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친구가 없으므로 음슴체. 이 이야기는 내가 5년 전에 서울에서 겪은 일임.
필자는 부산에서 태어나 26년을 살다가 직장을 전남의 섬으로 가게 되어서 거기서 6년 정도 살게 됨.
솔직히, 부산에 살 때는 대중교통을 타고 다녀서 불편한 줄 몰랐고, 섬지방에 와서야 대중교통이 엄청 불편함을 느꼈음.
그렇게 살다가 어떠한 일이 있어 서울의 더-k호텔에 잠시 가게 되었고, 거기서 외국인을 만나기로 되어 있었음.
그런데, 이 외국인이 양재역에서 내렸는데 택시를 못잡겠다고 나한테 데리러 와줄 수 있냐고 전화를 함.
이 말 들었을때, 직감을 했어야 하는데 촌놈이었던 나는
'아니, 이렇게 교통시설 좋은 서울에서 택시 한 대를 못 잡아서 나한테 전화를 하는 이유가 뭘까?' 이라고 생각하게 됨.
어이가 없었지만, 알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음.
그리고 밑으로 내려가 호텔 프론트에서 택시를 불러달라고 말을 하려고 했는데, 그 때 마침 프런트도 엄청 바빠보였음.
괜히 프론트에 있는 사람들 더 바쁘게 하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에
'호텔 밖에 나가서 걷다보면 택시가 잡히겠지' 하는 생각으로 쿨하게 호텔을 나옴.
그리고 여기서 지하철 2정거장 거리라고 들었기때문에 택시를 굳이 타지 않더라도 걸어갈 수 있는 충분한 거리라 생각했음.(이게 재앙의 시작임.)
그렇게 룰루랄라 도시 구경을 하면서 비오는 날 양재역을 향해 걸어가는데 차량은 커녕 사람이 보이지 않음.
이 때부터 뭔가 느낌이 쌔해서 우산을 들고 뛰기 시작했음. 뛰다보니 양재 시민의 숲 역이 보였음.
그리고 이때부터 차량과 사람이 갑자기 많이 보이기 시작했음.
그래서 지나가는 택시를 잡을려고 손을 흔드는데, 응? 모든 택시들이 다 그냥 지나감.
너무 어이가 없었음.(참고로 다 빈택시들한테만 손을 흔듬.) 그러다가 한 택시가 멈추더니 어딜 가냐고 물어보길레 양재역이라고 함.
그런데, 이 택시 기사님이 그냥 가버림. 어이 없음과 분노가 동시에 일어나 내가 저 택시보다 먼저 양재역에 도착해보겠다는 생각이 듬.
그리고 그 때부터 우산을 접고 미친듯이 뛰기 시작함.
결국 양재역에 도착해서 기다리는 외국인을 만남. 그런데 막상 가서 보니 외국인이 택시를 못 잡는 이유를 그 때 깨달음.
거짓말 하나 보태지 않고 양재역 근처에서 택시 잡을려는 사람이 엄청 많았음. 정말 택시타려는 100명에 택시는 10대? 그 정도 비율이었음.
필자에게도 엄청난 문화 충격이었음.
결국, 지나가는 택시 앞에 달려나가서 붙잡고 호텔로 돌아옴.
서울에 택시 그렇게 많은데, 택시를 못 잡는 경험을 해보니
정말 밤 늦은 시간에 번화가에서 택시 탈려면 정말 각오를 단단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듬.
그리고 왜 사람들이 택시한테 따블!!을 말하는지 이유를 알 것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