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나 오늘 생일 이에요
간간히 남아 있는 엄마 카톡에다
엄마 보고 싶은 마음 적어서 편지 썼었는데.
오늘은 가족 같은 사람들이 있는 이곳에다 쓰려구요.
엄마 나 오늘 생일 이에요
오늘 일하다 말고 같이 일하시던 분께서 엄마 이야기를 꺼내셔서
물 흘린 컵처럼 눈물이 쏟아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어요.
서른 하나의 덩치는 곰 같은 내가 그렇게 빨리 눈물을 흘릴 줄 몰랐어요
엄마가 떠난지 8개월 아빠가 떠난지 2개월이나 지났다는 사실에
시간이 참 빠르구나 싶었어요.
남들 앞에서 담담한척, 씩씩한척, 자주 전화 해주시는 외할머니께서
전화 끝에 늘 하시는 말.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살아. 라는 말 잘 지키려고
씩씩하게 지냈는데.
오늘 너무 많이 울었어요.
엄마아빠가 없는 이 집에서 나 혼자 이렇게 앉아 있어요
조금 전엔 외사촌동생 효진이가 케익도 주고 갔어. 집에 혼자 있다고 하면
이모도 걱정하고 그럴까바.
이미 헤어진 여자친구 오는 척 했어.
그래서 케익은 내일 친구들 만나서 키려구
엄마 난 잘 지내고 있어.
다행히 누나 신혼집이 집 근처라 누나랑 매형이랑 가끔 만나고 그래.
그래도 집에서 눈을 감을 때면 내가 혼자 라는 사실이 믿겨지질 않아.
이대로 내 삶이 끝난대도.
내가 가진 모든 재산 누나가 내 조카 잘 키우는데 쓸 것 같기도 해서
안심이긴해.
이대로 내 삶이 끝난대도.
엄마랑 아빠랑 내 걱정에 천국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 같아서
크게 무섭지가 않아.
엄마 나 오늘 생일 이에요.
회사에서 마침 미역국이 나와서 미역국은 먹었어 엄마 걱정 하지마
엄마 생일. 내 15살 때 그때 처음 미역국 끓이고 지금 조리사 7년차인데
이젠 미역국을 끓여줄 엄마 아빠가 없다는게 내 마음을 아리게해
그래도 걱정 하지는 마.
아직 삶의 이유를 못 찾았지만
엄마가 궁금해 할 엄마 손녀딸 어떻게 크고
얼마나 예쁘고, 얼마나 귀엽게 커갔는지.
내가 다 이야기 해줄게.
오늘 꿈에 아빠랑 손잡고 나와줘.
나오기전에 아빠 혼내주고 나와 내 대신에
그리고 꿈에 나올 때면 엄마 아플 때 모습 말고
아프기 전에 뚱뚱할때 그 모습으로 나와줘
그게 엄마는 예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