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잖아. 그거 알아? 나 널 좋아해 친구로서 말고 이성으로써 말이야
짝사랑이라는 걸 알면서 시작한게 잘못 된걸지도 몰라.
사실은 티내지 않으려 했어. 너랑은 다른 세계 사람이라 생각 했거든.
너는 무척이나 하고싶은게 많았어. 그로 인해 무척 바빠서 연락조차 쉽지 않았지. 반면에 나는 그저 지금 있는 현실에 안주하다시피 지냈거든.
나는 항상 너가 걱정 돼. 궁금하고
그래서 너가 나한테 느끼는 감정이 친구 이상은 아니라는 것은 어렴풋하게 느끼고 있었어.
너의 한마디 한마디가 가슴을 스치고 지나가더라.
너가 취해서 하는 통화해 내가 너한테 다 말해야해? 라는 장난스런 너의 말에 내가 너무 나갔다는 생각부터 들었어.
우리는 친구 그 이상의 사이는 아니었거든.
다른 너의 의미 없던 말들도 하나 하나 쌓여가더라 너의 말은 별다른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것을 알지만...
머리는 이해하는데 가슴이 이해를 못하더라구
매일 떠오르는 생각으로 인해 나는 하루에도 수십번씩 우울해져
그리고 가끔 오는 너의 연락에 수십번씩 하늘을 나는 듯한 기분이 들어.
토요일날 둘이 만나서 놀기로 했을때 나는 시험임에도 불구하고 일주일 전부터 그 날만 기다렸어. 뿌리지 않던 향수도 뿌리고 옷차림 한번 더 보고
그 날 너를 보면 무슨 말을 해야할지 무척이나 고민을 했어. 그런데 다 소용 없더라.
너를 만나자 마자 내 머리속은 하얗게 변해버렸어. 꽃무늬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풀고 나온 너는 무척이나 아름다웠어. 밥 먹을때 흘러내리는 머리에 나는 한번 말을 잃었고. 올려 묶는 머리에 나는 또 한번 말을 잇지 못했어.
며칠이 지난 지금도 그 날의 너를 한순간도 잊을수 없어.
무척이나 즐거웠던 그 날의 몇시간으로 인하여 나는 희망을 품었던 걸지도 몰라.
혹시나 하는 마음에 말이야.
그 날의 나는 업된 기분과 술기운으로 인하여 평소에 없던 용기가 생겼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그걸 무척 후회하는 걸지도 몰라
평상시처럼 대했으면 어땠을까. 그냥 지나갔으면 어땠을까 하고 말이야.
그 날의 내딛은 한발자국으로 인해 너는 살짝 눈치 챈 것 같아.
평소에도 바빠서 연락이 잘 안되던 너인데 그 날 이후로 더 뜸해졌지.
그럴 때 있지 않아? 불길한 예감이 밀물처럼 밀려들어오는데 할 수 있는 건 없을 때
항상 불길한 예감은 틀리지 않더라고..
지난 이틀동안 많은 생각이 들더라.. 다시 못만나면 어쩌지.. 너에게 너무 부담이었나 하는 생각부터 들더라.
이틀동안 내내 나는 하루종일 우울했어.. 짝사랑 하는 주제에 너무 많은걸 기대했던거야
그렇게 우울했던 내가 이 글을 쓰는 지금에 오는 너의 연락에 내 마음은
따듯하게 불어오는 봄바람에 녹아내리는 한겨울의 눈처럼 녹아 내렸고
뜨거운 여름의 메마른 땅에 내려오는 시원한 비로 인해 마치 갈라진적이 없던 것처럼 아물었어
내 생각을 정리하려 쓰는 이 글, 이 편지는 너에게 보내지 못할거야.
이 편지를 쓰면서 깨달았어. 아 나는 무척이나 너를 좋아하는구나. 그저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었구나 하고 말이야.
그래서 말이야 짝사랑을 포기하지 않으려고.
우울할 때도 있고, 혼자서 상처받을 때도 있겠지. 실망할 때도 있고, 혼자서 너무 기대할지도 몰라.
책을 읽으면 마지막 장까지 읽고 덮듯이.
추운 겨울이 가고 봄이 오길 기다리듯이.
어두운 밤을 지나 환하게 밝아올 새벽을 쳐다보듯이
나의 짝사랑에 어떤 결말이 있던지 간에 그 끝을 보기 위해서 나는 뒤돌아가지 않으려고..
친구들은 짝사랑에 너무 많은 감정을 쓰지말라고들 해.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
비록 짝사랑이라지만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해 노력한다면
누구도 알 수 없는 그 끝에서 나는 홀가분하게 다시 일어설수 있을 것 같아
있잖아.
너에게 부담되지 않는 뒤에서 걸어갈께
이 이야기의 끝에 도착할때까지..
지금의 평행선이 결말이 어떻게 되는지 보기위해...
그 끝이 해피엔딩일지 세드엔딩일지는
알수 없겠지만 말이야.
- 너에게 하지 못할 말을 정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