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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괴담] 혹한기장 이야기 3부 (완)
게시물ID : panic_95490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찍어남기다
추천 : 22
조회수 : 1674회
댓글수 : 3개
등록시간 : 2017/09/15 23:18:31
갑작이 몸이 안좋아져서 글이 늦어졌습니다.
바로 시작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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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 이야기한 녀석은 깊은 한숨과 다시 담배한대를 꺼내어 손에 쥐었다..
몇번 라이터를 탁탁 거리더니 이내 불이 붙은 담배를 깊게 빨아 마시고 다시 말을 시작했다.

".....이야기 했지만 저는 그저 볼수있을뿐 그것들을 제압하거나 물리칠 방법은 알지 못합니다. 다만 Y상병님이 바로 잠들었다면 뭔가 일이 
일어날것 같아 주무시러 가는 Y상병님을 잡아 둔것 입니다."

나는 녀석의 말을 전적으로 믿지는 않았지만...꺼림직한 기분은 떨쳐 낼수 없었다. 
녀석의 말에 의하면 그것들은 뚜렷한 정신을 가지고 있는.. 그러니까 평소의 인간에게는 아무 해꼬지도 할수 없다고 한다.
다만 무언가 약간 정신을 놓은 상태.. 잠들기 직전 혹은 너무 힘들어 의식이 흐려지는 지점에서 개입하여 해를 끼친다고 한다.

그것이 환상이든 재앙이든..

"...운이 좋으 셨습니다. 때마침 새벽닭이 울어주었기에 그것들이 물러난것 같습니다."

그리고 바로 이어 기상 나팔소리가 숙영지 텐트사이로 울려 퍼졌다. 그 소리는 마치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선명하게 가르며, 나를 현실세계로
잡아 끄는듯 하였다.

"Y상병님 그냥 오늘 제가 한 이야기는 잊어 주셨으면 합니다. 그저...이번 훈련동안 평소보다 좀더 주의를 기울여 훈련에 임해주시길 바랍니다."

녀석이 말을 마칠쯤.. 기상 나팔소리에 잠에서 깬 전우들이 하나 둘씩 텐트 밖으로 걸어 나왔다. 

기묘한 밤이 지나고 또다시 하루가 시작 되었다.

그리고











녀석이 2중대의 중대장을 묘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을 끝으로 녀석과의 묘한 대화가 끝이 났다.






내가 근무하던 부대는 공병부대로 도하 훈련이라는 다리설치 훈련을 진행한다.
무게가 몇톤이나 나가는 쇠로된 다리를 인간의 힘만으로 설치하는 그 훈련은 내 자신이 운전병이라 다행이라 생각된 경의로울 정도로 무식한 훈련
이었다. 3개의 전투중대가 도하 훈련을 순서대로 진행하는데 지원중대 소속인 우리는 경계근무를 하며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나와 녀석이 다시 근무시간이 되어 같이 근무를 서며 2중대의 훈련을 보고있었다.

"어!"

멍하니 훈련을 바라보던 나는 녀석의 놀란 목소리에 녀석을 바라 보았다. 녀석의 동공은 크게 흔들리며 2중대의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럴리 없는데? 이런 시간에...이럴리...ㄱ"
채 녀석의 말이 끊나기도 전에 [쿵]하는 커다란 소리와 땅에서 지진과 같은 울림이 느껴졌다.

소란스러운 소리와 자욱하게 내려앉은 먼지 사이로 2중대장의 비명소리가 들렸다.
도하 훈련용 다리가 레일에서 떨어져 그 아래 누군가가 끼어 있는 모습이 보였다.

아비규환

딱 그말이 어울리는 말이었다. 나와 우리중대 아니.. 모든 대대원들이 달라붙어 땅을 파내고..다리를 밀어 올리며 밑에 깔린 사람을 구해 내려
움직였다. 검붉게 흘러..아니 쏟아져 나오는 피 사이로 이등병 휘장을 달고있는 아저씨를 볼수 있었다.
그 아저씨는 새하얗게 질린 표정으로 자신의 깔린 다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혹한기 훈련은 그렇게 종료되었다.

나의 마지막 혹한기 훈련은 서둘러 부대로 복귀하라는 대대장의 지시로 참담함을 뒤로한채 복귀하였다.

다행일까? 불행일까? 2중대에 있던 동기의 이야기로는 그 이등병은 발목 아래쪽은 잃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고, 국군 수도병원으로 이송후 
전역 조치될거라고 하였다. 소령 진급을 눈앞에 두었던 2중대 중대장은.. 자신의 성과를 올리기 위해 갓 전입온 이등병에게 무리한 훈련을 강요하였고,
해당 훈련을 처음 받아본 이등병의 호흡 조절 실패와 앞뒤 사람과의 호흡이 맞이 않아 사고로 이어졌다고 한다.

한동안 부내내에서 사고당한 이등병의 부모가 중대장의 멱살을 잡고 뺨을 때리는 장면을 많이 볼수 있었다.

K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때로는 안타까운..혹은 자책어린 시선으로 그 광경을 묵묵히 바라 보았다.

"야..니탓이 아니잖아.. 너도 할수 있는게 없다며?"
내가 위로 아닌 위로를 건내며 녀석에게 말을 걸었다.

"Y상병님...그게...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날 Y상병님께 붙어있었던 머리같은것은 떨어졌지만...그냥 Y상병님에게 붙은 채로 내버려 뒀으면..
이 정도 사고는...나지 않았을수도..있었다고 생각이드니.."

녀석은 울것같은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고마움 반 미안함 반으로 녀석에게 사재담배 한갑을 건내주며, 그저..우연이었다고 니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줄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그날 넌 뭘보고 놀란거야?"
사실 사고직전 녀석이 무엇인가를 본것이 확실했고..나는 어리석게도 그게 뭔지 궁굼했었다.

"제가..그때 머리없는 무엇인가가 바닥을 해집으며 뭔가 찾고있었다고 말했던것..기억하십니까?"
"아..그래 우리 근무지 근처에서 그런걸 봤다고 했지...?"
"네 그렇습니다."

한숨을 크게 내쉰 녀석은 또다시 자책감이 가득한 표정으로 나에게 뒤이어 말해주었다.

"Y상병님과 이야기를 마친직후 그게 굴러서 2중대 중대장의 탠트로 굴러가는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그 [몸]과 [머리]가 만나서...
너무나도 즐겁게 춤을 추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고개를 떨구며 녀석이 말했다.

"춤을 추던 그건 때 마침 울려퍼진 기상 나팔소리와 함께 안개와 같이 사라졌습니다. 다만 사라지기전 2중대 중대장이 텐트에서 나왔고...."
여기까지 말은 마치고 녀석은 조용히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나는 더욱 깊이 물어 보기가 미안해서 더 이상 깊게 물어볼수가 없었다.







전역한지 10년이 지났지만.. 그 일들은 우연의 일치일까? 아니면 녀석이 말한대로 인간의 인지로는 알수없는 무엇인가 커다란 악의로 비롯된 일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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