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m.todayhumor.co.kr/view.php?table=total&no=13826607&page=1 * 반말체 죄송 *
지난 26일 구조했던 말티즈 유기견.
미용을 한지 얼마되지 않은 듯 보여서, 잠시 집을 나온 아이겠거니 했었다. 그리고 바로 어제 저녁에,
퇴근을 해서 집에 돌아오니 거실바닥이 설사똥바다로 변해 있었다. 구조 후 제 은신처로 삼은 좌탁 아래쪽도 마찬가지였다.
전날 저녁에 녀석 몸에서 나는 악취를 견디다 못 해 목욕을 시켰었다. 아르릉 거리면서 그 쪼매난 녀석이 너무 분해하기에, 달래느라 간식을 조금 과하게 준 게 속탈이 났나.
그 복수 치고는 너무 대환장파틴데.
그러는 와중에도 쉬야는 용케 배변패드 위에 눈 걸 칭찬해줘야 하는 건가.
온갖 생각을 하면서 거실바닥을 청소했다.
녀석의 아지트인 좌탁 아래도 닦아야 해서, 나오지 않겠다 반항하는 녀석을 잠시 끌어냈는데...
끌려나온 녀석이 다시 뿌지직 설사를 했다.
이눔시키 배탈 단디 났구나- 하며 방금 전 배출물을 닦으려고 하는데, 젠장하게도 피똥이었다.
갖 퇴근한 신랑을 닦달해서 24시간 동물병원으로 향했다.
얼마나 헤매었는지 모르는 길바닥에서의 떠돌이 생활.
녀석의 간수치는 심각하다 할 정도였고,
배고픔에 아무 것이나 주워먹은 덕분에 장염 증상까지 있었다.
그리고 혹시나 했던, 녀석의 정체를 알려줄 인식칩은 없었다.
그래도 약 잘먹이고 밥 잘먹이면 낫는 거다.
큰 병 아님을 안도했고, 신랑의 가슴이 약간 아플만큼의 치료비를 기꺼운 마음으로 지불하고 나왔다.
밥만 받아먹고 간식만 받아먹고 곁을 내주지 않는,
손 내밀면 두려워 벌벌 떨면서 입질을 하려는 녀석.
너를 당분간 혹은 무지개 건너는 그 날까지
[우리집 진탱이]로 임명하겠다.
나는 네 주인을 찾는 것을 포기하지 않았으니,
언제까지가 될지 모를 한 집에 사는 그 기간 동안
우리 친하게 지내보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