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잡고 다시 써 봅니다.
친구가 귀신 본 썰 투~
#4
뭐였을까
체력과 근력! 무던함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로 찾아온 언어장애를 극복하고 무사히 고교에 진학했다.
사실, 그다지 무사히는 아닐지도 모른다.
가뜩이나 별 관심없던 공부에, 언어장애를 겪어내느랴 공부와는 더욱 멀어졌고. 성적으로 지망해서 고교를 진학해야 하는 나는 시내권에서 탈락.
차로 1시간 가까이 달려야 하는 외곽 고등학교에 다니게 되었다.
안녕- 놀리다 놀리다 정 들어서 친구하게 된 P야... 안녕- 담배 가르쳐 준 K야... 안녕- 착한 M야...
그래.. 겨우겨우 발 붙이고 언어장애를 극복하며 더욱 다져진 내 우정의 친구들은 모두 시내권..
나만.....
똥통학교로 유명한 시외 고등학교에 다니게 된 것이다.
내 인생은 왜이리 파란만장 한가요.
오늘도 새벽같이 일어나 학교에 가기 위해 시내버스를 기다린다.
시내 버스를 타고 시외로 가는 버스가 다니는 곳까지 나가 갈아타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다린다.
버스가 올때까지. 잠이 덜 깬 흐리멍텅한 눈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정면은 맞은편 버스 정류장. 왕복 4차선이지만 이른 시간이라 차도 그다지 많지 않다.
초 봄의 새뜻한 공기로 모든것이 선명하기만 한 기분좋은 날씨다.
할머니 한 분이 앉아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뿐. 평화로운 풍경이다.
이윽고 버스가 도착했다. 맞은 편 버스다. 할머니가 천천히 일어나 버스를 타러 가신다.
?!
그런데 좀 이상하다.
눈을 비벼 본다. 할머니가 목에 두르고 있던 털 목도리 같은것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다.
할머니는 분명 일어서서 버스를 타고 가셨는데. 할머니의 목에 둘러져 있던 저것은 처음과 똑같은 위치에 고스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응?
혼란 스러운 마음을 진정할 새도 없이 타야 하는 버스가 와 앞을 가린다.
잽싸게 올라타 그 것이 보이는 창쪽으로 다가서 본다.
여전히 그 것은 할머니가 앉아 계시던 자리의, 사람 어깨 정도의 높이에 도넛 모양을 한 채 자리하고 있었다.
뒤는 그저 뻥 뚫린 인도일 뿐. 어느 곳에도 그걸 지지해 줄 만한건 보이지 않는데?
눈으로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이 비과학적인 현상을 동트기가 무섭게 보게 되다니.
이윽고 차가 출발했고 시야가 흔들리는 내내 그것에서 눈을 떼지 못했지만 그건 마치 스티커를 붙여 놓은듯 꼼짝않고 그 자리에 있을 뿐 이었다.
"하..."
저것도 귀신인가......?
"아 염병..."
또 이상한걸 보고 말았구나.
언어장애는 고쳤지만 내 마음속의 충격은 아직도 가시질 않나 보다.
해맑고 기운센 열일곱살의 A는 이것도 언젠가는 낫겠지 뭐.. 그저 대수롭지 않은 감기처럼 여기며 그렇게 살아가고 있었다.
무플이 너무 상처적이라 적을까 말까 적을까말까 고민고민하다 또 적었습니다...
몇 년간을 인터넷에 한 번 올려볼까?올려볼까? 하다 모처럼 마음먹고 올리는건데 관심좀 주세염데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