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가 기니까 이런 일도 있네요..
결혼 18년 차 중고딩 애 둘 둔 주부입니다..
일요일에는 늘 시댁에 가는 터라 어제도 갔는데.. 어머님이.. 연휴가 긴데 왜 어디 가자고 말 한 번 안하냐고 아들 며느리 앉혀놓고 다짜고짜 화를 내시네요..
아니 당신이야 며느리한테 명절까지 떠맡기듯 맡기셔서 아무것도 안 하고 있으니 어디든 가고 싶은 생각이 나겠지만 난 추석 당일 새벽같이 납골당 다녀오고 저녁 때는 손님 치룰 생각에 매 해 한 달 전부터 머리에 돌을 얹고 다니는 기분인데 뭔 놀러갈 생각이 납니까? 명절 치루고 나면 안 아프면 다행인데??? 혼자 시간 못 보내고 옆에 딱 붙어서 사람 달달 볶는 아버님은 어머님 남편이니 그 정도는 혼자 감당 하셔야죠?????
매 해 그렇듯 2주 전에는 아버님 생신까지 집에서 치루고 한바탕 아파서 컨디션 끌어올리기 바쁜데.. 며느리 몸 약한거 모르는 양반도 아니고..
평생 저렇게 하고 싶은 말 다 하고 하고싶은 대로 다 하고 사니 저 양반은 참 복도 많다 늘 그렇게 생각해 오기는 했는데 해도 해도 정말 너무 하네요..
시어머니 무턱대고 화 내시면 아들내미 성질도 만만친 않아서 붉으락 푸르락 받아치고, 저는 두 사람 크게 감정 상할까 전전긍긍하느라 정신 없고, 집에 와서는 상할대로 상한 마음 혼자 달래느라 정말 미치겠네요..
좋게 말씀 하시면 상황 여의치 않은건 안 변해도 미안한 마음이라도 들텐데.. 왜 맨날 저렇게 아무렇게나 화 내고 소리 지르시고.. 있는 그대로 입장 설명을 해도 당신 주장만 막무가내로 하시는지..
어제 문대통령 추석인사 보고 진심이 너무 느껴져서 그래 올해는 더 잘 보내야지 했었는데.. 이렇게 또 당하고 나니 머리가 지끈지끈할 지경.. 너무 속상해서 추석인사 한 번 또 봤는데도 나아지질 않아요ㅠㅠㅠㅠㅠㅠ
늘 잘 해 주시려 하고 서로 정도 많이 들어서 정말 잘 지냈으면 좋겠는데 가끔 가다 저렇게 한번 씩 해대시는 통에 정말 몸에 사리 생기겠어요..ㅠㅠ
어머님..
저는 어머님 아들이랑 평생 꼭 함께 하고 싶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제 남편 꼭 옆에서 지키고 싶고 저 사람도 제 옆에 끝까지 있고 싶어 해요....
제발 좀 도와 주세요 제발!!!!!!!!!!!!!!!!!!!!!!!!!!!!!!!!
속 더 상할 남편한테 뭐라 할 일도 아니고.. 하도 속이 상해서 이렇게 글 올렸네요.. 아흑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