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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4년 포린어페어스 칼럼] 2차대전 후 한국의 운명은? (2)
게시물ID : history_1381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가리봉왕자
추천 : 3
조회수 : 982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4/01/28 19:31:36

[1944년 포린어페어스 칼럼] 2차대전 후 한국의 운명은? (2)

JANUARY 27, 2014 BY  LEAVE A COMMENT

-1944년 A.J. Grajdanzev가 Foreign Affairs에 기고한 글입니다. 도입부와 경제 관련 부분을 1편에, 정치 관련 내용과 결론을 2편으로 나누어 소개합니다. 

 정치 쪽을 보자면, 외세의 지배를 받았던 나라가 거의 그렇듯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그나마 밖으로 나오는 정보도 검열을 거친 정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단 1919년의 독립운동을 주도했던 세대와 젊은 세대 간에 다소간의 반감이 형성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1919년 세대는 자신들이 나라를 이끌어야 한다고 믿으며 상해에서 만들어진 임시정부가 유일한 한국의 정통 정부라고 생각하지만, 젊은이들은 세대교체를 원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 영향력있는 한국인들은 국민당보다는 공산당과 뜻을 함께 합니다. 한국에는 미국 선교사들로부터 교육 받은 크리스천들도 많이 있는데, 이들은 미국을 롤모델로 삼고 있죠. 사회주의자와 공산주의자들도 있습니다. 특히 공산당은 박해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살아남았죠. 1937년부터는 극보수인 친일파를 제외한 모든 정치세력들이 일치단결하는 모습도 나타납니다. 젊은 세대가 경제 개혁과 산업화의 필요성에 대해 큰 공감대를 형성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물론 인구의 대부분이 정치적으로 의식이 없지만, 그렇다고 경험과 지식을 갖춘 지도자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일본과 미국에서 대학 교육을 받은 사람이 수 천 명에 이르고, 러시아에서도 중요한 직책을 맡고 있는 한국인들이 있습니다. 1919년의 독립운동 당시, 한국인들은 조직력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비밀리에 선출한 대표는 물론, 깃발과 유인물, 통일된 슬로건을 갖춘 전국 규모 시위에 수십, 수백 만 명이 참여했죠. 일본은 한반도에서 엄청난 경찰력과 첩보 조직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러한 움직임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가 허를 찔리고 말았습니다.

“한국에 위임통치가 필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는 “어떤 나라가 그 역할을 맡아야 하는가”를 생각해보면 답이 빨리 나옵니다. 일본이 해야한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만, 진지하게 대응할 가치가 없는 냉소주의라고 봅니다. 미국이 하면 어떨까요? 러시아가 멕시코를 위임통치한다고 했을 때 우리 기분이 어떨지를 생각해보면, 러시아의 반응을 쉽게 예상할 수 있을 겁니다. 중국도 후보가 되겠지만, 지금 중국은 국내에도 해결해야 할 문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반대로 소비에트 러시아가 나선다면, 중국이 반대하겠죠. 이처럼 열강들 사이에서 의심과 충돌을 불러일으키지 않고 한국을 위임통치할 나라를 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여러 나라가 함께 위임통치를 하는 안도 있습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국제기구가 제때 만들어져 그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필자는 힘들다고 봅니다.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등 여러 나라가 함께 한반도로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안의 실현 가능성은 전후 열강들 간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형성되는가에 달려있죠. 무엇보다도 한국인들은 위임통치가 아닌 진정한 독립을 바라고 있을 것입니다. “위임통치”라는 개념은 1차대전 후에 만들어졌는데, 당시 위임통치를 받았던 국가 중에서 그나마 형식적인 독립이라도 이룬 국가는 이라크가 유일하다는게 엄연한 사실이니까요. 우선 연합국은 하루 빨리 한국에서 총선거가 실시되도록 해야 합니다. 선거 과정에서 언론과 출판, 결사의 자유가 철저하게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수립된 정부는 외부로부터 전문적인 지식과 조언을 구하게 되겠지만, 한국이 위임통치를 받아야 한다고 미리 단정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한국의 안보와 평화적인 발전은 주변국들과의 관계에 달려있습니다. 주변 열강들이 한국의 독립과 주권을 인정한다면, 한국은 군사력을 키울 필요 없이 모든 역량을 경제 발전에 쏟아부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일제의 탄압 없이 기독교가 널리 퍼진다면, 이는 한국에게 기술적, 재정적 도움을 줄 수 있는 미국과의 관계를 공고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과거 한국에 문화적인 영향을 주었던 중국과는 앞으로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할 것입니다. 러시아도 한국의 경제를 재건하는데 나름의 역할을 갖게 될 것이고, 한일 간의 경제 관계도 어쩔 수 없이 계속될 것입니다. 지리적인 이유로 한국의 정치,경제적 발전은 중국, 러시아, 일본, 그리고 태평양이라는 틀 안에서 이루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세계 평화를 위해서라도 한국은 위임통치 기간 없이 즉각 독립해야 합니다. (Foreign Affai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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