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시판 즐겨찾기
편집
드래그 앤 드롭으로
즐겨찾기 아이콘 위치 수정이 가능합니다.
관심병사 이야기가 나와서 써보는 썰
게시물ID : military_82402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헬로편돌이
추천 : 2
조회수 : 576회
댓글수 : 4개
등록시간 : 2017/10/03 01:38:04
옵션
  • 창작글
저는 2000년 말에 군 복무를 했었습니다. 대충 10년여 되어서 부분부분 띄엄띄엄하게 기억하고 있긴 하지만 이야기를 좀 풀어보죠.

일단 저 자신부터 관심병사였는데, 처음에 면담 할 때 자살을 생각해 본 적 있다. 라는 항목에 순진하게 체크하면서 시작되었죠. 그 덕에 초기엔 목사랑 개인 면담도 하고 했습니다. 그때 과자 맛있었는데...
애초에 자살 생각은 과거에 중2병이 좀 심하게 왔을 때의 일이었습니다. 자세히 말하면 저만 부끄러우니 넘어가는걸로 하고...

그렇게 여차저차 하면서 군생활을 진행했습니다. A급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C급은 아닌 B급 정도로 군생활을 하고 있던 와중에 다른 중대에서 병사 한 명이 넘어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내용인 즉 탈영을 한 병사가 영창 갔다가 저희 소대로 넘어온다더군요.

근데 그 탈영을 했다는 이야기도 꽤 웃겼는데, 종교활동 시간에 담을 넘어서 탈영했다나봅니다. 그때 복장은 활동복이었구요.
탈영 하고나서 대로를 활보하고 있었는데 마침 지나가던 레토나 한 대가 그 병사를 본겁니다. 때마침 레토나에는 대대장이 타고 있었구요.
그 후의 결과는 아마 대충 다 아실겁니다. 중대에 피바람 한 번 불었죠. 그 후 어느정도 정리 된 후 걔가 저희 소대로 넘어온 겁니다.

일단 그녀석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 
사람 말을 더럽게 안듣습니다.
뭘 시키면 제대로 안들어요.
자기 맘대로 합니다. 
왜 그렇게 했냐고 물어보면 제가 그렇게 하라고 시켰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소대 내에서 왕따를 당하기 시작합니다. 
대대장이 관심을 갖는 녀석이다보니 선임들은 괜히 건드렸다가 군생활 꼬일까봐 안건드리고 후임들은 그냥 인간 자체가 짜증이 나서 엮이기 싫어하더군요.
관심병사 빼고 후임들이랑 이야기 했던 적 있었는데 다들 제게 짜증나는 녀석이라는 평을 하더군요. 같은 군번이 3명이나 있었는데 그 3명 다 걔를 엄청 싫어했구요. 
그러다보니 걔가 들러붙어도 쉽게 떨쳐내지 못하는 후임이나 저 정도랑 교류가 있었습니다. 이 후임들도 나중에 가서는 무시하기 시작했구요.
그래서 소대에서 사람들이 자길 무시한다고 소원수리 써서 소대장이 니들 마음은 아는데 괜한 소리 좀 안 나오게 신경 좀 써 줘라고 제가 말하더군요... 그나마 니가 제일 친하다고...

제가 상병 말쯤이었을 겁니다. 
저희 소대가 경계 지원 파견을 가게 되었는데, 사수, 부사수를 정할 때 관심병사인 그 녀석은 사수를 못서게 했습니다. 
자연스럽게 걔 근무를 세우려면 선임이 사수를 서야 했죠. 그게 저 였습니다. 덕분에 상당히 짜증나는 근무가 되었었는데...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희 소대에서는 부사수가 사수에게 근무를 알려주면서 암구호도 같이 전달해주었습니다.
부조리지만요. 
저는 보통 제가 체크 하는 경우가 많아서 암구호를 체크 해 놨었고 근무를 나갔는데 초소에서 수하를 하는데 답어를 말하지 못하고 멀뚱멀뚱 있더군요.
일단 제가 답어를 말하고 교대를 하고 나서 암구호를 물어봤더니 모르더군요. 무려 상병이 꺾인 짬인데 그럴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그래도 근무 시간은 용케 알고 있어서 다행인가 싶었지요.

그렇게 경계 지원을 계속 이어나가고 있었는데 겨울 날씨에 감기 걸린 인원이 발생했습니다. 그래서 사수 인원이 빠지게 되었죠. 
당시 소대 구성이 선임과 후임의 개월수 차이가 많아서 중간 짬이 되는 병사 중엔 사수로 서기엔 애매한 계급들이었습니다. 중간이 일병이었으니까요.
그래서 결국 일병 중에 A급 소릴 듣는 후임이랑 관심병사를 한 조로 편성했습니다.
그거 들은 A급이 저보고 하소연 하더군요. 왜 하필이면 쟤랑 같이 근무 들어가야 하냐구요... 제가 그냥 똥밟았다 생각하고 그냥 해야지 어쩌겠냐고 했었죠.

그러던 어느 날, 저는 후임과 함께 초소에 들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512K가 요란하게 울리더군요. 받아보니 그 관심병사와 함께 초소에 들어간 후임이었습니다.

후 : ㅇㅇ병장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저 : ?? 뭔 소리냐?
후 : 관심병사 상병이 갑자기 하늘에서 피가 내린다고 하고 누가 있다고 하면서 허공에 총을 겨누고 합니다.
저 : 뭐? 일단 알았다 초소에 가만히 있어봐라.

하고는 바로 행정반에 연락을 넣었습니다. 소대장은 연락을 받고 한숨을 푹 쉬더니 교대 근무자를 보낼테니 저보고 가서 걜 데리고 행정반으로 복귀하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분대장이 초소로 왔습니다. 행정반에서 간부랑 같이 있으면서 교대장 근무를 하고 있었는데 자던 다른 분대장 깨우고 근무 서고 있던 분대장이온겁니다. 
분대장이랑 근무 교대를 하고 저는 바로 다음 초소를 향해 달렸습니다.
다음 초소는 지상 초소였는데 그 근처에 수풀이 우거진 곳이 있었습니다. 일단 그 근방에 몸을 낮추고 지켜보니 관심병사는 일단 조용히 있더군요. 
저는 수풀에서 빠르게 달려나가서 바로 관심병사의 총을 잡고 하늘로 총구를 향했습니다. 그리고 총 내놓으라고 말했죠.
그 후 걔 총을 제가 들고 행정반으로 복귀했습니다.

이 사건의 결과 관심병사는 모든 근무에서 빠졌고 분대장은 3교대에서 2교대로 바뀌었죠. 그 후로 감기에 걸린 인원이 늘어났는데 슬프게도 사수가 줄어서 사수급의 근무 횟수가 더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그 관심병사는 나중에 대대장이 밥 먹자로 따로 불러서 대대에서 차량이 마중 나와서 나갔다 오더군요. 그리고 돌아와선 술냄새 풀풀 풍겨서 소대장이 그냥 빨리 재우라고 재워버렸습니다.

뭐... 그런 일들이 있었습니다.
전체 추천리스트 보기
새로운 댓글이 없습니다.
새로운 댓글 확인하기
글쓰기
◀뒤로가기
PC버전
맨위로▲
공지 운영 자료창고 청소년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