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23살 남자입니다.
군대도 갔다왔고, 복학해서 학교도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항상 가지고 있는 고민이 있습니다.
저는 키가 남자치고는 굉장히 작습니다. 입대 전 신체검사때 나온 결과에는 164cm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아무리 인터넷상에서 사람들이 남자키는 170 안되면 사람도 아니고 남자로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자주하는 것을 보았지만
그러려니 하고 지금까지 살아왔습니다. 그런데 막상 군대를 갔다오고 복학을 하고 학교를 다니면서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생각이 있습니다.
나를 관심있게 봐 줄 수 있는 사람이 세상에 몇이나 있을까?
저는 첫인상효과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옷 입는 것, 피부, 머리에 신경을 많이 쓰는편입니다.
친구들이 제가 너무 자신감과 자기애가 부족하다고해서 좀더 밝고 적극적으로 변해도 보았습니다.
근데 제가 그렇게 신경쓴다고 누가 저를 관심있게 볼까요? 뭐 적어도 신경안써서 더 안좋게 보이는 것보다는 낫겠지만말입니다.
1학년 때 제가 관심을 표현했던 여자가 한명 있었습니다. 하지만 동기들끼리 모인 술자리에서 그 친구는 선배에게 키 키고 괜찮은 남자
소개시켜줄 수 없냐는 말을 했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아, 내 눈이 너무 높구나 저 친구는 키가 큰 남자를 좋아하는 구나'라고요.
언젠가 부모님께 물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엄마, 나는 키가 되게 작은데 그렇다고 얼굴이 그렇게 잘생긴것도 아니고 내가 연애라는 걸 해볼 수는 있을까?"라고 물었을 때 엄마는 이렇게 말했죠
"세상에 외모만보고 남자 만나는 여자는 없다"라고요.
그런데 모두들 생각할겁니다. 마지노선이란게 있다는 걸요.
정말 모르겠습니다. 과연 내가 사회에서 성공해서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정도의 능력을 가진다면 과연 그 사람들은 '나'라는 존재를 좋아하는 걸까
아니면 내가 벌어오는 '돈'이라는 것을 좋아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정말 누군가 나를 진심으로 사랑한다면 '나'를 있는 그대로 좋아해 줄 수 있을까요?
내가 어떤 매력이 있고, 능력이 있던간에 언제나 나보다 잘생긴 외모나 큰 키를 가진 사람이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과연 그러한 상황에서 누군가 저에게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만약에, 정말 만약에 내가 나를 좋아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나서 결혼을 한다면, 그리고 내가 만약 자식을 낳는다면, 그 아이는 '나'라는 부모 때문에
키가 작을 수 있는데, 이 사회에서 그 아이가 그것으로 인해서 스트레스를 받고 나 같은 생각을 하게 되면, 그건 저의 잘못일까요?
부모로써 자식에게 스트레스 받을 무언가를 물려줄 여지가 있는데, 무책임하게 "넌 내가 너의 아버지라는게 부끄럽니?"라고 말할 자신이 없습니다.
물론 제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외모보다는 능력이 우선시 될 것이라는 점은 의심하지 않습니다. 또 그렇지 않아서는 안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항상 이런 생각을 하는 건 불안하기 때문입니다.
항상 저는 친구들이나 가족들에게 앞으로 키때문에 여자 만나면서 생길 스트레스때문에 혼자살 것이라고 말합니다. 독신주의자가 되겠다고요.
그런말을 하면서도 제 마음은 편하지가 않습니다. 분명 나는 외롭고,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질텐데, 혼자 살 것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내가
너무 미웠습니다. 내가 너무 싫었어요.
사람들은 바꿀 수 없는 부분은 과감히 포기하라고 말합니다. 키는 신경쓰지 말고 내 안의 매력을 보여주라고요.
말이죠. 그건
내가 지금 자신감이 없는데, 확신이 안드는데, 다른 키작은 남자들도 연애하고 결혼 잘만한다고 사람들이 말하지만
그건 내가 아니니까요.
어찌보면 이건 그냥 키작고 찌질한 남자의 푸념글인데, 이 고민을 부디 내가 직접 해결하던지 누군가 해결해 줄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좀더 나이들면 이젠 이런 고민할 여유도 없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