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아버지와 작은아버지는 일란성쌍둥이십니다.
그리고 작은아버지께는 저와 똑 닮은 아들이 있었죠. 저보다 한 살 어린...
각자의 아버지를 닮았으니 동생과 저도 서로 닮았겠지요.
한 살 차이지만 동생은 어릴때부터 형아야~하면서 저를 참 잘 따랐습니다.
비록 한 살 위의 형이지만 그저 좋아서 졸졸 따라다니던...
비슷한 시기에 입대해서 전역 후 술 한 잔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헤어졌는데...
한 달쯤 뒤에 작은아버지의 전화...
ㅇㅇ가 죽은 것 같다...
첨엔 이게 무슨 말씀이신가... 했습니다.
사촌동생이 바다에 빠졌는데 아직 못 찾고 있다고 하시더군요.
학교에 있다가 정신없이 남해로 내려갔는데
충혈된 눈의 작은아버지께서는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계셨습니다.
또 하루를 견디고 또 기다리고...
수색하시는 분들이 식사하시는 모습도 야속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때는 그랬습니다.
닷새만에 동생이 뭍으로 올라왔습니다.
동생이 돌아오자 기다렸다는 듯 하늘도 울더군요.
그리고 동생을 끌어안고 우시던 작은아버지...
쏟아지는 비보다 더 서럽게 우시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그래도 돌아와줘서 고맙다며...
자식을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지요.
그 울음소리에 정말 세상이 무너질 것 같았습니다.
급한 마음에 야속하기까지 했던 수색대분들께 한 분 한 분 찾아다니며
우리 동생 찾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렇게 마지막 한 분께 인사를 드리고 돌아서니...
저도... 무너지더군요.
살아서 이 비를 함께 맞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함께 했던 시간들,
함께 하지 못 했던 시간들
그리고 함께 할 수 없는 시간들...
그 함께 할 수 없는 시간들이 쌓이고 쌓여 벌써 20년이나 쌓였네요.
앞으로 또 몇 십년을 쌓아서 나중에 다시 만나면 이 세월을 동생이랑 다 풀어냈으면 합니다.
베오베의 실종된 아들을 찾은 아버지의 글을 보니..
문득 먼저 간 사촌동생이 생각나서 적어 봤습니다.
오늘 따라 사무치게 그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