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살이 막 될때였을 꺼야 일요일 밤 어디서 헤매다 늦었는지는 몰라도 늦게 귀가하다가 공중전화 부스를 지나는 순간 " 우와 저 오빠 잘생겼다?! " 순간 나는 멈췄고 이내 못들은 척. 뒤돌아 2칸이었던 나머지 부스에 들어가서 수화기를 들었지 등진채로 .. 근데 전화걸때는 없고 돌아서 눈을 맞췄지 이쁘고 평범한 단발,짜리몽땅한 그냥저냥 .. " 이 동네 살아? " " 아니요 친구 델다주러 왔어요 " 하며 짜리몽땅 그냥저냥에게 넌 " 안녕~ " 을 고했지. " 어디살아? 내가 델다줄께.. 너무 늦었다 " " **동이요 ..(첨 들어본..) 고마워요 " 한 세시간 걸었나? 처음 본 너의 동네와 너가 다닌다는 교회도 몰래 들어가 보고 우린 어느 공원 벤치 에 앉았지 . 무심코 든 고개 끝엔 헬수 없는 별이 가득 난 (그녀를 만나는 곳 100M전) 을 불렀지 어라? 후렴부분에 니가 화음을 넣더라? 심쿵했었어 알고보니 우린 동갑이었고 몇년은 아는 사이 같았더랬지. 이제 정처없는 나의 손을 너 이끌었고 골목 돌아 돌아 데리고 간 곳은 너의 집. 고양이 처럼 웅크리며 양옥 옥상으로 내 손을 끄집었어 딸려가면서도 나 많이 불안했었어. 쿵꽝쿵꽝 " 자고 가.. 늦어서 버스도 없잖아 " " 어.. 음.. 응 . 그래" 옥탑방이었지. 아주 아주 작은, 싱글침대 하나들어간 (지금 생각해보면 자기 딸을 왜 이런곳에....) 우린 나란히 누웠고 그때서야 통성명을 했었어. 시덥잖은 몇 말을 천장에 던져놓고 갈수록 좁아져만 가는 너의 이불을 당겨 너를 옆으로 살포시 안았고 아니 파고 들었지 숨이 터질꺼 같아 참을 수 없어 우린 같이 앉았지 마주 본 너의 눈동자 옆에 난 창문으로 알수없는 묘한 기운이 자꾸 스며들어오는 거 같았어 니 잎술에 내 잎술을 포갰고 배운적도 없는 나의 손가락은 너의 블라우스 단추를 열고있었었다 미열이 느껴지고 온통 입김이 가득할 것 같던 너의 옥탑방 입맞춤은 나의 첫키스가 되었고 시간은 모르겠어 " 에이.. 그냥 그러네. 별루다 " 멋쩍어 하며 그 한마디 뱉곤 돌아누운 너의 볼은 빨갰어. 어깨너머로 보이는 브래지어 끈이 추워보여 이불을 끌어올려 주곤 " 나.. 갈래 첫차 있을 시간인거 같아 " 돌아누운 채로 넌 얼버무렸는데 그땐 잘 안들렸어 " 나 .. 아파 .. 마니 .. 아주 마니 .." 라고 했던가? 난 대답없이 일어났고 넌 버스정류장 까지 데려다 준다 했지 마다하는 내 뒤를 따라오는 너의 걸음이 무거워보였어. 가자마자 우리 앞에 선 버스 내 손에 멀 쥐어주길래 펴 보니 오백원짜리 동전두개 우린 흔한 손 인사도 없이 물끄러미 바라보는 눈으로 안녕을 했었더랬다. 그 낯선 동네를 뒤로하고 난 그 다음날 갑작스런 이사를 하게됐고 전학도 하게 되었지.
몇십년이 지난 .. 가을 창가에 걸린 밤을 보니 그때 6시간의 기억이 떠오른다.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너.. 잘 살고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