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생긴 장기간의 연휴로 강원도 바이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2박 3일인데 딱히 일정도 정한 것이 없었고 그냥 제 맘대로 다니는 여행이어서 정해놓은 건 해안도로(7번 국도) 타기
강원도 여기저기 구경하기 정도였습니다.
첫날은 영동지방은 비온다길래 오후에 출발해서 그냥 춘천까지만 가기로 했어요.
이제 두서 없이 시간의 흐름대로 작성합니다 ㅎㅎ
첫날의 목적지는 춘천!
가는 길 중간에 들렀던 책과 인쇄 박물관입니다. 3층까지 있지만 꽤 작은 규모였습니다.
1층은 활자나 인쇄에 대한 전시물이 있었고, 2층은 타자기 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3층은 주로 책 위주로 전시가 되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체험을 신청하면 활자로 개인 엽서를 만들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1층에는 카페와 기념품도 있었어요.
바로 옆이 김유정 문학촌인데 이 쪽은 그냥 훑어보면서 지나가기만 해서 자세히는 모르겠네요.
제 인생 처음으로 이용해본 게스트하우스입니다.
한옥 컨셉으로 전에는 식당으로 운영했었다고 하네요.
아까 책과 인쇄 박물관에서 사장님과 통화를 하고 예약을 했는데 바베큐를 물어보시길래
사람이 얼마나 있냐고 물었더니 생각보다 적다고 하셔서 예약을 안 했는데 저녁에 보니 6명쯤 되더라구요.
방에 들어가 있었는데 불러주셔서 맥주 사서 들고 합류해서 재밌게 놀았습니다.
다음 날에도 다시 돌아오려 했는데 이미 예약이 꽉 차서 다른 곳으로 갔습니다.
사장님도 잘해주시고 만났던 사람들도 다들 좋아서 게스트하우스를 자주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ㅎ
둘째날은 본격적인 바이크 여행입니다. 해안을 가고 싶어서 내비로 하조대를 찍고 이동하는데 한계령을 넘어가네요.
한계령을 통과하는 44번 국도 경치 좋아요!! 근데 추워서 올라간 후에 바람막이 입었습니다 ㅠㅠ
거의 같은 사진인데 경치가 좋아서 두 장 올려봅니다 ㅎ
그리고 한계령을 내려온 후 비극이 시작됩니다. 양양쪽으로 내려오는데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하네요.
조금 더 가니 후두두둑하면서 젖기 시작합니다.
남쪽 하늘을 보니 파란 하늘이 보여 계속 달리니 비가 그치고 하조대에 도착합니다.
하조대에 도착하니 배가 고파 일단 식당을 찾아가 밥을 먹었습니다. 물회를 먹을까 했는데 비를 맞은 관계로 회덮밥으로 메뉴를 바꿨어요.
맛있게 먹는데 비가 절 따라왔네요. ㅠㅠ 구름이 남쪽으로 이동중입니다. 재빠르게 사진을 한 장 찍고 다시 남쪽으로 도망갑니다.
도착했을 때 찍었으면 쨍한 해변을 찍을 수 있었을텐데 구름낀 하늘이네요.
또 빗속을 가르고 도착한 곳은 정동진입니다. 정동진 들어가는 곳에 차가 많아 시간이 제법 걸렸습니다.
딱히 가보고 싶었던 곳은 아니지만 유명하니 한 번 구경이나 해보자 해봤는데 별 다른 건 없고 그냥 잠시 쉬었다 가기 좋았어요.
잠시 쉬다가 다시 남쪽으로 내려갑니다.
이곳은 삼척의 작은후진해변 옆에 있는 방파제 입니다. 오늘 해안 라이딩의 최하단 목표가 바로 여기였고, 다시 내륙으로 복귀할 예정입니다.
여기서 어제 묵었던 숙소로 돌아갈까 해서 문의를 해놓고 이번엔 평창으로 향합니다.
여기서 저지른 실수는 방이 없으니 그냥 미련을 버리고 태백쪽으로 넘어갔어야 합니다 ㅠㅠ
혹시나 하는 미련에 평창으로 가기로 했죠.
내비가 알려준 강릉쪽으로 돌아간 후 대관령을 넘어가는 길..
아까 그 비구름은 강릉까지 내려왔더군요. 많은 비는 아니라 그냥 시원하게 맞으며 가다가 대관령에 진입 조심해서 올라가는데 안개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곧 앞을 분간하기 어려워지네요.
이건 안개가 아니라 비오는 구름속을 지나가는 상황입니다 ㅎㅎ
앞이 안 보여요 ㅠㅠ
차들도 비상등 키고 천천히 다닙니다.
춥고 위험하고 대신 뭔가 감성있는 사진이 만들어졌습니다 ㅋㅋ
알 수 없는 우리의 미래를 표현해 봤습니다.
원래 가려던 곳은 이효석 문학관인데 너무 추워서 포기하고 근처에 숙소를 찾아 들어가서 씻고 전기장판 깔고 누우니 천국이네요 ㅎㅎ
저녁도 먹지 않아서 방 사람들과 치킨을 시켜먹을까 하고 냉장고를 봤는데!!
이런 쪽지를 발견합니다. "유림, 나영, 애리" 이 중에 유림이와 애리란 이름이 눈에 들어옵니다.
특히 애리라는 이름이 그다지 흔한 이름은 아닌 것 같은데 제가 아는 사람 중에 유림, 애리 자매가 있거든요.
친한 친구같은 자매사이라 놀러왔을 것도 같아서 혹시나 하고 2년 정도 만에 연락을 해봤습니다.
"너 혹시 애리랑 평창 왔어? 게하 왔는데 니네 이름 써 있네?"
돌아온 대답은?
"아뇨"
ㅋㅋㅋㅋㅋㅋㅋ 제가 그럼 그렇죠. 뭐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어지는 반전
"저 정선에 있어요!"
"어? 놀러왔어?"
"아뇨 7월에 이사와서 민박집 해요. 놀러오세요"
"어? 진짜? 그럼 내일 그쪽으로 갈게~" (내 맘대로 자유여행의 장점)
라는 약속으로 내일 일정을 정하고 취침~
이번 게스트 하우스는 차분하게 치맥과 함께 20대 30대 40대 남자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ㅎㅎ
게하를 떠나기 전 바크 사진 한 장 찍어주고~ 원래 목적대로 이효석 문학관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도착한 이효석 문학관
조용히 산책하기 좋은 곳이었어요.
하트 이쁘게 만들어 놨네요 ㅎㅎ
여기는 뒤편 날씨가 참 좋습니다~ 이제 어제 연락했던 지인을 만나러 정선으로 출발합니다.
도착하면 전화하라더니 전화해도 안 받길래 안으로 들어가 봅니다.
카운터에서 손님과 이야기하던 뒷모습이 보였고 제가 들어갔더니 뒤 돌아보고 놀라서 뛰어와 덥썩 안깁니다.
깜짝 놀랐어요. 얘 결혼 했거든요 ㅋㅋ
"선생님~" 하면서 뛰어오길래 살짝 토닥토닥 해주고 손님 챙기라고 하고 여기저기 구경했습니다.
잠시 후 손님 문제 해결하고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밖에 나가서 남편분도 만나서 이야기 나누고 식사를 하려는데 이 안에는 딱히 식사할 곳이 없어 읍내로 나가야 된다고 하네요.
손님들 때문에 비울 수가 없어 남편분께는 죄송하지만 둘만 나가서 밥을 '얻어' 먹었습니다.
캬~ 10년 전에 사준 걸 돌려받았습니다! 2007년에 가르쳤던 제자라 진짜 딱 10년!
정선시장에서 밥을 먹고 있는데 생각도 못했던 사람이 인사하네요 ㅋ
가족여행와서 지나가던 앞자리 학교 선생님 ㅋㅋ
참.. 좁네요 세상이 ㅋㅋ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다시 민박집으로 돌아와서 차 한잔 마시고 이야기 나누다 서울로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복귀. 양평까진 신나게 달렸는데 양평에서 하남까지는 길이 제법 막혀서 꽤 오래 걸렸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저녁 7시 40분. 시작할 때 찍었던 키로수는 799.2키로 나왔습니다.
첫날 경로
이상 추석연휴에 다녀온 2박 3일 후기였어요!
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