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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는 사람들을 위한 명상법
게시물ID : diet_117345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루빠
추천 : 7
조회수 : 43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9/22 21:54:45
기본적으로 난 음악을 들으며 걷는 걸 좋아한다.
걷기는 계절과 날씨에 따라 가능한 시간이 얼마 되지 않기 때문에 공기 좋고 비가 내리지 않으면 걷는 편이다.
저녁을 먹고 살짝 배가 꺼질 무렵부터 걷기가 좋다.
건강에 좋은 걷기는 빠른 템포로 살짝 땀이 날 정도가 좋은데 음악을 들으며 걸으면 참 상쾌하다.

대략 10분 정도 빠르게 걷고 나면 그다음부턴 음악을 끄고 명상을 하며 걷는다.
명상하며 걷는다는 것을 좀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걸으면서 명상하는 것은 '경행'이라고 하는 단어가 있을 만큼 중요하고, 효과적이다.

일반적으로 명상은 종교와 관련이 없고(어떤 종교를 믿던) 누구에게나 좋은 것이지만
왜 명상이 좋고, 어떻게 명상을 해야 하는지 방법을 잘 모른다.

명상에는 목적이 있다. 막연하게 정신적 안정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명상의 목적은 삼매에 드는 것이다. 흔히 말하는 독서삼매경을 생각하면 쉽다.
독서에 빠져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른다는 것인데 이 말이 참 명상의 특징을 정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삼매라는 것은 어떤 대상에 깊이 집중해서 그것을 잊어버리지 않고 몰입해 있는 것이다.
불교에서 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해 놓은 것을 아비담마라고 하는데 모든 불교의 법은 아비담마로 해석할 수 있다.
아비담마의 문자적 뜻은 아비(더욱 높은) + 담마(법)이라고 하는데 경전을 교과서라고 하면 아비담마는 참고서쯤 되겠다.

자세히 쓰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마음은 한 번에 하나를 알아차리는 기능만을 가진다.
마음이 어떤 대상에 완전히 몰입해서 그 대상을 놓지 않는다면 그것을 삼매라고 한다.
어떤 사람이 삼매에 들었다면 그 자신은 삼매에 들었다고 확신을 가질 수 있다.

예를 들어 1시간을 완벽하게 삼매에 들었다면 그 시간 동안은 어떤 외부의 자극도 알아차릴 수 없다.
옆에 폭탄이 떨어져도, 탱크가 지나가도 모른다. 하지만 걷다가 그럴 리는 없으니 안심하자.


서두가 너무 긴 것 같은데 방법을 지금부터 쓰겠다.
삼매는 기본적으로 40가지의 주제만을 가진다. 당연하겠지만 게임하면서 그렇게 집중해도 삼매에 들지 아니하는 이유기이도 하다.
명상 주제 중에 최고이고, 붓다가 깨달은 명상 주제인 호흡을 주제로 하자.
호흡 명상을 '아나빠나 사띠'라고 하는데 경전에 쓰여있는 대로 방법을 우선 쓰자면

1. 길게 들이쉬면서 '길게 들이쉰다'고 꿰뚫어 알고, 길게 내쉬면서는 '길게 내쉰다고' 꿰뚫어 안다.
2. 짧게 들이쉬면서 '짧게 들이쉰다'고 꿰뚫어 알고, 짧게 내쉬면서는 '짧게 내쉰다고' 꿰뚫어 안다.
3. 온몸을 경험하면서 들이쉬고 내쉰다. (여기서 말하는 몸은 숨의 몸이다.)
4. 몸의 작용을 편안히 하면서 들이쉬고 내쉰다. (여기서 말하는 몸은 숨의 몸이다.)

사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삼매에 들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앉아서 한 시간 정도를 명상하는데
이런 삼매 수행을 아주 오래, 집중적으로 해야 될까 말까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수행을 하는 그 자체만으로도 정신은 맑아지고 불교에서 말하는 공덕이 쏟아진다.

평범한 사람이 시간을 내어 앉아 수행하기는 어렵기에 경행은 일반인에겐 최고의 수행이다.
걷는 동안은 특별한 외부자극에 휘둘리지 않아 집중하기 쉽고, 오래 앉아 수행할 수 있는 체력과 집중력을 쉽게 얻을 수 있다.

위의 4가지 방법대로 하면 되지만 간단히 말하자면 코와 윗입술 사이에서 숨을 알아차리기만 하면 된다.

사람의 마음은 정말 다루기 어렵다. 그렇기에 많은 스님이 여러 비유를 하셨는데 몇 가지 알아보자.

'마치 송아지를 단단한 말뚝에 매어 놓으면, 이리저리 날뛰지만 곧 벗어날 수 없음을 깨닫고 말뚝 근처에 앉아 쉰다.'
이 비유처럼 마음을 코와 윗입술 사이에 매어놓는다고 보면 된다.

'성을 지키는 문지기는 안팎의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조사하지 않는다. 오로지 성문 앞에 서서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철저히 조사한다.'
위의 비유와 비슷하다.

이렇게 열심히 집중을 하다 보면 집중을 잘 하고 있는지 아닌지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아비담마에 따르면 호흡은 마음이 일으킨다. 마음이 집중되면 자연스레 호흡이 미세해지는데 심지어 편안히 걷는 동안에도 미세해진다.
호흡이 편안해지고 미세해지지만, 정신은 말짱해진다.

마음은 하던 것을 계속하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집중을 잘 했다면 경행을 끝내고 집에 돌아와도 마음이 매우 안정되어있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잡생각이 안 나고 마음은 부드러워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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