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주로 로그인 하지 않고 눈팅 위주로 오유를 하는 흔한 심해오징어4입니다
시게를 거의 매일 보면서도 글을 남겨본 적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네요... 지난 총선때 투표격려글 몇개 올려본 기억이 ^^;
잊어버렸던 비번까지 되찾아가며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오늘 책 한 권 소개할까 합니다 - [오마이투쟁]
참고로 저는 저자인 정태현 작가의 친구로서, 표절사건 이후 1인 시위를 거쳐 사과문이 게재되는 순간까지의 투쟁을 가까이서 지켜본 사람입니다
그간 정말 어려운 시간들을 극복하고 우여곡절 끝에 재기와 출판에 성공한 저의 친구를 위해, 미력한 힘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이 책 [오마이투쟁]은 자신의 자식과도 같은 작품을 표절한 한 기사로 인해, 거리로 내몰려야 했던 한 젊은 작가의 1인 시위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당시 사건의 자세한 개요는 아래 글들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다행히 스크랩해 두었던 링크가 살아있네요)
<오유 멘붕게>
<사과문>
<관련기사>
당시에만 해도 저를 비롯한 주변의 사람들은 진보매체로 분류되는 해당 언론사를 상대로 승산 없는 싸움을 이어나가는 작가를 주로 말리는 입장이었습니다만,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는 친구를 위해 많은 것을 해주지 못하고 그저 응원하는 심정으로 지켜보기만 해야 했습니다
대선을 전후로 해서 [한경오] 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는 것을 느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원고가 세상에 선을 보이기까지는 참으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모쪼록 이 책이 작은 반향이나마 일으켜 뭇 권력을 손에 쥔 언론사들의 자성을 일으키는 계기가 되길 간절히 기원해 봅니다
염치불구하고 많은 격려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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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분노의 시작
내 글을 도둑맞았다 | 훔친 기자, 늑장 대처하는 신문사 | 쿨 하게 사과하지 않는 오마이뉴스 | 거리로 나서다
2장 약자의 반격
광화문 1인 시위 첫날 | 내가 보이지 않나요? | 민주노총 시위자와의 만남 | 이제 한번 당해보세요 | 아내와 함께 시위를 | 나의 시위가 보도되다 | 기다리고 기다리며 | 레지스땅스 | 안티 팬 | ‘모래요짱’의 선물 | 당신은 무엇을 믿으시나요? | 하늘에서 들리는 음성 | 이제 그만 포기하세요
3장 세상의 강자들
내가 화난 이유 | 우산은 내 몸만 가린다 | 불가촉천민 | 바깥세상은 무척 춥다 | 무대의 바깥에서 | 리더의 조건 | 참을 수 없는 분노 | 가장 비싼 점심 | 피켓은 그 누구도 죽일 수 없다
4장 찬란한 전쟁
국가인권위원회 | 수장의 모습 | 내부자 | 마주치지 말고 삽시다 | 미워도 다시 한 번 | 오마이뉴스가 찾아오다 | 사과문의 시작 | 오마이뉴스를 찾아가다 | 140일 만의 사과문 | 끝나지 않은 전쟁
에필로그
부록_차별과 싸우는 사람들
사과는 피해자가 받아주는 게 아니라, 가해자가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보다. 어쨌든, 오마이뉴스의 이메일이 도착한 후 표절 기사에 첫 수정이 가해졌다. 기자가 표절을 인정한 지 9일, 오마이뉴스가 뒤늦게 표절을 인정하고 책임을 지겠다고 알려온 날로부터도 무려 7일이나 지나서였다. 그런데 그날은 공교롭게도 표절 기사가 D포털사이트의 메인과 오마이뉴스 전체 기사 조회 수 탑10 리스트에서 내려온 날이기도 했다.
--- p.30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요? 작가님이 피해자이지 않습니까? 오마이뉴스가 아무 보상을 하지는 않았지만, 그럼에도 자신들이 한 게 최선이라 생각한다 하더라도 자신들 잘못으로 발생한 피해자가 1인 시위를 하고 있으면 찾아와서 자신들이 부족한 게 없었는지 물어보고 살펴야 하는 게 상식 아닙니까? 최선을 다했다며 농성 중인 세월호 사람들을 방치하는 정부와 오마이뉴스가 대체 뭐가 다릅니까? 오마이뉴스는 정부를 비판할 자격이 없습니다. 작은 잘못조차도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어찌 다른 사람에게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비판할 자격이 있을 수 있겠습니까?
--- p.94
1인 시위를 나오는 사람은 잘못과 실수를 탓하려는 게 아니다.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언제든 사과를 하면 받아줄 준비가 되어 있다. 누구나 실수를 하며 살아간다. 단, 힘과 권력이 강해질수록 실수와 잘못의 영향력이 커지기에 책임을 져야 할 일이 많아지는 것뿐이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실수를 저지르는 것은 선악의 기준이 아니라, 불완전한 인간이란 존재의 문제다.
--- p.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