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같은 사무실을 쓰고 있어요,
시선을 조금만 돌려도 보이는 당신의 자리, 그리고 옆모습.
지금은 잠시 자리를 비운 당신이 벌써 보고 싶네요.
내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사실,
내가 그걸 깨닿게 된 열흘 전 그 날.
내가 당신을 좋아한다는 사실,
그 활자가 머릿속에 박힌 순간, 두근 거리던 심장소리는 아직도 잊혀지지가 않는군요.
정말 오랜만인 것 같아요.
누군가를 이렇게 좋아하는 것.
누군가를 이렇게 하루 종일 보고 싶고 생각하게 된 것.
짝사랑의 고생스러움을 충분히 아는 나이이지만 그래도 힘들긴 하네요.
아직은 당신에게 고백할 수 없어요.
당신과 나, 당분간은 서로의 일이 매진해야하잖아요.
나의 고백에 당신이 하는 일에 짐이 되는 건 싫어요.
그래서 당분간은 나, 짝사랑을 좀 더 해볼까 해요.
언젠가, 당신의 프로젝트가 끝나는 날,
멀지 않은 날이긴 하지만, 그 날 나는 당신에게 고백할꺼에요.
많이 좋아한다고. 좋아하고 있었다고.
사실, 내가 당신을 좋아하게 된 그 순간 부터
나, 하루에 한 장씩 일기처럼 당신에게 편지를 쓰고 있었어요.
당신이 나에게 업무의 고충을 토로하던 그 한 시간,
나는 그런 시간마저 행복했어요.
저녁 늦도록 집에 가지 못 하고 일할 때에도,
나는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게 너무 좋았어요.
주말, 함께 일하고 난 뒤 먹었던 파스타와 와인 한 잔은 내 생에 가장 최고의 저녁식사였어요.
그래서 그 행복한 순간들, 나는 그 순간들을 한 장의 편지로 적어 놓기로 했어요.
만약, 당신이 나를 좋아하지 않더라도 나는 그 편지들로 후회없이 나의 마음을 전달 해볼까해요.
내가 이렇게 당신을 좋아하고 있었습니다- 하고 말이죠.
아직은 전해주지 못 하는 편지이지만 언젠가는 당신의 손에 닿기를 바라며,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당신이 외근에서 복귀했어요.
심장에 몹시 해로운 미소를 지으며 말이죠.
그렇게, 나는 오늘도 당신을 보며 두근거리고 있네요.
보고 싶어요. 지금도 보고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