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이자 1421일의 여정은
모든 것을 헌신하던 마음은 배신당했고
힘든 고난 이겨가자던 사랑은 분노로 바뀌었고
남은 것은 배신당한 상처뿐
현재를 같이하고 싶었지만
언제나 미래만을 바라보고 있었고
말라비틀어져 죽어가는 현재속에서
힘든시기에 있는 사람 버리는 거 아니다는,
의리인지 아니면 모질지 못 한 마음인지 모르는
한가닥 아슬아슬하고 위태하게 이어져있었는데
여전히 미래만 바라보며
장밋빛 미래가 올 경우 나의 이러이러한 점이 안맞으면
우린 힘들거 같으니 내가 맞춰야 한다는 너의 말에
위태롭게 붙잡던 실이 툭 하고 끊어져버렸다
드라마같은데서나 볼법한
힘들 때 함께 한 사람을, 성공하니 버리는 것
아니 심지어
현실은 성공도 못하고 여전히 어둠에서 웅크려 있는데
성공 하기도 전에 바람만 잔뜩 들었다
내가 힘든 시절 옆에 있어줬기에 여전히 널 못 놓던 내 마음은
어느새 너에게는 갑질의 수단이 되어버렸고
너가 그토록 말하던 장미빛 미래에서
더 이상 나는 너의 옆에 없게 됐다
언제나 보다 나은 미래에서 함께 하자며
현재를 희생시켜왔건만
미래 자체가 사라져버렸다
예전에는 나를 위해 헌신했던 너였는데
시간이 지나서일까 나빠지는 환경 때문이었을까
어느 순간 내가 우선 순위에서 밀려나는 게 보였는데
그럼 나도 우선 순위에서 너를 내릴 걸 그랬나보다
첫사랑이기에 이별도 처음이다
보고싶거나 그립다는 감정보다는
이제 정말 끝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힘들게 억지로 버텨오던게 끝이 났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너가 미래로 미루던 탓에 함께한 추억마저 희미해진
20대 청춘의 나날들
배신당한 헌신에 대한 분노
주기만 하고 받지 못 한 일방적 관계에 대한 원망들이
뒤섞여있다
눈물은 흐르는데
나에 대한 연민으로 슬퍼진다
너는 분명 좋은 사람이었고
나와 비슷한 아픔을 가지고 있고
나의 결점을 받아주고 이해해줬다
그래서 내가 모든 마음을 바쳐 너를 사랑했다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시기여도 같이 이겨내고 싶었다
어떻게든 너를 놓지 않고 싶었다
하지만 그 마음이 배신당하자
더는 버틸 수가 없었다
미래만을 바라보던 첫사랑은 그렇게 끝이 났다
너와 함께 1421일을 지내며 나도 나이를 먹고
나의 전장이 생겼다
이제 나는 현실을 살아갈래
곧 다가올 전장을 맞이하기 위해서라도
두 발 딛는 현실을 살아갈 것이다
안녕 내 첫사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