 말합니다.

'어디서 버르장머리없이 틱틱대. 예전부터 마음에 안들었어. 고쳐.'

그 말에 제 단 하나 남은 인내심의 실이 끊어져버리고 제 이성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렸으며 감정은 활화산처럼 폭주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전 성인답게 이성적으로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는 그대로 제 감정을 배설해내기 시작했죠.

단톡방에 '언니나 꿈 높게 잡고 사세요. 원래 버르장머리 없고 이렇게 살아왔는데 어떻게 고칠 수 있겠어요'라는 뉘앙스의 글을 올리고 단톡방 나왔습니다.

그러자 언니에게서 갠톡이 옵니다.

'싸가지없다' '예의없다' 뭐 그런 말들이었습니다.

그 글을 본 저는 더 화가 납니다. 머리 끝까지, 심장이 벌렁거리고 눈에서 눈물이 날만큼 화가 납니다.

그래서 독한 말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난 원래 이기적이고 싸가지없고 예의없다. 무슨 상관이냐. 원래 이렇게 태어났으니 이렇게 살겠다. 신경쓰지 말아라.

그리고 그 언니와의 톡방을 나왔습니다.

나오고 나서 내가 그 언니한테 뭘 한건지 싶기도 하고 남자친구의 친한친구인데 남자친구한테도 너무했나 싶고...이 일로 남자친구가 나에게 실망해서 헤어지자고 할까봐 두렵고..그래서 밤에 잠도 못자고 열이 오르고 불안에 떨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남자친구에게 전화가 옵니다.

무조건 사과하랍니다.

내가 잘못한게 더 크니 사과하랍니다.

아무리 그래도 사람한테 너무 큰 상처를 줬으니 내가 잘못이랍니다.

내 잘못인걸 알아도 남자친구가 그 언니 역성을 들기 시작하자 화가 머리끝까지 나고, 더 사과하기 싫어집니다.

그래도 억지로 꾹꾹 감정 누르고 남친과의 통화를 마친 뒤에 그 언니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안받습니다.

미안하다는 카톡과 언니도 이러이러한 점은 잘못이었다는 장문의 카톡을 남겼습니다.

답장이 없습니다. 읽기는 했는지 의문입니다.

카톡방을 나옵니다.

남자친구가 저에게 실망했다며(이 상황을 제가 견디지 못하고 남자친구에게도 험한 말을 쏟아내서 남자친구도 상처받은 상황) 당분간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합니다.

알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다니 몇 시간 뒤에 남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전화를 받으니 그 언니에게 며칠 뒤에 다시 전화해서 사과하랍니다.

인연을 끊더라도 이건 아닌 것 같답니다.

1년동안 참아온 내 감정은 생각조차 않고 그 언니가 울면서 전화했다는둥 나때문에 사람에 대한 믿음이 흔들렸다는둥 하는 소리를 늘어놓습니다.

너무너무 서운합니다.

그래서 오빠는 누구 애인이냐, 어떻게 이 상황에서 그렇게 언니편만 드냐. 그런 말을 하니까 왜 그런 식으로밖에 생각하지 못하냐고, 상황 해결하려고 뛰는 건 안보이냐고 되려 역성입니다.

그러더니 저에게, 힘들땐 그 언니에게 기대놓고 그 언니가 막상 어려울땐 밀쳐낸 사람을 이용해먹은 사람이랍니다.

제가 사람을 이용해먹을 작정이었으면 왜 불편한거 참고 며칠동안 내집에서 재우고, 밥 해먹입니까?

그 언니 만나면 본인 아직 학생이란 이유로(나도 학생인데..) 돈이 없다하여 대부분 나와 남친이 냈습니다.

카페가서 자기 돈 내고 사먹는 걸 제외하면, 식사는 거의 남친과 내가 냈네요.

카페 이야기하니 생각나는데, 카페에서도 전 그 언니 앞에서 뭘 먹고 싶어도 시켜먹지를 못했습니다.

타박할까봐 무서워서요.

전 1년 내내 그 언니 눈치만 보고 있었고, 불편한 상황도 이야기하지 못했습니다.

그 언니는 만나면 항상 본인이 원하는대로 휘어잡으려는 경향이 강한 사람이었고, 저는 그런 성향의 사람 질색인데도 그 언니는 참아줬습니다.

바보같이 말도 못 꺼낸 제 잘못이지요.

그렇지만 남자친구라면 제 불편상황에 공감해주고, 먼저 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게 맞는 거 아닌가요?

그 언니가 저랑 개인톡에서 싸웠던 내용 다 스샷 찍어서 남자친구에게 보낸 모양입니다.

남자친구가 xx(언니)는 차분하게 잘 달래는데 왜 나는 사람 가슴에 못 박느냐고, 사람에게 그런 식으로 말하면 안된다고 하면서

그동안 내가 그 언니한테 잘못한 거 조목조목 따집니다.

네. 1년동안 호구같이 싫어도 참고 좋으면 웃던 저는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 사람 이용해먹는 천하의 개썅년이 되었습니다.

현재 남자친구와는 연락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남자친구가 제가 한 험한 말들때문에 지쳐있는것 처럼

이번에 보인 남자친구의 '중립'적인 태도때문에 저도 굉장히 진절머리나고 지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이대로 헤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만일 오유눈팅 좋아하는 남친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이러한 내 입장에 단 한번이라도 생각 해본 적 있는지 묻고 싶네요.

겉으로는 잘 지내는 것 같았겠지. 그 언니랑 나랑 재미있게 놀고 그러니 오빠도 기분 좋고 행복했겠지.

오빠가 느낀 그 '평화' '잘 지내고 있음'이 다 내가 참은 순간들이었다는 거, 알면서 사람 이용해먹은 애라고 단정지은건지.

오늘 아침에 언니에게 통화하자고 했습니다. 아직도 화는 머리 끝까지 났지만, 이건 남자친구의 태도에 대한 화이고, 언니에 대한 건

남자친구 말대로 저도 잘못한 부분이 있으니... 제때 말하지 못하고 그동안 눌러참은 것 자체가 어떻게 보면 이 일의 시발점이었기에, 남친 말처럼 사람에게 말을 함부로 하진 말았어야 했기에 그 부분에 대한 사과는 확실히 하고자 언니 시간나실때 연락 주시라고 톡을 남겨놓은 상황입니다.

오늘 언니랑은 이제 다신 연락하지 말잔 취지로 이야기 할거구요.

남자친구는 자기가 먼저 연락할때까지 절대 연락 안할 생각입니다.

그 언니와 인연을 끊지 않는다면, 헤어질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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