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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ID : freeboard_1623134짧은주소 복사하기
작성자 : 낮에도병나발★
추천 : 6
조회수 : 416회
댓글수 : 1개
등록시간 : 2017/09/04 03:53:43
10대부터 탈모가 와서, 지금은 모자 없이는 밖에 돌아다니지를 못합니다.
2차성징이 시작될 무렵, 중학교 입학과 동시에 머리를 짧게 깎아야 했고, 처음으로 머리를 짧게 밀고 학교 갔던 날, 반 전체 친구들이 내주위로 몰려들어 수근대고 웃어대던 그 날 이후로,
제 인생은 모자 그늘 밑으로 가라앉았습니다.
모자를 쓸 수 없었던 중 고등학교 6년 내내, 친구를 제대로 사귀지도 못했고, 내 뒤통수는 항상 수근대는 말들로 바람 잘 날이 없었습니다.
같은반 동기에게 심한 놀림을 받거나, 싸우는 일이 있을 땐 늘 제 머리채를 잡고 놀리듯 협박했습니다.
"니 한번만 더 개기면 그나마 남은 머리 다 뽑아버린다."
그 뒤로 자살기도도 많이 했고, 스트레스에 늘 시달렸습니다.
성인이 되고 아르바이트를 해도, 꼭 모자를 쓰는 곳만 골라서 가야했습니다.
모자를 벗는 순간 전 면접 탈락이었으니까요.
주변에서는 용기내라는 입발린 소리뿐이었고,
겉핥기 뿐인 위로만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나를 항상 위로해주던 친구가 커뮤니티 사이트에 올린 글을 보고, 그 순간뒤로 저는 세상에 문을 닫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앞에서는 나를 위로해주고 용기를 주던 그 친구가, 탈모인을 조롱하며 비웃는 글을 썻더군요.
세상에 없어져야 할 종자라느니, 유전자를 말살시켜야 한다느니, 등등...
그냥 살 이유가 없어졌네요.
남들 다 하는 염색도 못하고, 파마도 못해보고, 왁스도 한번 해보질 못했네요.
그 친구가 이 곳도 자주 방문하니, 한마디 적어봅니다.
친구야. 내가 만약 지금 이 순간부터 세상에서 사라지면,
그건 다 너 때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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