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보다 한 살 많은 누나입니다. 정말 좋아해서, 난생 처음 고백이란걸 했었고, 결과는 좋지 않았죠. 그래도 정말 너무 좋아서 두번째 고백을 했지만 역시 좋은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이런 내가 불편하다고, 그냥 좋은 동생일 뿐이라고 했습니다. 누나를 불편하게 한 게 너무 미안해서, 마음을 접자, 바로 접지 못하더라도 절대로 드러내지 말자 꾹꾹 눌러놓자 다짐했습니다. 정말 고맙게도 그 뒤로 누난 저를 예전처럼 친하게 대해 줬습니다. 얼마나 착하고 예쁜 사람인지 모릅니다. 문제는 저한테 있었습니다. 누나는 친한 동생 정도로 봐 주었지만 저는 그러지 못했거든요. 좋아하는 마음이 조금도 사그라들질 않았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까지도. 어디서 본 비유인데, 제 마음과 굉장히 비슷한 것 같아 기억해 놓은 비유가 있습니다. 제 마음은 연못입니다. 평상시엔 바닥에 품고 있는 흙은 가라앉아 있기 때문에 깨끗하고 고요하지만, 누나가 말을 걸거나 근처에 오기만 해도 물은 요동치고, 흙이 피어올라 흙탕물이 되어 흙을 품고 있다는 것이 드러나 버리는 것입니다. 고작 나 때문에 누나가 다시 불편해지거나 해선 안 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부러 차갑고 쌀쌀맞게 대하기 시작했습니다. 차라리 제가 나쁜 놈이 되어서 서서히 멀어지는 게 누나가 불편해하는것보단 훨씬 나았으니까요. 같은 학과 사람이기도 했고 친하기도 했기 때문에, 원래는 밥도 먹으러 같이 가고 같이 놀러도 자주 갔지만 안 해요, 안 가요, 바빠요, 밥 혼자 먹을게요, 등등 요 근래 이런 거짓말들만 했습니다. 대놓고 갑자기 그렇게 태도가 바뀌었는데, 알아차리지 못했을 리가 없죠. 제가 그럴 때마다 갑자기 딱딱하게 대한다며 서운해하고 섭섭해 했습니다. 정말 너무너무 미안했지만 제가 제 감정을 절제할 수가 없어서 그냥 바빠서 그렇다, 피곤해서 그런다 거짓말을 하며 계속 그렇게 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정말, 많이 섭섭하고 화가 났던 것 같습니다. 제가 원했던 거긴 하지만 아 사실 이런 걸 원했던 건 아니었는데 말이 정신이 없습니다.. 계속 이렇게 대하는게 힘듭니다. 지금 마음 같아선 다 말하고 싶습니다. 그동안 이래서 이랬던거라고, 사실 아직도 많이 좋아하고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하자니 너무 이기적이고 미안합니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