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어릴때 겪었던 데모.(전남대후문ver.)
게시물ID : freeboard_138619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10
조회수 : 1140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6/11/05 12:57:36
옵션
  • 창작글
우리 오마니를 엄청 이뻐하시는 고모할머니가 
내가 어릴때 전남대후문 쪽에서 하숙집을 하셨었음.
(전남대 후문 민들레영토 근처였음.)

그래서 어릴때 엄마손잡고 놀러갔던 광주의 기억은,

하숙집가면 나랑 동생 손잡고 나가서 과자사주고 또 사주던 하숙집 삼촌들이랑,
(이 중 한 삼촌이 엄청 성공한 사람이 있음. 
나 군대갔을때 나랑 동생 생각났다고 집에 찾아왔었다던데;;;;)
"얘들아. 위험하니까 얼른 집에 들어가. 오늘은 나오면 안돼."라며 
애들 손잡고 너네 집은 어디야? 여기? ㅇㅇ 들어가. 나오면 안돼. 최루탄쏴서 눈 코 매우니까 창문도 열지마.라며,
집집마다 데려다주던 전경삼촌들-_-




데모하면 그때는 로터리였는데 지금은 교차로인
북구청 앞 사거리. 완전통제.
시내버스들 다 새마을금고 앞 북구청정류장골목으로 돌아감.

지금 그 쪽 길은 술집에 식당에 원룸 들어차서 승용차도 양방향으로 가기 빡쎄졌는데,
어떻게 시내버스들이 양방향으로 다녔는지 신기함.




몇번 말안듣고 친척형누나랑 나가서 본적있는데 진짜 장관임.
깃발휘날리고 양쪽에서 소리지르고 보도블럭은 다 아작나고 
대학생들이랑 경찰들이 북구청너머까지 밀었다가 공대너머까지 밀렸다가하는 그 밀당이 장난아님.




우리 고모할머니가 간이 크신 분인데,
데모시작하면 대문 열어놓으심.

쫌 더 있으면 학생들 밀려서 골목으로 도망쳐온다면서 대문열어놓고있다가
(경험이 없어서)놀래서 이탈했거나 
(경험이 있어서)진짜로 쫓겨서 오거나 해서 
도망쳐들어오면 전부 다락방에 숨겨두고 
오마니랑 나랑 이웃집친구들 마루에 앉혀놓고 고스톱치고 계심.

경찰이랑 전경들와서 여기 도망쳐온거 다 안다고 싹 다 내보내라고하면,

그럼 들어와서 찾아보시던가.
내가 숨겨줬으면 여기 앉아서 화투나 치고 앉았겠냐고 대뜸 뭐라하심ㅋ

내가 그때 유치원도 안간 어린애였는데 고모할머니 포스가 장난아니셨음.
정말 가끔 들어와서 털긴하는데, 다락방은 안방으로 해서 가야해서 그런가 한번도 안털려보셨다고 함ㅋ
하숙생들 방에서 불온서적같은거 있나 뒤적거리고 대문열어놓지마세요.라고 주의주고 감.

더운데 냉수라도 마시고 가라고 앉혀놨다가 보내는 확인사살은 덤이셨음.
(근데 경찰쪽에 친구가 있던 아버지말이...고모할머니 하숙집은 예전부터 찍혀있었다고-_-;;;)




그리고 이럴때는 어린애가 제일 안전하다고
고모할머니 친구가 하는 슈퍼가 전대후문 맥도날드 뒤편 골목 쪽에 있었는데,
가까운 슈퍼두고 거기가서 크림빵이랑 사이다 좀 사오라고,
친척누나랑 나를 정찰보내심. 
가는 길에 전경들 있나 보고오라고 겸사겸사보내심ㅋ

가시지않은 최루탄냄새에 시달려서 눈물콧물 다 쏟고 재채기 쿨럭쿨럭하면서도
크림빵크림빵~하느라 정신없던 철없는 나와 달리,
정찰임무를 제대로 해낸 누나의 보고에, 동네하숙집네트워크로 근처에 경찰없는거 확인되면
각 집집마다 숨어있던 학생들 나올 수 있었음.




지금은 연세가 있으셔서 하숙집 안하시는데
하숙집하고 계실때는
그때 숨겨주기나했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분들이 찾아와서
과일에 군것질거리들 들고와서 인사하고 그러셨다고 함.

그 쪽 유흥가로 변하면서 하숙집을 전대후문 다른 쪽으로 옮기셨는데도 어떻게 알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함.




한 줄 요약 : 광주 고모할머니집 놀러갔을때 전대후문에서 데모하면, 그 날은 나 크림빵먹는 날이었음.
출처 저번 주에 뵈었던...이제는 많이 늙어버리신 고모할머니와의 대화.
+
오늘 집회 무사기원을 바라는 나의 마음.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