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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후에 오는 것들. #6
게시물ID : lovestory_83308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쟌느
추천 : 2
조회수 : 443회
댓글수 : 0개
등록시간 : 2017/09/11 21: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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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글
  “오빠, 새치가 왜 이렇게 많아? 일로와, 어머머머 세상에
그녀와 내가 몰랐던 사이에 시간은 흘렀고 나이듦의 열매처럼 새치가 하나 둘 올라오고 있음을 모르고 있었다. 이따금씩 그녀는 다리에 나를 눕히고 새치를 뽑았다. 그녀에겐 수확의 기쁨과 나의 움찔움찔하는 고통이 즐거움이라했다. 나의 고통에 수반하여 그녀는 즐거워했고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 지도 모르게 흘렀다. 까만바지에 수북하게 올려진 새치만큼이나 그녀는 나를 생각했으리라 생각했었다. 좋아한다. 사랑한다는 말보단 그런 행동들이 더 좋았다. 그럴때마다 그녀는 내게 수더분한 미소를 남겼다.
  내 생에 처음으로 염색을 하며 괜히 씁쓸하다. 처음으로 하는 셀프 염색이라 대견하기도 했지만. 참 잘했지만. 정말 마음에 드는 것 같지만.
 

  평소와는 다른 모습과 생각으로 지냈다. 미처 채우지 못한 공백들마저도 뒷전이었다. 하고싶은걸 꼭하려고 노력했고 평소 보지못했던 거리가 좀 있던 친구들도 만났다. 너는 알지 못하는 지난 이야기, 너와 내가 교집합이었던 시간보다 더 먼 그 시간들을 얘기하며 애써 함께였던 시간들을 밀어냈다.
요즘은 어때?” 하면
그냥 잘지내. 일이 바빠서 힘들지만 그래도 할만해.” 한다.
다른 재밌는거나 좋은 소식은 없어?” 하면
그냥 요즘은 평범하게 잘 지내는 것 같아.” 한다.
  그런 말들을 하고 헤어져 집에 오는 길, 정말 그냥 잘지냈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을 한다.
 

  오랜만에 보는 오랜 친구를 만나 이런 저런 얘기도 하기 전에
괜찮아?” 하는 친한 친구의 물음에
.” 하며 짧은 대답을 하고
진짜 괜찮은거야?” 하는 두 번째 물음엔
아니.” 라는 대답을 했다.
그래.” 하는 짧은 대화.
  별 대화도 없다. 그냥 게임을 하며 맛있게 밥을 먹으며 일상을 얘기하고 회사얘기를 하고 그리고 헤어질 때엔 힘내.” 한 마디 듣고 끝난다.
  지난 시간에 비례하여 통장엔 돈이 쌓이지만 뭔가 이룬건 없었다. 항상 새롭게 결심해오는 다이어트도 어릴적엔 꾸준히 해오던 독서도 취미로 하고 있던 그렇게 좋아하던 게임의 랭크업도 하나도 쌓아지는게 없었다. 쌓이는 돈에 비례하여 무너지는 느낌이었다. 한가지 다행인 것은 아직 잊지 않고 꾸준히 맨몸운동을 한다는 점, 한페이지 두페이지 조금이나마 책을 읽으려고 노력한다는 점. 그전엔 습관처럼 휴대폰을 보는 것도 너를 찾는 것도 이제는 많이 줄었다. 흥미있고 재밌는 부분이 있으면 메모하고 기록했다. 그건 이제 네게 이야기 할 수 없음일까?
 

  요즘은 때때로 너를 만나기 전의 나는 무얼했을까 하며 생각한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생각나는 것이 있다면 일단 시작했다. 그 속에서 그때의 나를 만나고 그때쯤 내가 무엇을 좋아했는지 알게되고 그 행동들은 작게나마 내 안에서 해우소가 되어 우울한 기분을 풀고 나를 달래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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