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국제 영화제에 참석한 대통령님의 기사를 봅니다.
공블리보다 굴짬뽕이 더 부럽습니다.
오늘은 밥도 하기 싫은 일요일 저녁입니다.
나도 짜짱면 먹으러 갈까 하고 찾아보니
가장 가까운 중국집은 차타고 30분을 가야 합니다.
30분을 운전해서라도 갈 용의는 있는데,
또 세 아이가 각각 밥을 먹으며
혹은 밥을 안 먹으며 흘리고 가만히 안 앉아있을 생각을 하니 도저히 웨이트리스에게 미안해서 발걸음이 안 떨어집니다.
냉장고를 텁니다.
그 흔한 돼지고기도 없어 아이들 구워주려고 사둔 베이컨을 꺼냅니다. 오징어, 홍합, 새우와 베이컨을 준비합니다.
양배추, 호박, 당근, 양파, 파와
류산슬 해먹고 얼려둔 깡통에 든 베이비 콘도 꺼냅니다.
고추기름에 해물과 베이컨을 볶습니다.
고춧가루를 툭툭 치고,
야채도 넣고 볶다가 굴소스도 대충 넣습니다.
멸치 육수를 넣어야 한국 음식 맛이 나는데
급하게 하려니 그런 게 있을 리 만무해서
숩 해두려고 사둔 치킨 스탁을 넣습니다.
갑자기 서양맛이 나는 것 같아
상쇄시키려고 두반장과 피쉬 소스를 넣어 중화반점의 힌트를 줍니다. 칼국수 끓여 먹으려 샀던 면도 꺼내어 삶아서 넣습니다.
늦은 일요일 저녁을 먹으며 남편이 "대통령 부럽지 않다."고 합니다.
뭔 소린가 했더니 정말 맛있답니다.
고된 일요일 저녁이었지만
그 한 마디에 애셋 엄마 또 힘이 납니다.
남은 국물엔 계란 줄알을 치고 당면을 삶아 넣어서
내일 남편과 동료의 도시락으로 준비합니다.
친구들에게 사진을 보내니 맛있어 보인다며 부러워합니다.
친구들 거는 만들어 줄 테니,
나는 한 그릇만 투고해다 달라고 했습니다.
세상에서 젤 맛있는 짬뽕은 뭐다?
남이 해준 짬뽕이지요. ^^
자매품은 짬뽕 못 먹는 아이들을 위해 같은 재료를 조사서 볶아 버린 볶음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