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아이돌이 오늘로 데뷔 21년차. 21살이 되었다. 별로 길었다고 느껴진 시간은 아니었는데 돌아보니 이렇게 멀리 와있었다.
나에게 아이돌이란 나의 살아있는 반짝이던 시절같아 늘 변하지 않고 푸르르길 바랬던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지난 21년간 나는 어린이에서 청소년이 됐고 학생이 되었다가 아가씨도 되었고.. 아줌마도 되었다.
나는 이렇게 달라져놓고 그 어떤 대상에게 나의 반짝이던 시절을 강제로 투영해 놓고는 나의 아이돌에게는 꼭 그것을 변치않고 지켜주길 바랬나보다.
분명 나의 아이돌들이 내 인생에 전부였던 시간들이 있었다. 지금은 나의 일상과 현실에 그 자리를 거의 다 내주고 나는 그런 대상이 있다는 생각조차 잘 하지 못하고 평범하고 빠르고 조용하고 복잡한 일상을 지낸다.
그러다.. 어쩌다 가끔 하루.. 우연히 지뢰를 밟듯 나의 아이돌들이 내 일상에 들어오는 날이 있다. 그럴때마다 어쩐지 행복하면서도 미안하고 기쁘면서도 화가난다. 내가 이렇게 다이나믹한 감정을 가졌는지 놀라울 정도로! 그러면 그게 또 어쩐지 15세 무렵의 내가 튀어나온 것 같아 그건 그거대로 가슴뛰는 기쁨이 있었다.
나는 그동안 내가 너를 반짝이게 했다고 착각했던 것 같다. 오늘은 좀 생각을 바꿔봐야겠다. 지난 긴 시간동안 나를 반짝이게 해줘서 고마워요! 나의 아이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