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낳고 조리원 있을때는 아무렇지 않았는데 집에 와서 애기 보면서 점점 미쳐가는 거 같아요.
좀전에도 애기 깨서 모유수유하면서 눈물이 막 쏟아지더라구요. 정확히 왜 눈물이 나는지도 모르겠고 그냥 서럽고 우울하고..
잠을 잘 못자서 그런지 애기한테도 다정하게 안되는거 같고. 수유 자세 잡을때 굉장히 신경질적으로 애기를 대하는 제가 있더라구요..
내가 엄마가 될 자격이 있나 싶기도 하고 나한테는 모성애라는게 없나 싶기도 하고 낮에는 그렇게 애기가 예뻐서 가만 쳐다보기만도 하는데 밤에는 정말 애를 왜 낳은거지 싶은 생각까지 들고
집에 갇혀서 잠도 못자면서 젖소노릇하고 있으니 잘 씻지도 못하니까 꼴은 사람꼴 같지도 않고
어차피 신랑이나 나나 애기를 좋아하진 않았지만 가장 평범한 가정을 이뤄나가는게 꿈이고 아이들과 함께할 미래도 생각해보곤 했었는데
신랑에게 물어봤어요. 애기 낳으니까 어떠냐고 정말 남들말처럼 "니새끼 낳으면 다르다. 이뻐죽는다" 라는 말이 실감이 나냐고. 그랬더니 신랑이 "싫진않아" 라고 하더군요. 아빠가 뭐 이따구냐고 웃어 넘겼는데 기분이 우울해지니까 저 말 자체를 곱씹게 되고 다 상처로 돌아오더라구요..
갑자기 수유중에 눈물나서 막 울고 있었는데 오더니 "왜울어?"라는 말 한마디 꺼내는 신랑.. 이것도 서럽네요 왜우는지 나도 모르겠는데 그냥 안아주고 위로해주고 괜찮다해주면 안되는건지..
애기 두고 나가버리고 싶다가도 이 조그만게 무슨 잘못이냐 싶어 미안한맘에 애기 붙잡고 울고 그러다가 또 짜증은 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