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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 물려 넘어지신 후 반신마비 된 아버지. 걱정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게시물ID : menbung_52983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양파까기인형
추천 : 19
조회수 : 1228회
댓글수 : 26개
등록시간 : 2017/09/07 12:07:36
진심어린 조언과 걱정 감사합니다.
어찌할지 몰라 인터넷에 조언을 구하고자 올렸고, 많은분들이 걱정해주시고 조언해주셔서 그대로 했습니다.
일단 아버지 경과 말씀드릴게요.

월요일 사고나시고 응급실 오셨다 바로 중환자실 가시고
그날 저녁은 괜찮았지만 밤 사이 출혈량이 늘어
화요일 오전 수술 들어갔습니다.
수술은 4시간 걸렸고, 무사히 잘 마쳤습니다.
수술 후 3시간 뒤 눈은 뜨셨고, 의식은 없으셨습니다.
수요일 오전 중간면회때 엄마를 알아보시고 말도 하셨어요.
언어에 무리가 갈거라던 의사선생님 말과는 다르게
말 잘하셨습니다. 우리 아버지.
상태가 급격히 호전되어
저녁 면회때는 물도 한 모금 드시고, 그날 밤 일반병실로 옮겼습니다.
어머니는 충격이 크신것 같습니다.
그 누구보다 신사같던 우리 아버지.
자꾸 담배피려 가야된다며 라이터를 찾는 아버지.
일어나려고 하고, 수술을 했다는걸 인지를 못하십니다.
본인 남편 안같다며, 수술때도 자식들에게 강한 모습만 보이시던 어머니가
눈뜬 아버지를 본 이후 울음을 참지못하시네요.
형과 저는 우리라도 기운차리자며 좋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당연한 수순이라 생각하고 눈 뜨신거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어린아이 같이 떼를 쓰고 화를내고 자꾸 라이터를 찾으시는데
날이 갈수록 나아질거라며 환자에게 현실인지 시켜달라고 하시더군요.
그래도 남들보다 회복속도가 빠르다며 긍정적으로 생각하셔도 될거같다는 의사선생님.
아버지 살려주셔서 감사하다고 인사드렸습니다.
수술비는 그 동안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들어놓았던 보험회사에서 지급된다고 합니다.
중간결산은 우리가 하고, 나머지는 보험회사에서 나오는걸로 되더군요.
물론 중간결산한 부분도 추후 보험처리가 되고요.
해운대 백병원에서 수술 후, 회복기간과 재활치료까지 모두 마치려고 생각합니다.
이 상태면 2년정도로 긴 시간을 잡고 재활만 꾸준히 하면 아버지 일상생활로 복귀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지금도 오른쪽은 아무것도 쓰지 못하십니다.
재활치료를 통해 어느정도 회복할거라 굳게 믿습니다.

형사건은 어제 다 접수하였고, 민사는 추후 형사건 이후로 진행하려 합니다.
주차장 앞에서 넘어지셔서 근방 CCTV확보 후 사본 받아놓았고
(저희끼리 가니 법적으로 공개가 안되다고 해서, 형사분 연락 후 대동하여 같이 갔습니다. 메모리를 넘겨받는것은 안되다길래 그 자리에서 형사님이 다시 CCTV화면을 촬영하였고, 촬영분을 저희가 받았습니다.)
가해자가 수차례 저희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모든 연락을 거절하고
병원까지 찾아온 사람들 그냥 돌려보냈습니다.
그 사람 인생이 내 인생인데, 당신들은 지금 두 사람의 인생을 망친거라며 울분을 토하시던 어머니.
화가 나서 아무말도 안나오고 억울하고 속상해서 아무것도 보기싫으니 제발 가달라고, 그렇게 그 사람들 병원에서 쫓아보냈습니다.
일단 병원에는 어머니가 계시고, 당연히 저 역시 개인사업을 하는 중이라, 병원에서 당분간 살며 일을 볼거같습니다.
형은 서울에서 준비하던 사업 잠시 멈추고 부산으로 내려와 있을예정이고
지금은 경찰서와 법원그리고 변호사 사무실 다니며 자문 구하고 있습니다.
삼촌이 지금 가해자측 재산 가압류에 대해 알아보고 있으며(만일을 대비해서 입니다.)
저희가족 다시 똘똘뭉쳐 잘 버텨나가고 있습니다.
최악이 아니면 최선이라고, 지금은 아버지 눈 뜨신거에 너무나 감사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사고현장 나가면 아버지 핏자국이 남아있습니다.
주차장 관리인분께서 혹시 몰라 사진도 남겨놓으셨더군요.
여러분을 포함한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도와주셔서
무사히 잘 처리될거라 생각합니다. 
형은 법쪽으로 알아보고, 저는 아버지 재활치료 쪽으로 알아보고 있습니다.
어젯밤 어머니가 그러시더군요.
아들 둘이나 있어 너무나 행복하다고, 그런 어머니 앞에서 강한 아들이 되려 합니다.
감사합니다. 추후에는 멘붕게시판이 아닌, 시원한 사이다 게시판으로
재판결과 가지고 오겠습니다.

아버지. 그 동안 바쁘단 핑계로 함께하지 못해 너무 한스럽습니다.
지금부터는 아무리 바빠도 우리 가족이 최우선이고, 제일먼저입니다.
어서 일어나셔서 아버지 좋아하시는 제주도 가봐요.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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