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 즈음이 되면 책이 잘 안 읽혀서 아...가을이 됐구나!! 합니다. 가을이 되면 책 읽는 속도도 줄고 권수도 떨어지고 읽고싶은 맘도 몹시 침착해져요. 이건 꼭 읽어야만 해!!!라며 눈빛을 반짝이는 일도 가을에는 잘 없어요. 책을 많이 읽는 계절은 오히려 여름, 겨울입니다. 녹아내리거나 얼어붙지 않기 위해 열심히 책을 읽습니다. 가을 독서는 사색을 가장한 정신놓기가 절반 정도 차지하는 것 같아요. 올해도 지나가는구나, 다음해 다이어리는 사야하는 걸까, 올해 계획했던 독서권수 못 채우겠는데 포기할까 힘내볼까 이런저런 생각들로 맘에 북적거리고 책보다는 독서시간 간식으로 챙겨두는 쿠키나 초콜릿에 빠져듭니다. 며칠 전에 꽤 맘에 드는 과자를 찾아내서 리더기를 저 멀리 밀어두고 이 쿠키는 커피보다 홍차가 어울리겠다, 냉동실에 넣으면 더 맛있겠다며 쿠키에 대한 연구 시간을 가졌어요. 전 책을 읽으면서 커피나 홍차를 마시는데 이게 꽤 오래된 습관이에요. 여름에는 맥주도 마시고, 겨울에는 데운 술이나 양주같은 것도 마셔요. 훗..책 읽다보면 등장인물들이 뭔가 마시면 저도 대충대충 준비해서 비슷한 걸 마시고 싶은 따라쟁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같은 음료를 담은 작은 컵을 들고 책을 읽으면 소설 속 공간의 방구석에 쪼그려앉아 (전 안 보임!!) 그들을 바라보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좋아했는데...쓰다보니까 그 등장인물 입장에서는 방구석 귀신같은 느낌인 거 같네요 ㅡ.,ㅡa 얘, 무서워 할 거 같기도 하고... 어쨌든 얼마전엔 하루키 소설 읽고 위스키 한 병 살 뻔 했습니다. 살지도 몰라요 ㅎㅎ 리더기로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독서 시간 간식이 엄청나게 다양해졌어요. 책에 과자부스러기 뭍는 간식은 절대 먹지않고 컵이나 잔에 간단히 마실 수 있는 음료만 마셨는데 리더기는 뭐...더러워져도 알콜스왑으로 싹싹 닦으면 되니까 바싹바싹 과자, 바스라지는 버터쿠키, 기름 잔뜩 감자칩도 이제 자유롭게 먹을 수 있어요. 요즘 독서시간이 왠지 간식이라기에는 무겁고 식사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가 되어가고 있어요. 책을 읽는데 간식을 먹는건지, 간식 시간이 길어져서 심심하니까 책을 읽는건지 혼란스러워지고 있어요. 문득 다른 분들은 독서간식으로 뭘 드실까 궁금해져서 글 써봅니다. 엄청 맛있는거면 저도 따라해보고 싶어서요. 따라쟁이입니다 ㅋㅋㅋ 그리고 책 속의 요리같은 거 만들어 보신 적 있는지도 궁금하고... 전 있어요. 많아요. 맛은 헤헷...수줍은 맛이지만 나날이 나아지고 있어요. 요즘은 먹을만큼 만들어요 :-) 그러고보니 하루키 소설 속의 음식은 요리책으로도 있잖아요. 개정판이 예쁘게 나와서 한참 보고있다보니 하루키 책도 다시 읽고싶어지더라구요. 그러고보니 맛있는 음식이랑 음료, 차 그리고 커피 나오는 책 참 많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