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좋아하는 이 소설에, 그가 나에게 선물해 준 이 책에 (이 책을 선물한 사람은 내가 유일하다고!) 작은 소제목을 붙여주고 싶다.
소설을 다 읽고 난 후에도,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이라는 제목이 확 와닿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먼저 니체의 ‘영원회귀’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우리네 인생은 단 한 번 뿐이다.
되돌아 갈 수도 없다.
시간은 원형이 아닌 직선을 그린다.
만약, 시간이 영겁의 원을 그린다면?
의미라는 것이 존재할까?
모든 것이 가벼울 것이다.
가볍다 못해 존재의 의미가 사라질 것이다.
딱 한 번 뿐이라는, 신이 인간에게 내린 그 엄중한 법칙.
그 무거움 앞에서 우리는 경건하게 머리를 숙일 수 밖에 없다.
대체가능성. 이 사람이 아니어도 다른 사람으로 옮겨갈 수 있는 힘.
그것은 곧 반복으로 이어진다. 반복, 그 무게감이 점점 덜어진다.
그를 떠나겠다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그의 무릎 위에 놓았을 때.
그의 차를 나서 기차에 올라 탔을 때.
나는 도저히 견딜 수도, 참을 수도 없는 존재의 무거움을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