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왕따 이야기라고 해서 걍 한 번 봐 볼까 하고 봤다가 여자 주인공이 너무 매력적인데 자살 했다고 나와서 왜 이런 애가 자살했지? 이렇게 매력적이고 활달한데. 게다가 따돌림? 이러면서 보기 시작.
자살한 해나 베이커가 왜 자살했나 녹음한 테잎(요즘 같은 시대에 참.. 이해가 안되는 설정)에 이유가 한 명 한 명 나옴. 주인공인 클레이도 그 원인 제공자이지만 자살한 여주와 가장 친하고 감정적으로 맞닿아 있는 인물. 그래서 클레이가 도대체 무슨 큰 잘못을 했는지 궁금증을 불러일으키게 하지만 별 거 없다는 게 가장 큰 결점 내지는 실망감을 안겨주는 포인트.
안 그래도 죽은 친구에 대한 책임과 부채감에 시달리는 주위 친구들에게 자살의 원인을 돌림으로써, 결국 한 명이 권총 자살을 시도하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오는 스토리가 그닥 맘에 들진 않음. 통계를 보면, 자살자의 주위 사람들은, 평소에 살아있는 동안 혹은 죽기 직전, 자살자에게 더 잘 대해주지 못했거나 죽음을 막지 못한 죄책감에, 삶이 망가지거나 자살을 시도하는 극심한 후유증을 겪는데, 이 작품에서는 죽은 이유가 바로 너 때문이야 라고 대놓고 따지니까... 어떻게 보면 정말 미친 극악의 스토리임. 아무리 피해자 입장에서 보려고 해도 이건 최악의 설정인 듯.
실제 여주를 결정적으로 절망에 빠뜨린 인물은 따로 있는데... 아무리 성폭행 피해자에게 손가락질을 하면 안 된다지만, 친구가 성폭행 당하는 걸 목격하고도 그 가해자 집에 파티한다고 쪼르르 가는 것도 정말 이해가 안 됨. 드라마 마치고 제작의도가 나오는 특별영상도 봤지만, 제작 의도가 스토리에 잘 녹아들진 않은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