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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외조를 하고 싶네요..
게시물ID : wedlock_1052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대마왕너구리
추천 : 24
조회수 : 1959회
댓글수 : 14개
등록시간 : 2017/09/27 23:17:32
" xx아 
  oo이 이번에 11월에 입촌한다
  고생 잠만 하자 "

....
에이.. 설마...

대통령기 결승전에서 혜진이랑 기분좋게 경기 맞추고 감독님한테 말씀드렸다고 했는데...
올해 태극마크 반납하고 팀에 헌신한다고 했는데.. .설마....


" 여보.. 진짜야?   
  당신 11월에 입촌해? "

"....응...미안...
 어떻하지? 자기 세차일도 힘들텐데...
 애기도 봐야하고.. 살림도 봐야하고... 
 우리 베이비 시터 알아볼까? "

솔직히 이번만큼은 양보를 할수가 없었는데...
점점 주문량도 늘어나고...
단골 손님도 많아져서...
나만 열심히 더 파고 들면 당신 은퇴해도
병원도 다니고 애기랑 여행도 가도 될꺼라고 생각했는데..
뭔가 머리속에서 툭 하고 끊어지는 기분.....


" 미경아. 진짜 너무 하는거 아니냐?
 나 이제 매출 좀 올라오는데... 이게 뭐야.
 국가대표 그만두었다메 뭔데?
 왜 이렇게 나한테 왜이래. 5년동안 참았어.
 도대체 언제까지 이럴꺼냐고!!"

순간 욱해서... 5년동안 쌓아둔 내 비참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습니다.

' 아내가 국가대표라서 좋으시겟어요 '
' 한방이죠? 올림픽 금메달 따면.. 좋으시겠어요'
' 사장님!! 이렇게 힘들일 왜하세요 ? 외조하세요~~ 그게 더 현명할거 같은데 "

처음엔 그런거 없었는데...
아내의 태극마크가 어느 순간 저에게는 불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1주일동안 혼자 화나서....혼자 바보처럼...
잘도와주던 육아도 손 놓고  집안일도 손놓고 
새벽부터 나가서 밤늦게 집앞 포장마차에서 소주한잔 하고 일부러 늦게 들어 갔습니다.

그리고 오늘 사단이 나버렸죠...

청주로 올해 전국체전때문에 전지 훈련가는거 알고 있었는데..
아내가 제 눈치가 보였는지... 
출퇴근을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허리에 문제가 생겨서... 혼자 병원갔다가 하루종일 누워있네요...

부랴부랴 오늘 모든스케줄을 다 접고 집에와서 정말 마음이 찹찹하네요....

유치원에서 아이 데리고 와서 씻기고 먹이고.. 재우고..
아내 마사지 해주고 지금 재웁니다...

대표팀이든 소속팀이든...
국내에서 제일 나이 많은 현역 유부녀 선수인데...

소속팀 감독님이든 대표팀 감독님이든
나이도 있고 경력도 있으니 알아서 조절해서 운동하라고 하는데
승부욕으로 매일매일 젊은 선수들 처럼 훈련하니 정말.. 옆에서 지켜보고 있노라면 
죽을 맛이지만..

조용히 아내 장구류 정리해 봅니다.


마지막이겠죠....
마지막일겁니다...


진짜.... 미경아....사랑해..
건강하게 살자.... 
이제.. 평범한 남편으로써 외조하고 싶다...










출처 http://blog.naver.com/recover83/221106746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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