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 셋, 언니 하나, 금이야 옥이야 어화둥둥 자란 우리 엄마, 특히 첫째외삼촌이랑은 거의 아빠와 딸 뻘로 나이차가 나서 삼촌이랑 숙모 도움도 많이 받고 숙모를 엄마처럼 따르세요.
그런 엄마가 딱 한번 외숙모한테 정색 아닌 정색을 한적이 있는데 바로 몇년전 설 때였습니다.
삼촌네는 서울, 저희 집은 경기권이라 별로 멀진 않아요. 특히 고등학교때 부터는 친가가 제사도 안지내서 시간도 널널했는데 항상 명절 다음날에나 삼촌집에 가더라구요
어린 마음에는 친척들 다 있을 때 조카들도 보고 올케언니들도 보고 싶은데 왜 일찍 안가나? 궁금했었죠.
앞서 잠깐 언급된 저희 외숙모도 그게 궁금하셨나봐요. 빨리와서 얼굴 오래 보면 좋은데 왜 늦게오냐고 항상 전화하시면 엄마는 이런 저런 핑계를 대고 내일 간다고 둘러대는일이 몇번..
외숙모는 외숙모의 며느리, 그러니까 올케언니네 가족이 항상 우리 가족을 못만나고 친정으로 가는게 마음에 걸렸던 거죠
우리한테는 말도 안하고 “고모네한테 인사하고 가라” 라며 언니들을 붙잡아놔서 명절 다음날 도착해보니 그때까지 올케언니들이 있던거에요.
상황파악이 된 우리 엄마, 올케언니들 부랴부랴 보내놓고 숙모한테 잠깐 이야기 하자며 두분 방에 들어가서 한참을 안나오시더라구요
나중에 올케언니들이랑 술한잔 하며 그 때 두분이 무슨 이야기 하셨는지 대충 알게 되었습니다
명절 지나고 엄마가 올케언니들한테 전화를 했대요. 그리고 매번 명절 우리 집안 제사 준비하느라 너네 고생하는거 뻔히 아는데 남편 고모네 가족 뒷바라지까지 할 필요가 뭐 있냐며 제사 지내면 후딱 친정으로 가라고, 너네 시어머니한테는 내가 잘 말해놨으니 신경쓰지 말라 하고 조카들 어려서 돈도 많이 들텐데 아무것도 못해줬다고 계좌 부르라고 닥달하셨다네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