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장의 포스터는 한국 과학기술사에 흥미로운 공부거리를 던져줄 것이다. 40대의 한 젊은 과학기술자가 길고 긴 겨울 탄핵을 바라던 이들의 소원으로 탄생한 정권의 중소벤처기업장관이라는 막중한 자리에 내정되었다. 그 정부의 인사는 어제나 파격적이었고, 사람들에게 희망을 안기고 있었다. 하지만 그 젊은 교수가 근본주의 기독교의 적폐인 창조과학에 깊숙히 몸을 담궜고, 자신의 신앙과 학문을 구분하지 못했으며, 나아가 이 새로운 정부가 적폐로 규정했던 낡은 독재정권을 찬양하는 뉴라이트 역사학자를 기계공학과 정기세미나에 초청해 강연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문재인 정부가 장점으로 내세우는 인문학적 성숙이, 결코 과학기술에 대한 성숙한 관점을 제공해 주지 못한다는 엄중한 현실을 우리 앞에 던져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