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아니란다 얘야 그냥 사랑이란다 사랑은 원래 달고 쓰라리고 떨리고 화끈거리는 봄밤의 꿈 같은것 그냥 인정해 버려라
그 사랑이 피었다가 지금 지고 있다고 그 사람의 눈빛 그 사람의 목소리 그 사람의 몸짓 거기에 걸어 주었던 너의 붉고 상기된 얼굴 이제 문득 그 손을 놓아야 할 때 어찌할 바를 모르겠지
봄밤의 꽃잎이 흩날리듯 사랑이 아직도 눈앞에 있는데 니 마음은 길을 잃겠지 그냥 떨어지는 꽃잎을 맞고 서 있거라 별수 없단다 소나기처럼 꽃잎이 다 떨어지고 나면 삼일쯤 밥을 삼킬수도 없겠지 웃어도 눈물이 베어 나오겠지 세상의 모든 거리 세상의 모든 음식 세상의 모든 단어가 그 사람과 이어지겠지
하지만 애야 감기처럼 앓고 지나가야 비로소 풍경이 된단다 그 곳에서 니가 걸어 나올수가 있단다 시간의 힘을 빌리고 나면 사랑한 날의, 이별한 날의 풍경만 떠오르겠지 사람은 그립지 않고 그날의 하늘과 그날의 공기, 그날의 꽃향기만 니 가슴에 남을거야 그러니 사랑한 만큼 남김없이 아파해라
그게 사랑에 대한 예의란다 비겁하게 피하지마라 사랑했음에 변명을 만들지마라 그냥 한 시절이 가고 너는 또 한시절을 맞을 뿐 사랑했음에 순수했으니 너는 아름답고 너는 자랑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