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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게시물ID : readers_29506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물탄쏘주
추천 : 3
조회수 : 292회
댓글수 : 2개
등록시간 : 2017/09/05 01:54:30
자격증을 위한 1학기가 끝나고.. 온몸이 누더기마냥 너덜거리며 아프기만 한 와중에도 이 귀한 휴식 2주를 그냥 버릴 수 없다며 지친몸을 이끌고 도서관에가서 기어코 책을 대여했다.

책을 읽을만한 시간은 충분치 않았다. 벼르고 별러 대여한 문재인의 운명 책도 겨우겨우 읽었다. 설민석의 조선왕조실록 책도 추가 대여했다. 남편이 한숨을 쉬었다. 읽으려고 빌린거 맞냐고.

팍팍한 살림과 흉흉한 세상의 콜라보가 내 마음을 딱딱하게 만든건지 어쩐건지 감상적인 소설따위는 그닥 읽고싶지 않았다. 내일모레 도서반납일을 앞두고 그냥 반납할까 하다가 지친 몸뚱이로 힘들게 검색하고 자전거타고 힘들게 대여했던 정성이 아까워서 한페이지만 읽어보자 해서 읽어봤고. 이게 그 책이었어? 하며 단숨에 읽어내렸다.

애엄마가 되고나니 세상 모든 새끼의 이야기는 다 내 새끼 일 같고 와닿고 먹먹해진다. 그게 조로증에 걸린 조숙하고 현학적이고 웃기는 자식이길 원하는 죽음을 앞둔 한 아이의 이야기일지라도 말이다. 소설로써 흥미롭게 읽어도 되는것을 그 아이 부모에 꼭 빙의해서 읽게되고 이것이 눈물샘 트리거가 되어 또 한참을 훌쩍이게 만든다. 이쯤되면 병이다.

조로증이라는 질병에 함몰되지 않은 무척이나 영민한 늙은 자식 한아름. 그 어린아이가 급하게 흐르는 신체의 시간에 정신의 시간을 맞추고자 쌓아온 엄청난 지식의 양은 정말 대단했다. 이 아이가 아프지만 않았더라도 한 인물 했겠다는 생각이 끊임없이 들었다. 이런 한아름과 모든면에서 반대되는... 아는것 없고 순수하기만 했던..어린부모가 되버린 최미라. 요샛말로 리틀맘이 병까지 있는 아이를 키우다보면 위축될 수도 있는데 그런게 전혀 없이 당당한 ㅅㅂ미라는 정말 멋졌다. 그리고 안쓰러웠다. 아버지 한대수. 어린 한서방. 철없는 한대수. 그래도 아버지 한대수. 경제적능력도 머리도 없지만 역시나 주눅들지 않고 내 아이를 위해 당당한척이라도 할 수있는 그 부성 역시 너무 좋았다.

사실 소설 속 등장인물들의 마음들이 다 너무 좋았다. 장씨 할아버지도.  채승찬 아저씨도. 그리고 한아름의 첫사랑 이서하도. 이렇게 모든것이 덤덤한 산들바람마냥 다 좋은데 한아름의 병세만 안좋은 것이 너무 슬펐다. 그런데 한아름은 눈물이 가득해야 할 마지막까지도 기어코 슬픈웃음이 나오게끔 만들었다. 사랑스러운 17세 그 자체였다. 

소설따위 안보겠다고 해놓고선 3시간만에 속독. 이제 나는 인문서나 자기계발서나 보게되는 줄 알았는데.. 감정이 메말라졌다 생각했는데 역시 본성은 어디안간다. 도깨비 빠순심은 말랑말랑 감정에서 비롯된다. 이렇게 즐겁게 슬프게 행복하게 읽었음을 기록하고 싶어 말도 안되는 감상문을 끄적인다. 점수로 치자면 10점만점에 6점. 소설에 대한 적극적묘사가 부족함.  
출처 잠을 제때 자야 건강해지거늘 공진단 백번 먹어봐야 의미없다 자야지.

두근두근 심장병이 있는 소년은 심장이 뛸때마다 사랑의 착각에 빠지는걸까. 두근두근 내인생은 설레임일까 병세로 인한 고통인걸까 아님 그냥 그 기록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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