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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제 결혼한 지 1년을 향해 달려가는 아직은 신혼부부입니다.
빠르게 음슴체 갈게요. 양해부탁드립니다.
신랑이랑 나는 작년 11월에 결혼함. 그러나 작년 5월부터 동거하였으므로 같이 산지는 1년이 넘었음.
신랑 너무너무 착하고 순둥순둥하고 내 말이라면 껌뻑 죽음.
가끔 머슴모드 장착으로 큰 웃음도 선사해주심. 정말 너무너무 좋은 사람임.
그런데 딱 한가지 서운한게 있음. 왜 그런 로망 있지 않음? 퇴근길에 떡볶이 사와서 같이 먹자~ 하는 그런 거.
지나가다 그냥 생각나서 주워왔어. 이런 거... 이게 없음. 전반적으로 이런 부분이 매우 결여되어 있음.
나도 꽤나 무뚝뚝한 여자고 저런 부분 외에도 신랑에게는 좋은 점이 넘쳐나기 때문에 그냥 저냥 지냈음.
그런데 얼마 전에 터졌음.
신랑이랑 나랑 생일이 얼마 차이 안남. 내 생일이 며칠 더 빠름.
물론 우리 만나고는 2번째 생일이지만 결혼하고 첫생일이었음. 생일선물은 미리 내가 원하는 걸로 다 받았음.
사실 본인이 고가의 화장품을 잘 안사는데 그 때 딱 사고 싶은게 있어서 졸랐음. 좀 고가라서 생일선물 미리 받았다 할게~ 이랬음.
고가라해도 15만원... 신랑이랑 나랑 둘 다 맞벌이라서 어떻게 보면 크게 무리하지 않는 지출일 수 있지만 마음이 그렇지 않았음.
둘이 아직 대출도 없고 알콩달콩 잘 지내면서 돈 모아서 더 큰 아파트 이사가고 신랑 차도 바꾸자 하면서 열심히 아끼고 있기에...
내 생일날 신랑이 생일 축하한다고 얘기해주고 그게 끝임. 생일 당일에 뭐 아무것도 없었음. 카드나 작은 꽃 이런 거 없고..
너무 서운해하니까 신랑이 노래 불러줌. 토라져있으니까 4곡이나 불러줌. 그리고 넘어감. 미역국 이런 거도 없었음.
생일 있었던 주말에는 시가쪽에 일이 있어서 멀리 나갔다 옴. 그냥 그런 주말이었음. 날도 좋고 멀리 외출도 하고..
그리고 이번 주 신랑 생일이었음. 생일선물은 나도 미리 했기 때문에 따로 생일선물을 준비하진 않았고 열심히 음식 준비함.
불고기랑 잡채랑 미역국이랑... 요리 잘 못하고 손도 느리고해서 2시간 넘게 서서 요리함.
신랑 퇴근 시간에 맞춰서 따듯하게 먹이고 싶어서 언제 퇴근하는지 물어보고 했는데 본인 오겠다는 시간보다 30분이나 늦게 와서 좀 식었음.
오는 길에 조각케이크 사오라고 했는데 주문한 거랑 다른 거 사옴.. ㅠㅠ
둘 다 케이크 잘 안 먹긴 하지만 삼각형 조각케이크 말고 사각형 조각케이크 (정확히는 투* 티라미수) 사오라고 했는데.. 삼각 사옴..
그래도 음식 차리고.. 노래도 부르고.. 신랑 신나서 맛있게 먹어주고.. 좋았는데 신랑이
"여보 생일도 이걸로 같이하자" 이럼.
갑자기 확 올라옴... 불과 1분 전까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웃으면서 먹고 정리하고 그렇게 자리 마무리 했음.
그리고 어제.. 어제 빵 터짐. 신랑이 맨날 입버릇처럼 달고다니는 말이 "미안해"인데, 그런 말을 안해도 되는 상황에서도 자꾸 사과함.
무엇보다 꼭 사과해야하는 상황에서 사과를 하고 난 다음 또 똑같은 행동을 함. 개선이 되지 않음..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는거 잘 알고 있고, 자꾸 미안하다고 얘기하는 게 싫음.
어제 그래서 "미안하다고 하지마~ 앞으로 미안하다고 할 때마다 10만원씩 받아야겠다" 이랬음. 어디까지나 농담이었음.
근데 신랑이 짜증을 냄...... 아무것도 못하게 한다면서... 근데 왜 이렇게 자꾸 말로만 때우는 거 같았을까..
미안하다고 사과하면 내가 그냥 넘어가니까 그게 버릇이 된 걸까...?? 생일날도 그렇고.. 생일때도 아무것도 준비 못해서 미안해.. 이러고..
다른 때도 거의 그런 식.. 미안하다고 하면 끝인가....?
신랑이 좀 돌쇠스타일인 거 알고 있음. 이해함. 받아들이려고 노력도 많이 하고 그거 말고도 좋은 점 많으니까 괜찮다고 스스로 생각함.
근데 왜케 서러운지.. 어제는 울면서 얘기함. 많이 서운했다고. 이걸 내가 스스로 얘기하는 것조차도 자존심상하고 속상하다고.
꼭 얘기를 해야만 알아주는 게 너무 섭섭하다고.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된 거 같고....
나는 혼자 외출할 일이 생기면 돌아올 때 신랑이랑 같이 먹으려고 디저트나 새로 나온 거 사서 들고 오는데 신랑은 그런거 전혀 없음..
꽃선물도 내가 더 많이 했음. 그동안은 그래 내가 더 많이 하면 되지 뭘.. 하면서 지냈음.
꼭 남자가 여자한테 해줄 필요는 없잖아? 해주고 싶은 사람이 해주면 되는거지 뭐.. 하면서..
그래도 길가다 애인한테 선물 받은 인형이나 꽃 들고 가는 여자를 보거나 주변에 여자 동료들 얘기 들으면 부러움.
나도 가끔은 해주는 사람 말고 받는 사람 되고 싶음.
어제 얘기하는데 신랑은 꼭 엄마한테 혼나는 아이같았음. 나도 알고 있음 ㅠㅠㅠ 이렇게 얘기해서 고쳐질 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거..
스스로 생각하고 깨쳐서 해야하는데 이렇게 얘기하면 부담감만 늘어가고 어쩌면 신랑이 많이 힘들수도 있을거라는 것도.
근데 이것저것 해봤음. 신랑이 뭐 해줬을 때 기뻐하면서 고마워 너무 좋다 칭찬하는 거..
칭찬을 들으면 고래도 춤춘다는데 신랑은 아무래도 고래는 아닌가봄.
어떻게보면 굉장히 편한 사람일 수도 있는데-얘기하면 해주는 거- 옆구리 찔러 절받기 식이라 씁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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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거 어떻게 맞춰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그냥 지금까지처럼 지내는 게 맞는지. 아예 안해주거나 기대도 안하면 속은 안 상하겠죠...? 근데 그렇게 지내는 게 좋은 건지도 모르겠고.. ㅠㅠ