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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R HUNTER : 별 사냥꾼 -12 -
게시물ID : readers_29687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유나사
추천 : 3
조회수 : 255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9/17 20:35:30

"이걸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겁니까?"

 

공격수 중 하나가 조르도에게 물어온다.

 

그들 앞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금색 미즐과 색색의 다른 미즐들이 한데 어우러져 쌓여있다.

 

여러 색의 미즐들도 상당한량이지만, 절반 이상은 금색 미즐이었다. 조르도도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금색미즐을 보는건 처음이다.

 

"거대 푸른태양에게 금색미즐이 많이 있다고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많을 줄 몰랐는걸.."

 

조르도는 두 번째 푸른태양 사냥이었다.

 

지난 푸른태양에서는 금색미즐을 많이 보지는 못했었다.

 

그런 금색미즐의 절반을 때주려니 아까운 생각이 들만도 했다.

 

"실제로 주는 거라면 정말 배가 아팠겠어!"

 

"이 정도는 놀랍지도 않을 거야!"

 

조르도의 푸념 섞인 말에 산더미처럼 싸인 미즐들을 바라보며 테온이 혼자말처럼 이야기한다.

 

"거대 푸른태양도 이정도의 미즐이 나오는데 그보다 백배일지 천배일지 모르는 검은별의 속에서는 무엇이 나올까? 궁금하지 않나?"

 

빙그레 웃음 짖는 테온이 지난 별사냥들을 떠올려본다.

 

붉은태양을 사냥하던 시절부터 수없이 보아왔던 별의 죽음이었다.

 

횟수가 거듭될수록 별사냥을 하는 방법도 다양해지고 다루는 기술도 늘어났다

 

또 그만큼 받을 수 있는 보상도 커져만 갔다.

점점 커지는 목표물이 거대 푸른태양까지 올라가면서 별사냥꾼 속에 테온의 경력과 명성도 같이 높아져만 갔다.

 

처음에는 버겁기만 했던 푸른별 사냥이 테온에게 모이는 별사냥꾼의 시선만큼 쉬워지기 시작한지도 한참의 세월이 지나고, 구상성단내에 상위권에 속한 푸른별을 사냥하면서 부터였던거 같다.

 

쉬워지는 별사냥과 쌓여가던 희귀원소들이 어느 순간부터 정체되는 느낌을 받았다.

 

더 큰 별들을 찾을 수 없으면 무엇을 사냥해야 하는지에 대한 물음을 자신에게 하기 시작했던 때도 그때쯤 인 것 같다.

 

우주의 운명이란 알 수 없는 것인지, 마르두크가 찾아온 때도 그즈음이었다.

 

마르두크는 노란별의 신이다.

 

검은별의 신이 대부분인 별사냥꾼 팀에 노란별의 신이 함께하는 일은 흔하지 않은 일이다.

 

아니 한 번도 없었다가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왜냐하면 검은별의 신 만큼 희귀원소에 욕심을 내는 노란별의 신이 없기 때문이거니와 별사냥을 하려는 중력의 힘도 검은별의 신보다 한참을 모자라기 때문이다.

 

노란별 신이 그 힘의 차이를 극복하기란 쉽지 않다.

 

푸른별의 신 히타티아의 경우도 굉장히 많은 노력과 연습으로 만든 그녀만의 무예로 검은별의 신들과 대등하게 싸움을 하지만, 실전에 들어가면 결국은 중력의 힘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히타티아가 별사냥에 참여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녀의 탁월한 원거리 공격능력 때문이었다.

하지만 마르두크는 이번 별사냥에 합류하기 전까지 평범한 학자이자 모험가였다.

 

히타티아처럼 무술 수련을 한 적도, 특별한 공격능력 또한 없었다.

 

마르두크는 그저 호기심이 많은 별의 신이었다.

 

어머니태양 안에서 그가 하던 일은 행성 생명체를 돌보는 일이었다.

 

마르두크의 어머니태양은 구상성단의 중심부에 있었다.

 

우주의 시간을 많이 보낸 축에 속하는 마르두크의 노란태양은 부피가 조금씩 커지는 적색거성이 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마르두크는 별의 생애에 대한 연구는 아마도 이러한 어머니태양의 변화를 느끼면서 부터였을 것이다.

 

여덟 개의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 노란태양이 적색거성이 되면 여덟 번째 마지막 행성의 궤도까지 붉은색 태양의 몸체가 부풀어 오르며 거대해진 몸집을 자랑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얼마 후 중력의 통제를 잃은 적색거성의 부풀어진 대류층은 우주 속으로 터지듯이 흩어지고 하얗게 타오르는 핵만 남아 천천히 식어가는 백색왜성이 될 것이다.

 

백색왜성은 더 핵융합을 할 수 없는 무거운 원소들만 남은 쇳덩어리로 그 열기가 완전히 식게 되면 별의 죽음이라 말하는 암흑항성이 되어 우주를 떠돌게 될 것이다.

 

마르두크는 장년기에 접어들기 시작하는 어머니태양의 생명을 더 늘리고 싶었다.

원래 마르두크는 어머니태양의 두 곳의 행성에서 행성 생명체를 돌보는 일을 했었다.

 

그 두 행성 중 한 행성에서 고등생명체로 진화할 때까지 생명체를 키울 수 있었다.

 

그 고등생물체의 삶과 죽음을 보면서, 그들이 신들만큼 오랜 시간을 같이 지낼 수 없는 이유가 궁금했고, 소멸할 때까지 변함없는 신들과 달리 변화되고 진화되면서 끊이지 않는 생명체의 연속성은 궁금증과 경이로움을 그에게 가져왔다.

 

마르두크의 호기심이 왕성해진 건 그때부터였다.

 

그리고 별의 탄생과 죽음 어머니태양의 생에 대한 궁금증을 갖기 시작한 것도 그때였다.

 

자신 또한 별의 에너지를 받고 있지만, 그 별들이 어디서 오고 어디로 가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고 싶었다.

 

그 해답 속에 어머니태양의 노화를 막을 방법도 찾고 싶었다.

 

태양계 안에서 그 해답을 연구하던 마르두크는 좁은 태양계에서는 답을 찾을 수 없다고 결론지었다.

 

그리고는 그 길로 어머니 태양계를 떠나 우주로 나왔다.

 

그렇게 우주를 떠돌며 오랜 시간 이런저런 자료들을 모으고 연구를 했지만 별다른 소득은 없었다.

 

그러던 마르두크가 어느 날 최고의 별사냥꾼 중 하나인 테온을 찾아왔다.

 

"은하의 중앙을 가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마르두크의 두서없는 질문에 고개가 갸우뚱한 테온이었다.

 

"자네는 은하의 중앙을 가본 적이 있는가?"

 

수천만 개의 별이 모여 있는 구상성단 내에서 손꼽히는 별사냥꾼인 테온도 이 구상성단을 떠나 본 적은 없었다.

 

특히나 별빛이 볼록렌즈처럼 뭉쳐져 눈부시게 빛나고 있는 은하의 중앙은 바라만 봐도 경이로운 우주의 중심일 뿐 그곳을 가보겠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는 테온 이었다.

 

"네 가본 적이 있습니다."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었다.

 

놀랍지 않은 듯 자연스럽게 의자에서 일어나 돌아선 테온이 밤하늘의 은하수를 바라본다.

 

"그래 저곳에 무엇이 있던가?"

 

질문을 하는 테온의 음성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하지만 내면 깊숙이에서 전해져오는 짜릿한 감정의 전율은 먹잇감이 우글거리는 커다란 사냥터를 새로 발견한 들짐승과 같이 테온의 몸과 마음을 각성시키고 있었다.

 

"온통 밝은 빛이었습니다. 마치 어머니 태양 안에 품어져 있듯이 눈도 뜨지 못할 정도로 강렬히 밝은 빛만 있었습니다."

 

마르두크는 한동안 눈을 쓰지 못했었다.

 

은하의 중심에는 별빛으로만 가득 차 있어 위아래 오른쪽 왼쪽 할 거 없이 모두가 밝은 빛뿐이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그 밝음은 적응할 수 없었다.

 

마치 짙은 어둠이 배경인 바깥 우주과 반대로 은하의 중앙은 눈부신 밝음을 배경으로 삼는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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