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도 살았네요..대학 4년과 졸업하고도 이곳에 있고 싶어 고집을 부렸습니다. 방금 세어보니 4년 6개월을 살았네요.
마음같아선 더 있고 싶지만 다음주가 군입대네요..
어린나이도 아닌데 왜 이렇게 정든 곳을 떠나는게 싫은 건지 아름다웠던 대학시절의 추억들이 떠오릅니다.
과동기들과 수다 떨면서 뭐가 그리 웃겼는지..밴드 동아리 친구들과 합주하던 기억, 얼마 전 헤어진 여자친구와 장난치던 기억들 모두 잊고 싶지 않아 글을 씁니다.
오늘 짐을 싸고 청소를 하면서 우리방을 자세히 봤어요. 어두운 베이지색 벽지, 쌍팔년도 장판, 빛바랜 타일, 몇 년을 쌓여있었는지 모를 먼지들...
제가 내일 떠나도 이x동 로터리에 자동차는 계속 돌겠죠.
전 여자친구에게 내일 방 뺸다니까 '행성하나가 사라지는 기분'이라네요...그 말을 듣고 눈물이 핑 돌았어요..우리 둘 모두 이방에서 참 재밌었거든요.
그렇게나 많이 먹고 좋아하던 맥딜리버리를 시켰어요. 상하이스파이시 세트에 맥너겟4개. 제가 젤 좋아하는 메뉴에요. 이 방에서 먹는 마지막 맥딜이겠죠.
글이 참 두서없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밤 되세요. 잘 있어라 10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