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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시간 내내 간택송 부르던 아가냥이
게시물ID : animal_187201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어부박씨
추천 : 20
조회수 : 1816회
댓글수 : 21개
등록시간 : 2017/09/06 00:34:15
비가 많이 내리던 지난 여름, 엄마냥이와 두 아가냥이가 집 창문 바로 앞에 화단에서 비를 피하고 있었어요.

예쁘고 애잔한 마음에 쫓지 못하고 창문 하나를 사이에 둔 동거가 시작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엄마냥이가 자취를 감추었어요.   
아가냥이가 석달쯤 되어서 독립을 시킨 건지
길에서 고단한 삶을 끝낸건지 알 수 없지만 
아가냥이 둘은 여전히 자주 화단에서 시간을 보냅니다. 
풀 숲에 숨기도 좋고 나무 스크래쳐도 있고 좋은 서식지가 되었죠. 
  
어린 것이 안쓰러워 집에 기거하는 뚱냥이 사료를 간간히 나누어 주었어요. 주에 한 두번쯤이나 되려나...
그럼 앙냥냥 하면서 잘 먹는 것이 기특하였는데.....

오늘 사단이 납니다. 
오랜만에 왔길래 몇개 나누어준 고양이 멸치를 먹고 나서는 엄청 마음에 들었나봐요 ㅠㅠㅠㅠ
두 시간 동안 삐용삐용 울어재끼는데 집 주인님은 비상사태가 되고ㅠㅠ 
어린 것은 성묘 둘이 내려다보며 하악질을 해대는데도 냥썅마이웨이 ㅠㅠ

지금 집에 도저히 세마리는 감당이 되질 않아서
저리가 쉭쉭 하고 위협도 해보고 나가서 발도 굴러보고 해도 요지부동이예요. 
오히려 저리가! 하면서 손을 휘저으니 잡으려고 되려 짬푸를 합니다. 결국 타는 속으로 간택송을 듣고만 있었네요.

딱 창문 하나 사이의 평온한 동거가 좋았는데,
어린 것이 너무 애타게 간택송을 불러서 ㅠㅠ 마음이 산란하네요. 
더 해줄게 없으니 모른 척 하는 것이 맞겠지요. 

부디 녀석이 더 좋은 집사를 간택하기를, 길에 있더라도 겨울까지 잘 넘길 수 있기를 마음으로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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